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in 평택人, 전주대사습 장원 이능경 학생

“50주년 개교기념으로 이틀 동안 공연하고 감기몸살이 와 링거를 맞고 무대에 올라갔어요. 워낙 몸 상태가 안 좋았기 때문에 장원할 것을 생각지도 못했어요. 점수가 발표될 때 잘 안 들렸었는데 장원이 확인되면서 얼떨떨하면서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큰 대회에서 장원,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최상의 실력을 검증받는 ‘제27회 전주대사습 학생전국대회’에서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3학년인 이능경 학생이 민요부문에서 장원을 차지, 국악계의 유망주로 부상하고 있다.

비전동 동성 한아름아파트가 집인 이능경 학생은 소사벌초등학교와 평택여자중학교를 졸업한 후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다. 현재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인간문화재인 이춘희 씨의 제자로 지도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능경 학생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박향임 한국전통민요협회 평택지부장을 빼놓을 수 없다. 마치 국악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학생과 박 지부장의 인연은 깊다.

이능경 학생을 임신한 당시 학생의 어머니와 박 지부장은 위 아랫집에 사는 이웃이었다. 박지부장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아이가 노래를 잘하면 자신이 한번 가르쳐보겠다고 찜(?)했다. 태어나서는 이웃에 살다보니 오며가며 만날 때 마다 소리 한 소절씩 가르쳐 보았다. 곧잘 따라했으며 5∼6살 때에는 마이크를 잡고 트로트를 자신 있게 불러내는 끼를 보였다. 욕심이 생긴 박 지부장이 부모님에게 로비(?)를 했다.            
  
이능경 학생을 지도하고 싶은 마음을 밝히고 부모님을 설득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소리를 시작했다.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지도하며 고등학교 갈 당시 박 지부장은 자신의 스승인 이춘희 씨에게 연결시킨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같이 키우다시피 한 딸이자 제자인 셈이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는 것에 끼가 보였다. 소리도 맑고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유난히 꼿꼿했다. 집중력이 좋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았다. 가능성이 많이 보였고 넓은 세상에서 앞길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박지부장은 제자를 평가했다.

멋모르고 가르쳐 주는 대로 했던 초등학교 시절에도 학생은 소리가 질린 적이 없단다. 그저 좋았고 취미생활 겸으로 했지만 할 때만큼은 어린 것이 소리에 빠져 살았단다.

이능경 학생은 스스로 자신의 일을 처리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본인의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법도 잘 안다. 아직 학생의 나이지만 누가 시켜서라기보다 자신이 가야할 길은 국악인의 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해라마라 하는 것이 없다.

딱! 오전5시 기상, 6시부터 학교 등교 수업 전까지 2시간씩을 매일같이 학교 전공실에서 혼자서 연습한다. 입을 푸는 것에서부터 잡가로 목을 풀고 피치파이프(음정잡아 주는 것), 발림(소리하기 위한 몸동작)까지. 저녁때 연습시간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만을 잘 하기도 힘든데 학생은 공부도 상위권이다. 초중고시절 통 털어서 볼 때 학원에 다닌 기간은 달랑 2개월뿐이다. 체질적으로 학원이 맞지 않아 가지도 보내지도 않았다. 과외는 더더욱 한 적이 없다. 혼자서 학습하고 스스로 연습한다. 옆에서 지켜보는 어머니는 챙겨줄 것도 없단다. 주말 공연 있을 때 물건을 들어주는 것 말고는.

현재 이능경 학생은 중앙대학교 전통예술학부 음악극과 민요 부문에 수시를 치르고 합격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수시에 합격되는 이춘희 씨의 제자들은 한국전통민요협회 뉴욕지부에서 공연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어학연수도 겸해서.

소리가 좋아서 계속 하기 했지만 가르쳐 주신 스승들의 지도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 학생은 스승들이 챙겨주시는 마음이 좋아 계속했다. 듣기 싫지 않은 잔소리, 더 가르쳐 주시려는 열정, 될 때까지 가르쳐 주시는 모습, 포기하지 않는 모습 등에서 또 다른 가르침을 배웠다. 큰사람, 그런 스승이 되려면 스승들처럼 그런 열의가 필요하다고 당차게 말한다.

우리 소리를 비롯한 우리의 전통 문화를 국내에서 뿐만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세계화 시킬 수 있는 국악인이 되고 싶다는 18살의 학생. 국악을 하려고 태어났는지 어딘지 모르게 우리나라 옛 여인들의 단아한 분위기가 풍겨지는 학생.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에서 극복해 나가는 모습에서 또 스승들의 열정을 이해하는 모습에서 국악계의 큰 나무로 우뚝 설 가능성이 보인다. 이능경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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