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의 '생명이 있는 것은 아름답다'를 읽고…

경문대 비서행정학과 1학년 김상대



이 책은 동물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한 오랜 시간 동안, 그는 줄곧 개미와 꿀벌, 거미와 여러 종류의 새들, 물고기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세계를 아주 가까이서 지켜보았다. 그는 동물 속에서 인간의 모습을 모았고, 동물의 세계를 통해 인간의 세계를 투영하였다.

내용을 설명하자면, 비록 몸집은 작지만 지구의 생태계를 지배하고 있는 놀라울 정도로 조직화된 그들 사회를 통해 우리 인간 사회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외에도 우리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여러 동물들에 대한 재미있고 흥미로운 사실들을 담고 있는 한편 동물들의 삶과 사회의 사실적인 모습을 통해 본 인간 사회에 관한 이야기를 또한 풍부하게 담아내고 있다.

동물들도 남의 자식을 입양하는 데 하물며 인간이 자신의 아이를 버리는 세태에 대해 개탄을 하며, 거미들의 지극한 자식사랑을 한 예로 들어 조금 살기가 어려워졌다 하여 가족간의 희생과 사랑을 상실해 가는 우리네 가족들의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위험에 빠진 동료 고래를 구하려고 필사적으로 애쓰는 고래들의 따뜻한 동료애에 비해 주위의 소외받는 사람들에 대한 조금의 이해와 배려도 베풀고자 하지 않는 우리 인간들의 모습을 신랄하게 대비시키고 있다. 동물들도 남의 새끼를 돌보는데 우리나라가 입양아 수출국의 불명예를 갖게 된 것을 안타까워 하거나, 흡혈박쥐도 배고픈 동료들에게 피를 나눠주는데 서울대 부근 지하철 입구에서 자발적으로 헌혈하는 사람들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개탄하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꿀벌들도 말을 할까? 꿀벌들은 춤으로 말한다. 이 같은 벌들의 춤 언어가 얼마나 정확한지 인간인 우리도 그들의 춤을 읽을 수 있다고 한다. 춤 언어를 처음 해독한 프리쉬 박사는 정찰벌의 춤을 보고 꿀이 있는 곳을 찾아내는 시험을 하기도 하였다. 이 정도로 꿀벌의 춤 언어가 정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이다.

동성애는 일반적으로 우리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 같다. 남자끼리 여자끼리 살며 자식을 낳지 않으면 다음 세대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 대목을 제일 재밌게 읽었는데 피그미 침팬지 사회에서는 수컷이 종종 으뜸 수컷에게 다가가 성기를 만져주며 아부하는 수컷끼리의 구음을 종종 발견한다는 대목이 너무 웃겼다. 또한 남녀의 역할 분담과 가정과 사회에서의 중요도에 그 차이가 없는 동물 사회에 비해 아직도 남성 중심의 사회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 인간 사회의 모순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갈매기는 동물 세계에서 가장 전형적으로 일부일처제를 고수하며 사는 새이다. 이 점은 사람과 비슷한 것 같다. 갈매기 둥지를 살피다 보면 유난히 알이 많이 담겨 있는 둥지를 볼 수 있다. 이처럼 '거대 둥지'를 지키고 있는 갈매기 쌍을 자세히 조사해 보니 둘 다 암컷이었다. 이른 바 레즈비언 부부인 것이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이들은 레즈비언은 아니라고 한다. 서로 다른 수컷들과 성관계를 한 다음 자식은 갖되 살림은 마음 맞는 암컷과 차린 양성애자들이다. 서양에는 이런 부부들이 많다. 그리고 법적으로도 가족으로 인정된다고 한다.

이처럼 인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등하다고 여겨지는 동물 사회가 실제로 알고 나면 얼마나 더 진보적이며 과학적인지, 얼마나 더 따뜻한 곳인지 지금 우리들에게 따끔하게 일러 주고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