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혜 초<시인· 민세 안재홍 선생 손녀>

정말 잘 싸웠다. 마지막 땀 한 방울도 아낌없이
대망의 16강에서 꿈만 같던 8강으로
다시 더 꿈만 같던 4강으로
그 뜨거움, 그 감사함, 그 자신감
「월드컵 2002」우리의 꿈은 이미 이루어졌나니
넘치게 넘치게 이미 이루어졌나니

괜찮다 괜찮아, 동메달에의 한 줄기 아쉬움
결승전에의 한 줄기 아쉬움쯤이야
이 나라 5천년의 역사에서 우리보다
힘센 나라들의 압제와 핍박에 시달리며
독재에 항거하고 민주화를 외치면서
분노의 물결을 이룬 적은 많고 많았어도
너도 나도 밝고도 힘찬 축제의 한 마음으로
거리로 거리로 쏟아져 나온 적이 그 언제 있었더냐

오!대한민국 오!필승 코리아
온 나라가 떠나갈 듯이 울려대는
응원과 격려와 환호와 갈채 속에
韓國産 맹호의 저 우렁찬 포효-

태극전사 그 얼굴이 찢겨져 피투성이 되어도
태극전사 그 코뼈가 부러져 마스크를 했어도
보아라! 두 눈 흡뜨고 세계인이여 모두,
정신이 육신을 이겨내는 정신이 육신을 이겨내는
숨이 멋을 듯한 인간 승리의 순간순간들을-

이긴 자의 뜨거운 눈물도 가슴 넘치게 맛보았고
지는 자의 쓰라린 눈물도 가슴 시리게 맛보면서
이긴 자와 진 자가 모두 사이좋게 어깨동무하며
피날레를 아름다이 만들어가는 축제의 한마당이야말로
월드컵 정신의 으뜸이라 할 수 있으리니

정말 잘 싸웠다. 마지막 땀 한 방울도 남김없이
이 나라 이 겨레 가슴 가슴마다
이 평화 이 희망의 꽃씨
이 열정 이 패기의 불씨
길이길이 간직하여
보다 나은 내일 보다 살기 좋은
내 나라와 지구촌을 이루어 가자

이제 누구인들 코리아를 감히 우습게 보랴


안 혜 초
(시인, 민세 안재홍선생 손녀)
국제 팬 한국본부이사
한국기독교문인협회 부회장
한국현대시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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