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인간·지역 공존의 미학 - 로컬푸드와 학교급식 (지역주간신문 4개사 공동취재 )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웃는 ‘로컬푸드운동’
유통 규모화로 지역 농산물 경쟁력 제고 꾀하는 ‘APC’
안정적인 소득 창출과 지역먹거리 선순환위한 ‘학교급식’ 동시 추진
지역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를 지역 소비자가 소비하는 ‘친환경 먹거리 유통법’으로 ‘로컬푸드’가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친환경무상급식이 화두에 오르면서 안전한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음식의 신뢰에 관한 문제에 집중하면서부터 그 중심에 로컬푸드가 자리하게 됐다. 이번 연재를 통해 로컬푸드의 개념과 중요성, 나아가야할 방향을 짚어보고, 학교 급식과 로컬푸드가 활성화되어 있는 국내외 사례를 보도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공동취재단 : 평택시민신문, 당진시대, 태안신문, 양산시민신문>
보도일정
국내
-1회 당진 - 당진군연합사업단 ‘해나루유통마을’추진 개요와 방향 등
-2회 전남 나주 - 관 주도의 친환경 급식, 전남 나주의 로컬푸드 시스템과 학교급식지원조례
-3회 제주도 - 별 4개짜리 학교급식, 제주도 아라중학교의 친환경 유기농 급식 준비위원회
-4회 충남 아산 - 생산자 중심의 로컬푸드 운동, 친환경 농가 출자법인 ‘푸른들영농조합법인’
해외(미국)
-1회 미국 뉴욕 ‘100마일 다이어트 운동’
-2회 이스트햄튼 로스학교
-3회 미국메사추세츠 ‘CISA’ 방문
-4회 CISA 참여 농가, 회원 학교 방문
쓰레기만두 파동부터 중국산 짝퉁 음식과 각종 유해물질이 함유된 수입산 농수산물에 대한 소식으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농수산물에 생산자의 사진과 이름이 함께 실리는 현상은 믿고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걸 반증하고 있다.
로컬푸드 운동은 지역에서 생산한 먹을거리를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지역 먹을거리 운동이다. 기본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이동거리를 최대한 줄임으로써 지역사회의 도농이 상생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물리적인 이동거리뿐만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가 이웃사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거리도 가까워져, 믿을 수 있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소비하게 된다는 또 다른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먹을거리의 유통방법으로 대두됐던 로컬푸드운동은 높아지고 있는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과 맞물려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당진, 로컬푸드 운동 시작되다
당진에서는 2005년부터 농산물산지유통센터 건립에 대한 논의가 농협과 지자체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농산물 유통의 규모화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한 군내 12개 농협과 지자체가 소도읍 육성사업일환으로 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재정적 부담을 느낀 일부 농협들이 고심을 반복하면서 진행에 차질이 빚어졌고, 2008년에 기본계획이 수립돼 지난해부터 운영주체인 당진군농협연합사업단(연합사업단. 단장 이부원)이 꾸려져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농산물산지유통센터(이하 APC)의 당초 건립목적은 군내 농협간 연합판매를 통해 출하물량을 규모화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 농산물의 안정적 판로를 확보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마케팅 창구를 단일화해 시장교섭력을 제고하고 지역 농협 간 경쟁을 줄이고 지역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판매함으로써 농업소득을 증대한다는 것. 이에 따라 당진의 대표작물인 감자와 고구마, 꽈리고추를 1단계 상품으로 정하고 사업추진이 시작됐다.
하지만 대표작목인 감자와 고구마, 꽈리고추가 연중 생산이 가능한 품목이 아닌데다가 APC의 면적이 당초 계획보다 줄어들면서 저장 가능한 물량에도 한계점이 들어났다. 즉, 감자와 고구마, 꽈리고추의 판매만으로는 APC의 경쟁력을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러한 한계점을 메워줄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단체급식에 식자재를 제공하는 방안이다.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던 중 지역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를 식자재료로 가공해 지역의 기업이나 학교 등 단체급식처에 공급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처음에는 APC의 부수적인 사업으로 제시됐던 단체급식 식재료 공급 사업은 현재 APC의 3대 작목 판매사업과 함께 중요한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 등 일찍이 로컬푸드 운동이 시작돼 성공을 거두고 있는 선진지에서 로컬푸드 운동의 가장 대표적인 모델이 ‘학교급식’이라는 점을 미뤄봤을 때, 당진에서도 로컬푸드 운동이 시작된 셈이다.
생산 농가 조직화와 학교 급식 사업 추진
당진군과 12개 읍면 농협, 농협중앙회 당진군지부가 함께 참여하는 연합사업단은 지난해 7월 송악농협 이부원 상무를 단장으로 선임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들어갔다.
연합사업단은 우선 지역 농민들을 대상으로 품목별로 조직을 구성하고 교육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APC의 기능과 역할, 연합사업단의 활성화 방안에 대한 교육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다. 동시에 APC 시설 공사가 시작됐다. 당진읍 시곡리 일대 부지면적 3만510㎡, 건축 연면적 6611㎡ 규모로 올해 10월말 완공을 목표로 현재 28%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연합사업단의 추진 사업은 크게 취급품목인 감자, 고구마, 꽈리고추의 산지유통센터 기능과 지역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농축수산물, 가공식품까지 포함)를 지역 내 단체급식에 공급하는 식자재 가공 판매 사업으로 나뉜다. 이에 따라 APC 시설도 식자재 처리 시설과 저온창고, 선별시설로 나뉘어 마련되고 있으며, 식자재 처리 시설은 HACCP(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과 GAP(우수농산물관리제도) 인증 기준에 맞춰 설치하고 있다.
학교 급식 식자재 납품 사업과 관련해 농가조직화를 위해 브랜드 경영체 교육을 통해 우수 농가를 선별하는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학교와 교육청, 군과 함께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의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일도 함께 진행 중이다.
사업단은 내년부터 주요 추진 사업이 두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예상 사업규모는 감자, 고구마, 꽈리고추 매취, 수탁사업 총 1만 톤과 학교급식 사업을 포함해 총 사업액 130억 원이다.
<당진시대> 우현선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