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남부문예회관 앞 ‘어린 남매상’

 

많은 시민들이 공연관람과 행사를 위해 평택시 남부문예회관을 찾는다. 남부문예회관 앞에는 ‘어린 남매상’ 조각이 있다.

이 조각은 ‘국제라이온스협회 309-G지구 평택중앙라이온스클럽’이 남부문예회관 개관에 맞춰 1993년 11월에 건립했다. 남부문예회관을 찾는 사람들은 시간에 쫓기고 공연관람과 행사 참여가 목적이기 때문에 ‘어린 남매상’ 조각에 눈길을 돌리기 쉽지 않다.

조각에 표현된 어린 남매는 아직 젖살이 빠지지 않은 듯 얼굴과 다리 등 온 몸이 포동포동한 모습을 하고 있다. 남매 가운데 누가 더 나이가 많은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으나 키가 더 큰 오른쪽의 남자 아이가 오빠로 보인다. 남매는 둘 다 두 손으로 턱을 괸 채 눈을 반쯤 감고 편안하게 엎드려 있다.

엄마가 불러주는 노래를 듣기라도 하는 것일까. 남매의 얼굴은 평온함 그 자체다.

조각상이 사실과 다른 것은 엎드려 있는 다리가 바닥에 붙어있지 않고 수직으로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린 남매상’에 나타난 아이들 표정처럼 평온한 세상, 말할 것도 없이 어린이가 두려움 없이 잘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좋은 세상이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현실은 어떤가. 나주 어린이 성폭행사건, 조두순 사건, 가정폭력, 부정불량식품…. 어린 남매가 마주하기에는 너무도 무서운 세상이다. 모두 우리 어른이 만든 세계이고, 현실이다.

우석영은 ‘낱말의 우주’라는 책에서 어린이를 “자신과 남과의 경계, 자신과 외물과의 경계를 모르고 사는 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어린 이’는 ‘얼인’ 이”라면서 “새벽 공기의 청랭(淸冷)한 원형적 생기처럼 맑고 싱그러운 얼의 힘이 몸에 하나 그득 차 있는 어린이의 삶만이 최고의 삶, 최고로 기쁜 삶, 최고로 건강한 삶” 이라고 주장한다. 한 때 누구나 어린이로 살았던 우리들. 다시 어린이의 삶을 살 수 있을까. 우석영은 이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어린이의 완결된 삶은 성경에서도 말하고 있다.

“가라사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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