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마주하는 우리동네 미술작품
| “일상생활이라는 영역은 한편으로는 혁명의 서곡이 울려 퍼지는 곳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각종 혁명이 실패하는 질곡이 되기도 한다” 일상의 중요성을 강조한 김문겸 교수의 말이다. 일상의 중요성은 문화영역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각종 공연과 전시 관람을 일상을 떠난, 특별한 시간과 장소로 보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평택시민신문>은 동네에 늘 그렇게 있었지만, 그동안 우리가 애써 외면해온 미술작품을 한 점씩 소개하고자 한다. 일상에서 문화를 즐기며 삶과 마주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편집자 주> |
우무길 작품 ‘역사(歷史)의 시간(時間)’
크든 작든, 모든 문 앞에 서는 사람들 마음은 두려움과 설레임이 함께한다. 두려움과 설레임이 이중으로 다가오는 것은 가려진 문 저편에서 기다리고 있는 삶의 무지에서 비롯된다.
1993년에 제작된 우무길의 작품 ‘역사의 시간’은 어른 손가락 두 마디 두께에 가까운 두툼한 철판으로 두 개의 문을 형상화했다. 큰 문은 정면을 향하고, 작은 문은 오른쪽으로 열려있다. 역사가 시간의 변화에 바탕한 것임을 감안하면 두 문은 각각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거나 미래로 걸어가는 통로처럼 보인다.
‘역사의 시간’은 고구려 무용총에 그려진 ‘수렵도’, 강서대묘의 ‘현무’ 등을 양각으로 표현했다. 작품은 군데군데 페인트가 벗겨지고 붉게 녹이 슬었다. 비바람에 부식되어가는 작품이 시간 안에 갇힌 우리네 사람과 많이 닮았다.
우무길 작가는 작품 설명으로 “고대 삼국시대의 진취적 기상과 혼이 깃든, 조상들의 문화유산을 소재로 음각 양각시켜 패기 넘치는 우리 민족의 얼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역사의 시간’은 평택시 비전동 ‘동부공원’에 가면 만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