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취임 100일 맞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경기도지역신문협회 공동기사]

6월2일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기도교육감 재선에 성공한 김상곤 교육감이 취임 100일을 맞아 지난 25일 경기도지역신문협회와 간담회를 갖고 앞으로의 경기교육 발전 방향을 밝혔다. 김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학생이 즐겁고 교사가 뿌듯하며 모든 교육가족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한 학생인권조례, 교권확립, 고교평준화 등 경기교육 현안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요내용.

- 올해 교육감 연임에 성공하면서 1년여 밖에 되지 않는 짧은 기간임에도 ‘무상급식’,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 등 전국적 뉴스메이커가 됐다. 교육감이 지향하는 경기도 교육의 목표는 무엇인가?

△ 지금까지 경기교육이 발전하면서 축적된 문제와 모순을 풀어내고 미래지향적인 선진교육으로 이끌어내고자 하는 것이 기본적인 목표다. 그것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학생이 즐겁고 교사가 뿌듯한 학교, 우리 모두가 행복한 교육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이 경기교육의 수장으로서 하고자하는 역할이다. 공부는 하고 싶을 때 해야 잘되는 것이다. 학생 개개인의 특기, 적성, 요구에 맞는 교육이 이뤄질 때 공부가 가장 잘 된다. 이것은 교육의 본질이기도 하다. 우리 학생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내고 있다. 잠만 자러 집에 가는 학생도 있다. 교육 본연의 모습에 가까운 학교이면서 공부도 잘하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경기교육의 목표다.

-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면서 학교현장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권위가 상실된 교권이 더욱 실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구체적으로 학생인권조례가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특히 계획하고 있는 교권확립 방안은 무엇인가?

△ 자주 듣는 질문이다. 지난해 5월에 교육감으로 일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학교의 문화를 바꾸는 것이다. 학교의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교육 주요 주체들의 기능과 역할, 권한 등이 재정립되는 것이 최우선이라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교사가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와 권한이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라고 본다. 그러면서 공동 주체 중에 학생들도 인간적으로 학생으로서,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존중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사와 학생이 모두 존중받고 학생이 교사를 존경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면서 교장의 리더십의 변화 속에서 추진해나간다면 우리 교육문화가 바뀔 것이다. 그런 바뀐 교육 문화 속에서 미래지향적인 경기교육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교권과 관련해 학생인권과 마찬가지로 연구를 시작했다. 교권은 전반적인 관련법이나 교사들의 자율적인 권한 유지, 확보, 신장을 위한 노력 등으로 어느 정도 보장돼 있기 때문에 굳이 법규화하기보다는 경기도교육청의 헌장화 하는 것으로 방침을 세웠다.

지난해 연말까지 대체로 교권에 대한 외부 전문가들의 연구를 마무리하고 올해 교권과 관련한 여러 사안들을 여론수렴 등을 통해 다듬고 절차와 과정을 거쳐 4월 22일에 교권보호헌장을 발표했다. 이후 교권을 구체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보완조치를 취해오고 있다.

실제로 교권이 훼손되지 않도록 사전에 보호할 수 있는 조치, 교권이 침해됐을 경우 교사들이 대응할 방법, 교육청과 학교의 조치 등과 관련된 보완작업들을 해왔고 상당부분 체계적인 보완이 이뤄지고 있다. 교권을 보호하는 작업뿐만 아니라 교사가 자기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교권도 교사의 권리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교사의 직분과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기 위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교권보호 뿐만 아니라 필요한 것은 교원의 행정업무 경감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교원행정업무 경감을 주요 과제로 선정해 실제로 치밀한 계획 하에 작년 10월부터 필요한 작업들을 해왔다. 2010년 말까지 공문생산기준 50% 경감을 목표로 평가지표에 반영하는 등 강도 높게 진행하고 있다. 9월초에 점검한 결과 44.7%가 경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말까지 50% 경감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또한 학교자체 행사, 결제, 의사결정, 보고시스템의 간소화도 함께 추진 중이다. 현재 상황에서 행정업무 경감정책을 올해 말까지 진행시킨 후 제도적 변화를 통해 구체적인 행정업무경감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 향후 경기도교육청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이 있다면 몇 가지 소개를 부탁한다.

△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학교 문화를 변화시키는 작업이다. 학교 문화를 바꾸려면 교사의 교권과 학생의 인권이 존중되는 분위기와 풍토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10월5일에 학생인권조례를 공포하고 학생인권의 날로 선포했다. 단순한 선언의 의미가 아닌 학생인권조례가 담고 있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면서 학교의 문화를 존경과 존중의 문화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교문화를 바꾸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노력해왔지만 더욱 더 집중적인 노력을 통해 변화 발전시키려 한다. 작년 취임과 동시에 학생인권조례를 주요과제로 선정해 추진해왔는데 구체적으로 공론화된 것은 지난해 12월 초안을 발표하면서였다.

이후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지지의사를 표명해주시기도 했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와 함께 집회결사의 자유, 사상의 자유와 같은 부분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돼 그 부분을 제외하고 다른 형태로 학생인권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수정·보완해 조례화했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이미 1학기 때부터 존중의 문화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시작해왔다. 학생인권조례의 내용이 학교생활규칙에 반영되도록 개정할 수 있도록 준비해왔고 체벌이나 강압적 규제방식 등의 부분들이 많이 완화된 학교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각 교육지원청에 생활인권지원센터를 설치해 24시간 상담체제를 구축했고 8월에는 조례와 관련해 구체적인 평가방식을 도입했다.

또한 학원에서 학생들의 인권이 침해되는 경우가 있어 학원인권에 대한 부분도 전체적으로 지도감독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학생의 인권이 보호받고 교사가 존경받을 수 있는 교육풍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두 번째로는 혁신교육지구를 설정해 나가는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경기도를 4개 권역으로 나누어 4~5개 내외의 혁신교육지구를 지정할 예정이다. 현재 16개 기초 지방자치단체가 신청했으며 지자체에서 제출한 자료들을 정리하고 검토하는 과정에 있다.

워낙 많은 지역에서 열의를 가지고 자료를 준비해 11월 중에 심사를 마칠 계획이었으나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면밀히 검토할 생각이다. 혁신교육지구는 비교적 교육면에서 소외된 요소를 가진 지역의 교육수준과 질을 높이고 지자체와 교육청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 번째로는 교사의 전문성을 신장하는데 전념할 계획이다. 교사가 교사로서의 직분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교권보호와 행정업무경감을 기본으로 추진함과 동시에 혁신교육아카데미와 같은 교육 혁신을 위한 교사 연수를 대대적으로 실시하려고 한다.

교사의 전문성을 신장하고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진행하려한다. 특히 교육과정에 관한 권한, 평가에 관한 권한 등을 신장하도록 할 예정이다. 선생님들이 신명나야 우리 경기도 교육이 새로워질 수 있다.

- 교육헌장의 문제 중 하나가 고등학교의 서열화, 경쟁위주 교육 등 비평준화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교육감의 평준화 정책에 대해서 말해 달라.

A. 경기도의 경우 현재 인구로 놓고 봤을 때 과반 이상이 평준화돼 있는 셈이다. 광명, 안산, 의정부를 평준화하기 위한 법령개정신청을 지난주에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했다.

기본적으로 평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위 세 지역은 평준화를 위한 작업이 수년전부터 이뤄졌고 평준화가 가능한 조건이기에 평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평준화 요건은 크게 두 가지다. 지역 주민들의 요구가 있어야 하고 통학에 불편이 없어야한다. 이 요건이 갖춰지면 평준화를 추진 못할 이유가 없다.

일부에서 평준화를 하향평준화로 귀결된다고 이야기한다. 그것은 약간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계적인 평준화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역동적인 평준화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평준화를 통해 교육의 수준을 고르게 만들면서 기본적인 요소로 인해 빚어질 불평등 요소를 해결하려는 것이 교육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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