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태광고 김해겸 교사 추천 ‘토담우렁쌈밥’

<단골 맛집> “나는 이래서 이 집을 찾는다”
김해겸 태광고등학교 사회과 교사는 우렁쌈밥 마니아다. 원래부터 즐겨먹는다. 거의 1주일에 한 번씩은 우렁쌈밥을 찾을 정도. 스스로 입맛이 까다롭다는 김 교사는 3년 전 ‘토담우렁쌈밥’ 집을 우연히 발견했다. 이 쌈밥 집은 구1번국도 신장육교 사거리 이세용 치과 건물 1층에 있다. 지나가다가 들른 쌈밥 집에 처음 들어온 순간, 김 교사는 주인장 윤여길 씨의 친절에 먼저 혹(?)했다. 머리가 허연 주인장은 나이도 웬 만큼 들어 보였는데 친절함이 익숙했고 정겨웠다. 먹기 전 일단 기분이 좋았다.
주인장은 김 교사 오는 날까지 맞춰
주인장의 친절이 정겨웠던 김 교사는 더불어 우렁쌈밥의 맛에 푹 빠졌다. 마치 발에 자석이 붙은 듯 자주 오고 있다. 또한 주방을 맡은 주인장 사모는 김 교사가 ‘언제쯤 올 것이다’라는 것을 예측한다. 이 예상은 잘 맞아 떨어지고, 예상을 맞추기라도 하듯 김 교사가 식당 문을 열면 ‘이심전심’의 웃음꽃이 핀다.
“원래 입맛이 상당히 까다로운 사람입니다. 우렁쌈밥을 좋아하는데 이집의 맛은 까다로운 제 입맛에 딱 맞더라구요. 보기에도 푸짐하고 깔끔하죠. 우렁이도 많죠. 채소도 푸짐하죠. 맛도 좋고 식탁도 깔끔하고 등등 칭찬거리가 많습니다.”
김 교사는 움직이는 ‘토담우렁쌈밥집’의 홍보맨 같다. 혼자 오는 법이 없다. 학생들, 교사들, 친구들, 가족들 할 것 없이 식사할 일이 있으면 이 집을 먼저 찾는다. 데려올 뿐만이 아니라 음식에 대한 설명과 자랑도 아끼지 않는다. 마치 자신이 직접 만들어 낸 주인인 냥 우렁이는 어떻고, 대나무 통밥은 저떻고, 우렁이 무침은 이렇고, 우렁이 된장찌개는 저렇고 등등. 음식의 맛은 고향집에 온 것처럼 느껴지고 주인장의 친절은 옛날 선배님이나 동네 어르신 같은 자상함이 느껴져 김 교사가 이 집은 찾는 이유가 완연해 보인다.
주문을 한 우렁쌈밥정식은 한 마디로 일품이다. 잘 나오지 않는 솥뚜껑 삼겹살에, 우렁이들이 진을 친 쌈장, 우렁이들과 채소들이 조화를 이룬 우렁이 무침, 우렁이들이 요리조리 헤엄치는 듯한 된장찌개 등 한 마디로 우렁이 천국이다. 한 끼 먹으면 웬지 보양이 될 듯 한 느낌이 들 정도로 우렁이들이 밥상 위에 진을 치고 있다.
쌈장에 찌개에 무침에 우렁이들 잔뜩
특히 고구마가 올라가 있는 대나무 통밥은 뚜껑을 한지로 덮어 뜸도 잘 들여지고 김도 새지 않는 배려가 있다. 거기에 된장 고추와 된장 깻잎, 호박잎, 주인장의 인심이 넘쳐 흐르는 12가지의 쌈 등이 보는 것만으로도 식탁 위를 즐겁게 한다. 생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면서 먹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한다. 우렁이와 된장, 쌈과의 만남은 그야말로 웰빙 중에서도 웰빙음식이다. 마지막으로 제공되는 얼큰한 칼국수는 토담우렁쌈밥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또 하나의 푸짐함과 맛을 전달한다. 이렇게 먹으면 다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우렁이는 지정해 놓은 사육농장에서 들어온다. 거기에 집에서 담근 된장을 호박과 박, 동아박, 대파와 양파 등을 삶아 농축시킨 물에 걸쭉하게 푼다. 땅콩, 은행, 밤과 대추 등을 갈아 넣어 국물이 자박하도록 볶아 쌈장을 만든다. 이 쌈장은 식물성이면서도 담백한 맛이 특이하고 몸엔 건강식이다. 여기에 무기질 덩어리의 삶은 우렁이를 비벼 상추를 비롯한 12가지의 쌈과 싸서 삼겹살도 올리면 금상첨화다. 이렇다 보니 김 교사는 평상시 한 공기 먹던 밥을 여기서는 꼭 두 공기씩 먹는다.
토담우렁쌈밥집의 또 하나의 매력은 간장게장이다. 그런데 헐! 간장게장 백반이 1인분에 6000원이다. ‘에이 설마!’ 하는 마음이 들었다. 어디서도 이 가격으로는 간장게장을 먹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보통 간장게장이라 하면 최소 1만5천 원 이상은 되어야 하며 일반적으로 2만5천 원 이상 되기 때문이다.
헐! 간장게장 백반이 6000원? 설마!
토담우렁쌈밥집에서 제공하는 간장게장은 아산만 만호리에서 직접 잡은 돌게를 사용한다. 작지만 담가놓은 돌게는 맛이 일품이다. 주인장의 매형이 아산만에서 돌게를 직접 잡는다. 신선한 생물이 배달된다. 간장게장은 항상 먹을 수 있진 않다. 워낙 잡는 양의 한계가 있고 포장으로 싸가는 고객들이 많다보니 운도 따라야(?) 한다. 하지만 간장게장 맛에 빠진 고객들의 주문으로 좀 더 많은 양을 확보해 제공한다는 생각이다. 게를 잡을 때 간혹, 운이 좋을 때는 우럭을 비롯한 고등어, 꽁치, 조기 등의 생선들도 올라온다. 이런 생선 종류들이 간간이 ‘토담’의 메뉴가 될 수 도 있다. 잡는 양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신선한 생선이 있을 때는 주인 맘이다. 생선요리가 식단에 첨가될 수 도 있고 또 하나의 메뉴로 등장할 수 도 있다.
토담우렁쌈밥집은 2007년도에 김순경 씨가 엮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맛 ‘세상에 단 한 곳 내 고향 최고의 맛집’에 이미 소개된 적이 있다. 전국 맛집을 찾아다니며 글을 쓴 작가는 토담을 들렀다가 그 맛에 반해 직접 자신의 집필집에 ‘토담’을 넣었다고.
윤여길 주인장은 “항상 찾아주시는 고객들에게 변하지 않는 토담만의 맛을 전하고 영향도 섭취하고 정겨운 정도 나누는 맛 집이 되길 노력하고 있다”면서 토담을 찾는 고객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토담’은 명절 빼고는 쉬는 날이 없다. 항상 문이 열려있다. 평일을 비롯해 혹 토요일, 일요일에 먹을 만한 곳이 마땅치 않는다면 토담으로 가볍게 걸음을 옮겨보자. 우렁쌈밥 마니아와 우렁쌈밥 주인의 인연, 별 인연이 없을 법한 인연이 있을 법한 인연으로 만들어질 것이다.
우렁쌈밥정식 1만원, 우렁쌈밥 7000원, 간장게장 6000원. 전화031-611-707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