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승읍 명지아파트 14층에<br>어미새와 새끼 5마리 서식</br>“마치 식구 된 것 같아요”
포승읍 명지아파트에 천연기념물 제323호인 황조롱이가 둥지를 틀었다. 14층 베란다 에어컨 실외기가 있는 한쪽 구석에 황조롱이 가족이 터를 잡았다.
이 집에 살고 있는 이혜진 학생이 황조롱이를 발견한지 2주 정도 되었다. 어미새 한 마리와 아기새 5마리가 살고 있는데, 어미새는 먹이를 구하러 나가 거의 보이지 않고 아기 새들끼리 베란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가족들은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잠을 자기 전까지 수시로 황조롱이를 구경하러 베란다에 간다. “조금만 가까이 가면 지저대서 집안이 시끄럽기도 하지만 길조라는 말이 있어 좋은 기운이 집안에 퍼지는 것 같아 신기하고 기분이 좋아요”
황조롱이와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가족들은 대화가 늘었다. 분위기가 더 좋아졌고, 황조롱이는 대화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대상이 되었다.
가족들은 “이제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황조롱이를 보니 언젠간 날아서 다른 곳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많이 아쉬울 것 같고, 내년에도 또 찾아와 주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황조롱이는 매과에 속하는 조류로 산지, 하천가 절벽의 바위나 흙벽 구멍에도 산란하는데 드물게는 도시 건물에서도 번식한다. 최근에는 농약과 공장폐수, 그 밖의 오염물질을 먹은 새나 짐승을 주식으로 하고 있어 번식률 저하와 서식환경 파괴 그리고 남획까지 곁들여져 종의 생존을 크게 위협받고 있다. 나날이 줄어들고 있는 황조롱이는 천연기념물 제323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