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순 범(평택환경연합 사무국장)
평택호 수질개선에 관한 이러한 입장에 대해 평택시장과 행정당국은 나름의 변론이 있을 것이다. 우선은 평택호 수질개선을 위해 장당 하수종말처리장의 건설이나 증설, 통복 하수종말처리장의 증설과 안중하수종말처리장 건설계획 등에 예산의 계획과 집행을 근거로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충분한 타당성이 있고, 실제로 그렇게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더구나 해마다 평택호 주변에 쓰레기줍기 행사를 개최하고 평택호 맑게 가꾸기 홍보활동을 하고 있는데 너무 심한 주장이 아니냐고 말할 수 있다.
그러함에도 환경단체에 있는 한 사람으로서 나름대로 몇 년간에 걸쳐 평택호 수질에 누구 못지 않게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온 입장에서 평택호 수질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반복하여 말하지만 평택시장 이하 평택시의 의지결여에 있다는 결론이다. 또한 어찌되었건 평택호 수질개선이든 평택호 맑게 가꾸기든 수질개선을 위한 사업예산이 단 한푼도 집행되지 않은 것만은 명백한 사실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밝혀두고자 한다. 하수나 폐수는 평택호 수질개선을 떠나서 좋든 싫든 처리해야하는 법적인 의무사항이며, 쓰레기줍기는 여러 민간단체에서도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행사이다.
평택호의 수질오염 원인은 우선 안양, 수원에서부터 경기남부지역 전체에 걸친 수계형성에 의한 상류지역 지자체의 오염발생, 둘째는 평택호 내에서 이루어지는 비정상적인 골재채취라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오염도와 오염부하량에서 가장 심한 황구지천의 경우 그 COD가 30ppm에서 60ppm까지 이르러 하천수(水)라기 보다는 오폐수로 보아야할 정도이다.
농지개량조합 시절부터 현재의 농업기반공사는 수질개선과 수량조절을 위한 준설이 아니고 수익사업에 골몰하여 평택호 내의 양질의 골재채취로 평택호의 수질은 물론이고 생태계를 파괴시키는데 앞장서오고 있다. 일단 골재채취는 이제 더 이상 않기로 하였으니 두고 볼 일이고 상류지역의 오염문제를 논해 보기로 한다.
덧붙인다면 작년 평택환경연합에서 오염원조사의 결과에서도 상류지역보다는 평택자체 내에서의 오염원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오염발생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특히 진위천 하류에 모여있는 제지공장들은 심각한 수준이다. 제지공장의 경우는 오염 발생량도 많지만 다이옥신 등 독성물질의 배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업체들이다. 우리 지역내의 제지업체에 관해서 다른 기회에 꼭 논의해야할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일단은 평택호 오염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상류지자체의 오염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사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수질관리를 지자체별로 하고 있는 법제도상에 있으며, 환경단체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을 위해 수계별 수질관리를 국가에 꾸준히 요구하고 있지만 법제가 개선되기 전에 우리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지자체별 수질관리 체계에서 상류지역은 그리 하천수질은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있다. 좋은 예로 오산시의 경우 시내에서 발생하는 오폐수를 차집하여 평택시 경계에 방류하여 하류는 악취와 거품이 많지만 오산시내를 흐르는 구역은 깨끗한 물이 흐른다. 이러한 행위에 대해 법적 제재장치도 없으며 해당 지자체에 항변하여도 시큰둥하다. 이러한 세태에서 경기남부권 수계의 하류인 평택호 수질오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평택시를 포함하여 지역 내에서는 상류지자체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는데, 그렇다면 평택호의 수질개선은 어디에서 누가 앞장서야 할 것인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평택시장의 의지결여를 제기하였던 것이다.
우선 상식적인 주장이 아니라 누가 보아도 이론의 여지가 없는,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오염조사를 실시하여 환경부나 경기도, 상류지자체에 보여주고, 어느 지자체보다 평택시가 평택호 수계의 수질개선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모습으로 감동을 주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오히려 상급기관 등에서 평택시가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핀잔 아닌 핀잔이 흘러나는 실정이고 수질개선을 위해 예산 한푼 쓰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어느 지자체나 어느 기관이 평택호 수질개선을 위해 앞장서겠느냐는 것이다. 작년 평택환경연합은 일년에 걸쳐 김영규교수 등 전문가와 주부, 학생 회원 등과 뙤약볕 속에서 오산천, 황구지천 등의 오염원조사를 일부 실시하고 오염지도와 홈페이지를 작성하였고, 발표회 자리에 경인환경청 관계자가 참석하여 중앙부처도 하지 못하는 사업을 수행하였다며 이를 자극 삼아 앞으로 적극 노력하겠다고 하기도 하였다.
더구나 평택호 레포츠공원 조성을 위한 용역비만도 몇 차례에 걸쳐 많은 예산이 지출되었는데 오염된 호수에 관광객이 얼마나 찾아올 것인가도 염두에 없는 용역비는 예산의 낭비로 결론 내려질 수 밖에 없다. 그 레포츠공원 조성 계획 속에는 수익성에서만이 아니라 평택호를 오염시킬 경정장 조성이 여전히 포함되어 있다.
평택호는 우리 평택지역의 천혜의 자원이며 재원이다. 조그만 예산과 정성의 투자도 없이 많은 것을 얻기만 바라는 수준 낮은 마인드는 평택호의 수질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평택지역 모든 분야에 해당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평택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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