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평택대 림영철 명예교수의 믿음을 얻은 ‘무진장 가든’

<단골 맛집>  “나는 이래서 이 집을 찾는다”

우리는 사람을 만날 때 언제나 좋은 만남을 기대한다.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몇 명의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될까. 좋은 사람과 좋은 사람 사이엔 향기로운 ‘믿음’이 존재한단다. 한 사람에겐 고마움을, 상대방에겐 기쁨을 주는 관계. 평택대학교 림영철(74) 명예교수가 추천하는 무진장가든(원곡면 소재)엔 믿음의 향기를 더욱 진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김보영 사장이 있다.

자연에 묻힌 식당, 마음마저 편안하게

▲ 평택대학교 림영철 명예교수(시인), 김보영 사장, 계명대학교 조용상 명예교수(시조시인)

림 교수는 무진장에 도착하면 주위를 편안히 걷다 가게에 들어간다. “바쁜 일상에 있다 자연에 폭 파묻힌 이곳에 오면 어찌나 마음이 편해지는지요. 자연이 주는 선물일 수도 있지만 전 무진장이 저에게만 주는 특별한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하. 단골이라면 다 아실꺼에요. 이곳엔 된장, 메주의 맛깔스러움과 뚝배기의 진한 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요.” 어른들은 산자락을 둘러보며 한바퀴, 아이들은 차에서 내리면 닭·오리·거위가 있는 작은 동물농장을 보기위해 힘차게 달려간다.

‘맛이 좋다더라’는 입소문에 교수들과 자주 찾았던 무진장이지만 림 교수에게 이곳이 특별해진 이유는 따로 있다. 5년 전 위암수술을 받은 후 기력이 떨어져 입맛이 돌지 않을 때 유일하게 그의 입맛을 돋우던 음식이 무진장의 ‘아귀찜’이었기 때문. “아내와 함께 평택에서 원곡까지 그 먼 길을 일주일에 3번씩 출근하다시피 했어요. 저희가 갈 때마다 김 사장님은 배추김치, 열무김치 등을 꼭 챙겨주셨죠. 그 고마움을 아직도 잊지 못해요.”

김 사장이 배추김치, 열무김치 등을 챙겨주면 림 교수의 아내는 고마움을 잊지 않고 음식을 가져왔다. 정(情)과 정(情)이 오고가며 그들 사이엔 끈끈한 믿음이 생겨나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친절을 느끼게 됐다.



위암 수술 받은 림 교수에 반찬 챙겨줘

“의학이 아무리 발달되었다고 하더라도 기력을 회복시키는 것은 바른 먹을거리라고 생각해요. 자연에서 나오는 것을 섭취한다면 더 좋아질 거라고 확신했죠. 림 교수님께서 열무김치를 맛있게 드시는 것을 보고 맛있다고 하는 반찬은 꼭 싸드렸어요. 많이 못 싸드려서 언제나 죄송했는데 이렇게 고마워하시니 전 어떡해야할까요?” 5년 전 일을 기억하는 림 교수에게 놀란 표정을 지으며 쑥스럽다는 듯 미소를 짓는다.

이때 림 교수는 “자랑할 게 하나 더 있지! 어르신들을 얼마나 잘 섬기는데”라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놨다. 가끔 어르신들이 자식들에게 용돈을 받는 날이면 한턱! 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김 사장은 모르는 척 약주 값을 싹 빼버리고 음식 값만 받는 경우가 간혹 있단다. “어르신들 지갑 속에 꼬깃꼬깃 접힌 돈을 보면 모든 음식 값을 받을 수가 없어요. 미래 나의 자화상인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파요.”

림영철 교수는 한양대학원 교육학을 전공해 가나안농군학교에서 30여 년을 교사로 생활하다 60세가 되던 해 평택대학교 사회교육원 원장으로 초대됐다.

“고시 1차 합격한 후 잠시 훈려 받으러 가나안농군학교에 왔다 김용기 교장에게 붙들렸어요. 장인어른께 홀린 거죠. 하하. (옆에 있던 조용상 교수는 김용기 교장이 사위욕심이 난 것일지도 모른다고 맞장구쳤다.) 농군학교에 머무른 덕분에 젊은날 일은 후회 없이 한 것 같습니다.

평택대학교 사회교육원 원장을 맡으면서 ‘하고 싶은거 다 하라’는 총장님의 말 한마디에 또 한 번 후회 없이 일할 기회를 얻었죠” 대학원 원장직을 은퇴한 후에도 명예교수로 5년 동안 성인교육에 대한 강의는 쉬지 않았다.

현재 그는 예전보다 더 귀한 ‘시인’ 직책을 얻었다며 요즘 시 쓰는 재미로 살고 있다며 흐뭇하게 웃는다.

아구찜 콩나물은 녹차·마늘 액기스로 키워

12년 전 오픈한 무진장에선 김 사장의 고집을 이곳저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음식 맛이 좋아 점심·저녁땐 자리가 없어 손님들이 줄을 서서 먹는 다는 것은 둘째 치고, 모든 음식엔 조미료를 가미하지 않은 바른 먹을거리라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아구찜에 들어가는 콩나물은 녹차 액기스와 마늘 액기스로 키운다니 영양식이 따로 없다. 가정에서 먹는 식단을 그대로 손님께 내간다는 자부심이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우리들이 한국음식을 좋아하는 이유는 ‘정성’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런 한국문화를 본받아 모든 음식에 정성을 담기위해 노력하죠. 그리고 림 교수님처럼 맛있게 먹어주시는 분들이 너무너무 감사하고요. 앞으로도 바른 먹을거리로 진심을 담아내는 음식점이 될께요. 모든 단골 분들 사랑합니다.”

무진장은 어디?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반제리 199-1번지
예약문의는? 031-657-6340/010-3349-6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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