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in 평택人, 경찰 최초 실종자 수색견 키우는 팽성파출소 김윤상 경장

전문 용접공에서 경찰로
탐지견 조련 1인자에서
실종자 찾는 수색견 조련으로
“삶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
범죄 수색견을 키우는 평택의 한 경찰관이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어 화제다.
이번 ‘평택인’은 화제의 주인공을 소개한다.
평택경찰서 팽성파출소 김윤상(40) 경장.
경기지방경찰청이 지난달 말 경찰 최초로 범죄 수색견을 양성하고 있는 김 경장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는데, 이것이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김 경장을 만난 것은 지난 1일 오전 11시께. 수색견 조련장 ‘가람 애견 학교·호텔’에서였다. 전날 한 일간지 인터뷰를 한 김 경장은 이날 오후에는 한 지상파 뉴스제작팀과의 약속이 잡혀 있어 화제의 주인공임을 실감케 했다.
기자는 2005년 5월 안중도서관 개관 때 이곳에서 기능직으로 일하던 윤상씨와 몇 차례 인사를 나눈 적이 있다. 당시 ‘(강한 인상이)도서관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했었다.
윤상씨는 이후 2006년 경찰에 입문했다. 그에게 맡겨진 첫 업무는 경찰특공대 탐지견 조련사였다. 그는 이곳에서 남다른 능력을 발휘했다. 2007년 전국 경찰특공대 전술 평가대회 탐지견 운용부문에서 3위에 오르더니 이듬해인 2008년과 2009년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해 국내 최고 조련사 위치에 올랐다. “개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성격이어서 좋은 성과를 낸 것 같습니다”라는 김 경장.
잘 나가던 그는 2009년 12월 경찰특공대를 떠났다.
혜진·예슬 양 실종 사건에서 경찰 수만 명이 동원되고도 사체를 발견하지 못해 피해자 가족들이 고통 받는 모습을 보며 사체 수색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각종 살인사건에서 실종자를 찾지 못해 수사가 난항에 빠지면서 경찰이 곤란한 상황에 처하거나 피해자 가족들이 애태우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할 일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족 누군가가 사라져 버린다면 남은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안타깝고 힘이 들겠습니까. 그 사람들에게 행복을 돌려줄 수는 없더라도 잃어버린 소중한 사람에 대한 그 이유만이라도 밝혀주어야 할 의무가 (경찰에게는)있습니다”라는 뚜렷한 직업관이 그를 일선 현장으로 불러들인 것이다.
팽성파출소로 발령을 받은 그는 2009년 12월 사비를 들여 수색견 두 마리(킴과 리)를 구입, 본격적인 조련에 나섰다. 사체 피 냄새를 맡는 훈련에는 김 경장 자신의 피를 뽑았다. 인근 장례식장에서 사체의 옷을 얻어 땅에 묻은 것을 찾는 훈련도 했다.
10여 개월 김 경장에게서 훈련을 받은 수색견 킴과 리(김 형사, 이 형사로 불리기도 함.)는 최근 경북 영덕군에서 발생한 실제 실종 사건 현장에 투입되면서 활용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경찰에서 수색견이 사건 수사에 활용된 것은 국내에서 최초다.
김 경장이 수색견 조련에 정성을 쏟을 수 있게 된 것은 주위의 배려가 컸다. 민원이 끊이지 않는 팽성파출소는 전 직원이라야 5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임동순 소장과 선배 직원 4명들은 막내의 굳은 의지를 지지해 순찰과 야간 당직을 대신 서 주는 등 든든한 우군이 돼 주었다.
또 ‘가람 애견 학교·호텔’ 심재복(평택시 상이군경회장) 대표는 훈련장과 킴과 리의 먹을거리와 병원비·관리비 일체를 책임지고 있다. 최근에는 무릎관절 치료를 받게 하고, 자신도 먹지 먹어보지 못한 영양제를 사주기도 했다.
“제대로 된 수색견 조련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정말 주위 분들의 도움이 없다면 못하죠. 파출소 직원이 5명인데 한 명은 무도대회 준비로, 다른 직원은 기본교육, 저는 수색견으로 출장이 잦다 보니 소장님이 순찰차를 직접 몰기도 합니다. 심 대표도 그렇고…여러분께 고맙고 또 죄송하고….”
그는 수색견 조련에 이어, 범인 추적견 조련에 나설 계획이다. 보다 체계적인 연구와 훈련을 통해 능력 있는 경찰견을 양성하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최근 경찰청과 경기지방경찰청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힘이 난다.
원자력발전소 용접공이던 윤상씨는 가족과의 안정된 생활을 위해 늦깎이 경찰직 공무원이 됐다. 그는 이제 국민들의 안전한 생활을 위해 일선 현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의 다큐멘터리 영상은 경기경찰청 홈페이지(http://www. ggpolice.go.kr/) 경기경찰 TV에서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