김 기 수<본지편집국장>
이번 대선은 3강 구도로 치러진 지난 14대,15대와 달리 민주·한나라의 노무현·이회창 후보 양강구도로 전개되고 있어 결과에 대한 궁금증이 큰 상황이다. 특히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대세론이 한동안 우세했던 가운데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의 후보등록 막판 단일화 성공으로 예측불허의 선거전이 벌어지고 있어 시민들의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일단 이 지역의 대세를 장악한 것은 한나라당이다. 시장과 5명의 도의원, 대부분의 시의원이 한나라당 소속이고, 최근 김대중 정부의 실정이 부각되면서 상당수의 지역 유지나 유명인사들이 한나라당의 영입작업을 통해 입당하는 등 지역 분위기는 한나라당 일색이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갑 지구당 원유철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으로 갑지역구 조직이 공백상태이고 을지구당도 기간 조직이 상당정도 와해된 것으로 알려져 조직적으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민주당은 노무현 바람에 의지하는 선거전략이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조직적 세력규모나 지역 여론 주도층의 정서 등으로 볼 때 한나라당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이후 이회창 대세론이 주춤하고 노무현 바람이 불고 있어 최종 선거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3차례 치러진 평택지역의 역대 대선결과를 보면 대통령 당선자가 이 지역에서도 다수 득표를 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지난 97년 치러진 15대 대선에서는 갑선거구의 경우 야당 후보였던 김대중 후보가 89333명의 투표자 중 33378표(유효표의 37.9%)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27470표(유효표의 31.2%)로 2위를 차지했다. 을선거구에서도 100120명이 투표에 참가해 79.9%의 투표율을 기록했는데,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36796표(유효표의 37.3%)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31407표(유효표의 31.8%)로 2위를 차지했다. 91년 3개 시·군이 통합되기 전에 치러진 14대 대선에서는 3개 시·군 합해 총 유권자 193186 명 중 155372 명이 투표에 참가해(투표율 80.4%) 여당인 민자당 김영삼 후보가 유효표의 35.7%인 55,408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민주당 김대중 후보가 유효표의 27.6%인 42,951표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87년의 13대 대선에서도 당선자인 민정당의 노태후 후보가 야당인 민주당과 평민당의 김영삼·김대중 후보를 이 지역에서 누른바가 있다.
13대와 14대 대선은 집권당이 승리했고, 15대 대선에서는 당선자인 야당의 김대중 후보가 이 지역 대선에서도 승리해 50년만의 수평적 정권교체에 한 몫을 차지한 바 있다. 이제 5년이 지난 지금 여·야가 뒤바뀐 상황에서 또 다시 대선을 맞고 있다.
궁금한 것은 이 같은 현상이 이번에도 다시 나타날 것인가 이다. 노-정 단일화 이후 노무현 후보가 전국적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타고 이회창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 지역에서는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세 반등 징후가 아직 뚜렷이 감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선거 전 체계적인 지역 여론 조사가 없어 통계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의 지역 분위기로 본다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우세가 확연하다. 이회창 후보가 당선된다면 이 지역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이 승리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고, 이는 이 지역 유권자들이 부패정치 청산을 외치는 이회창 후보에게 다음 정권을 맡기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 노무현 후보는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가 이 지역까지 미칠 것인지, 만일 노무현 후보가 당선된다면 확연한 조직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서도 지금까지의 대선 흐름대로 당선자가 승리를 차지할 것인지 자못 궁금한 상황이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이 지역에서 승리한다면, 이는 민주당 지역 조직력의 힘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정치를 표방한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역유권자들의 선택의 결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부패정권 청산을 외치는 이회창 후보와 새로운 정치를 외치는 노무현 후보 중 평택시민은 누구에게 표를 더 줄 것인가. 이제 2주정도 지나면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이 선거 결과는 지역 정치권 뿐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