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분노가 밀려왔다
□ 김판순 / 평택시농아인협회 회원

도가니라는 영화보다는 광주에 있는 인화학교 문제로 알고 있었다. 농아인인 나로서는 참을 수 없는 화가 밀려왔다. 사회적 약자인 청각장애인에게 그것도 아동들에게 그런 파렴치한 짓을 행하다니….

인화학교의 문제가 영화로 나왔다기에 정말 보고 싶었다. 하지만 역시 한국영화이고, 자막이 없어서 매우 답답했다. 인화학교의 문제가 비장애인에게 많이 알려져서 다행이고, 사회적으로 관심을 끌어서 빨리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도 생겼다.

하지만 자막 없이 영화의 장면마다 나오는 수화를 조금씩 보고, 배우들 입모양을 보고 내용을 예측해야만 했다. 이번에 농아인협회에서 도가니-한글자막을 보여준다기에 다시 관람할 수 있었다.

자막과 함께 보니 영화를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고, 보는 내내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청각장애 아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다.

한글 자막 들어간 영화 더 자주 보게 되길
□ 강승욱 / 평택시 수화통역센터 과장

도가니 영화를 보면서 정말 충격적이었고 지금의 현실이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농아인도 우리와 같은 사람인데 비인격적으로 대우해 주는 것에 대해 정말 화가 많이 납니다. 그것도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동들에게 사람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성폭력을 일삼아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 갑니다. 아무리 말 못하고 농아인이지만 그들도 상처 받고 화도 많이 생길 것이고 이런 일을 당한 것에 대해 주위 사람들에게는 말을 못하지만 인화학교 교장, 교감, 그리고 교사는 이들이 말을 못하고 못들어 신고를 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하여 성범죄와 무차별한 폭력을 가했다는 점에서 더욱 화가 났습니다.

도가니 영화를 보면서 울분이 토해져 화만 난다는 수화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농아인에게 인간적인 삶의 보장, 인권 보장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답답함은 감히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불쌍한 농아인들은 그렇게 자신들을 유린한 그 파렴치한 인간들에게 제대로 벌을 주지 못했습니다. 억울하고 또 억울했습니다. 실제사건이라고 하니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워 매우 슬픕니다. 앞으로 우리도 농아인의 삶의 보장, 인권을 보장해주고 보호해야 된다는 것을 정부에 조속히 강조 요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글자막을 지원해주는 CJ배급사와 영화를 볼 수 있게 도와주시는 메가박스 영화관 사장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한국영화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양지와 음지 나뉜 우리 사회에 허무함이
□ 박창현 / 나사렛대학교 수화통역학과 4학년

도가니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책을 통해서였다. 이 책은 청각장애인 학교에 숨겨진 진실을 잘 그려낸 책이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땐 아무런 생각없이 청각장애인을 다룬 책이라는 호기심으로 책을 보게 되었다. 책의 첫 부분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별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읽으면 읽을수록 깊이 빠져 들어가게 되고, 늦은 시간에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책을 덮을 수가 없었다. 만약 내가 이 책을 덮는다면 덮는 순간부터 아쉬움과 후회가 밀려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허무함이 밀려왔다. 음지와 양지가 분명하게 구분되어지는 사회. 그로 인해 보호받는 자와 보호받지 못하는 자가 있다는 것,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몇 년 후에 도가니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너무나 기대가 되었고 보고 싶었다. 그러나 도가니 영화가 개봉을 하고 영화를 보는 내내 여러 가지 생각들이 지나쳐갔다. 그 중에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영화가 우리 사회를 잘 그려냈고, 또한 거기에 맞게 풍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영화에서 그렇듯 이 사회는 약육강식의 사회라는 것이다. 사람은 강자에게 한없이 약하고 약자에게 한없이 강해진다는 점을 잘 알게 해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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