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은 상호소통 단절시켜...허물어뜨려 더불어 사는 삶으로 전환 필요

우리나라의 도시들은 대체적으로 폐쇄적이며, 도시민들은 이웃에 대하여 마음의 문을 닫고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도시들이 세계화ㆍ개방화라는 시대적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도시주민들을 위한 진정한 삶의 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보다 개방적인 도시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열린도시라고 하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는 도시가 정서적으로 단절에서 공유로, 폐쇄에서 개방으로, 계급에서 평등으로 전환되며, 물리적으로는 콘크리트 위주의 회색도시에서 나무ㆍ잔디ㆍ돌 위주의 녹색도시로 바뀜으로써, 도시 내에 녹지공간과 도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의 공유면적이 크게 늘어나게 되는 도시를 말한다고 하겠다.

좁은 의미의 열린 도시는 도시환경을 구성하고 있는 담장을 세계화ㆍ지방화 시대에 맞추어 새로운 시각에서 검토해 보자는 것이다.

담장은 한정된 도시 속에 공간확보라는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방범ㆍ영역확보 등에 집중된 담장 구성이 프라이버시 확보와 다양하고 개성적인 디자인의 고려 등 주거환경의 쾌적성 및 환경의 질에 대한 고려가 늘면서 도시미관의 일환으로 담장은 물리적인 구성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가 되었다. 또한 담장이 갖고 있는 둘러싼다는 개념은 한 공간과 다른 공간을 분리시키는 듯 하면서 적극적으로 외부공간을 형성하는 의지로 전환되며, 동시에 연결하는 의미가 있어 전체적으로 공간에 영역성을 제공해 준다.

따라서 담장은 대지경계를 구획하며, 외부로부터 사생활을 보호하며, 담장 내의 기후와 통풍과 일조 등을 조절하며 가로망의 패턴을 형성하며, 공간을 분할하고 동선을 유도하는 등의 기능을 가진다. 그러나 담장은 둘러싸는 것이기에 외부와 단절을 가져오며 폐쇄, 방어, 불신, 배타성 등을 초래하기도 하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최근에 몇몇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담장 허물기 운동이 확산되어 도시민들을 위한 녹지공간뿐만 아니라 심리적 공간도 더욱 더 늘어나게 하여 이웃과 더불어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도시공동체를 만들어 가는데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우리 평택시도 세계화ㆍ개방화 사회에 부응하면서 보다 아름답고 정감 넘치는 평택시 도시환경을 담장의 의미를 재검토하면서 어떻게 하면 바람직한 열린 도시를 만들어가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고민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열린 평택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첫째, 우리들은 관공서ㆍ학교 등 공공건물의 경우 담장을 개방형으로 전환함으로써 열린 도시공간을 조성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둘째, 평택시는 담장 허물기 시민운동 지원조례를 제정, 장기적으로 담장 허물기의 지속적 확대를 유도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셋째, 평택시의 지구 및 가로의 위치나 성격, 주택이나 건물의 유형에 따라 담장 설치 불허구간의 설정, 담장 형식이나 재료의 지정, 담장 높이의 제한 등과 같은 사항을 새로운 도시계획법에 의한 「지구단위계획」제도의 활용을 통해 개성 있고 매력 있는 가로경관의 연출이 가능하도록 하여야 한다.

넷째, 주택지가 조성된 시가지나 전체적인 경관 및 독특한 분위기 등을 고려하여 오히려 담장이 남아있는 것이 더욱 바람직한 곳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행정기관의 의견이 일방적으로 전달되기보다는 지역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열린 평택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담장허물기 운동이 개인적이고 메말라 가는 우리들의 삶을 주민들과 더불어 사는 삶으로 전환시키고자 하는 일종의 도시공동체 운동이라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여 자발적인 시민운동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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