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맛집> “나는 이래서 이 집을 찾는다”
1966년 개업 “평택과 함께 100년 역사를 쓰고 싶다”

전통 중화요리? 송탄에 오면 그 역사가
평택에는 오랜 전통을 이어가는 음식점이 많다. 특히 송탄지역은 홍태루, 인화루, 영빈루, 태화루, 쌍흥원 등 화교들이 직접 운영하는 오랜 전통의 중국집이 아직도 성업 중이어서 중화요리의 역사가 함께 하는 곳이다. 그중에서 1966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홍태루는 네티즌들로 인해 평택뿐 아니라 전국 맛집에 등록된 평택의 몇 안 되는 음식점중 하나다. 네티즌의 입소문으로 타지인들의 꾸준한 방문을 받고 있지만 정작 평택 시민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홍태루를 ‘네이버 평택 맛집 멋집’ 회원들과 찾아보았다.
맛만 있으면 안 되죠. 위생은 기본
한때 저렴한 가격 때문에 영빈루 앞에서 줄서서 자리를 기다리던 모습은 가격 인상 후 사라져버렸다.
이제 중국집에서 줄서서 먹는다면 그런 데가 어디 있냐고 코웃음을 칠지 모른다. 하지만 아직도 사람들이 자리를 기다리며 먹는 인기 있는 중국집이 있다. 바로 홍태루다.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위치에다 다른 중국집보다 적게는 500원 이상 비싸 보이는 가격, 거기다 중국집의 기본인 배달도 안한다고 한다. 그런데도 점심시간이면 1층에 마련된 대기실에서 삼삼오오 모여 자리 나기를 기다리거나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리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왜 사람들이 많은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집 같지 않은 깔끔한 실내와 45년을 훌쩍 넘었음에도 변함없는 맛 때문이다. 중국음식 하면 대부분 저렴하게 한 끼 때우는 배달위주의 음식으로 여겨진다. 또 맛을 떠나 왠지 좀 지저분하다는 선입견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홍태루는 맛만 좋으면 다른 것은 용서가 된다는 편견을 버릴 수 있는 깔끔하고 맛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감춰지지 않은 주방과 중국집인지 경양식집인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화이트톤의 인테리어가 특이하다. 하얀 벽면에는 ‘여기 중국집 맞아요’ 라고 외치듯이 여러 장식품이 조화 있게 걸려있다.
깔끔함 덕분에 점심시간뿐 아니라 손님접대나 회식, 가족모임으로 인기가 좋아 저녁 시간까지 북적거리며 입맛 까다로운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다. 패밀리 레스토랑을 표방하는 대형 중국집보다 저렴하면서도 맛있기 때문에 가족 위주의 모임이 점점 늘고 있다는 홍태루의 음식 맛은 어떨까?
아들에 물려주고도 어머니는 주방에
고기고추짬뽕은 홍태루의 대표음식이다. 근처 사무실 사람들은 회식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고추짬뽕으로 속을 풀고 간다. 특이하게 돼지고기가 얇게 썰어져 있어 면과 함께 씹히는 식감도 좋다. 수타가 아니지만 면발도 쫀득하다.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에는 깊은 불맛이 함께 어우러져 있어 중독성이 강하다.
고추짬뽕의 탄생기도 재미있다. 여덕정씨의 아내가 임신했을 때 짬뽕이 먹고 싶었는데 해물을 보면 입덧을 해서 해물대신 고기를 넣어 만든 것이 바로 고기고추짬뽕. 아내사랑이 탄생시킨 메뉴다. 매운 걸 못 먹는다면 매운맛이 덜한 일반 짬뽕도 마련되어 있다.
홍태루 볶음밥은 고추짬뽕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메뉴다. 다소 기름지긴 하지만 밥알 하나하나를 기름에 코팅하듯 볶아 내온 볶음밥은 불맛과 함께 고소하고 짭쪼름한 것이 흔히 만날 수 있는 맛은 아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역시 탕수육이 최고. 토마토 케찹 소스를 사용하는 다른 중국집과 달리 달달한 맑은 소스로 나오는데, 초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달콤새콤 고소함이 입안에 퍼진다. 탕수육 고기를 먹을 때 가끔 물컹거리는 비계를 씹어서 기분이 상할 때가 있는데 홍태루 탕수육은 그런 걱정이 없다.
“우리 가족이 먹는 똑같은 음식을 손님에게 내놓는다는 마인드로 영업해왔습니다. 한 가지 예로 저희가 비계를 안 먹기 때문에 홍태루의 모든 돼지고기는 등심만 사용합니다. 탕수육이 대표적이죠. 물론 다른 부위에 비해 재료비는 비싸지만 좋은 맛을 내기 때문에 고집하고 있습니다. 쌀도 농협에서 구입한 평택쌀이고요. 앞으로도 양질의 재료만으로 정성껏 조리해 찾아주신 분들에게 보답할 생각입니다.” 맛있었다 보다는 재료가 좋았다는 소리가 더 듣고 싶다는 여덕정씨는 대를 이어서 홍태루를 운영 중이다. 그렇다고 어머니가 일선에서 물러난 것은 아니다. 훤히 들여다보이는 주방에는 주방장과 함께 직접 음식을 만드는 어머니 왕민지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71년부터 주방장 바뀌지 않아
그래서 홍태루의 음식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최상의 재료와 같은 조리 솜씨를 통해 손님들 입맛을 사로잡는 것 같다. 1966년 3월 홍태루는 현재 영빈루 자리에 오픈하였다. 이후 지금 건물을 구입해 이전한 후로 한자리에서 손바뀜 없이 영업 중이다. 영빈루는 그때 주방에서 일하던 분이 이어 받아서 지금까지 영업 중이니 홍태루를 모태로 한 중국집이라 할 수 있다. 홍태루 맛이 한결 같은 것은 또 다른 이유는 71년부터 한명의 주방장이 주방을 지켜주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주방장은 홍태루를 같이 꾸려나가는 가족이나 다름 없다고 한다.
“오늘 네이버 평택 맛집멋집 모임에서는 홍태루 음식을 체험하기로 했습니다. 자장면부터 양장피까지 여러 음식을 회원들과 먹어보았는데 말로만 듣던 고추짬뽕과 볶음밥의 맛이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음식맛도 좋지만 깔끔한 실내와 더불어 그릇이 프라스틱이 아니어서 좋았습니다. 타지역 미식가들이 볼 수 있도록 오늘 경험을 블로그를 통해 포스팅할 생각입니다.” 안성시 시정홍보 블로그 대회에서 입상한 ‘라오니스’회원은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해도 좋을 맛난 음식점이라며 가족들과 조만간 다시 찾겠다고 한다.
“홍태루는 몇 년 후에 개업 50주년이 됩니다. 변함없는 맛으로 부모님이 시작하신 음식점을 100주년이 되는 날까지 지켜갈 생각입니다.” 100년 전통의 중화요리 음식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여덕정씨는 먼 훗날 홍태루가 평택의 역사와 함께 기억되는 음식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 맛집 카페 회원들의 홍태루 추천메뉴
고기 고추짬뽕 : 6000원 , 볶음밥 : 6000원 , 탕수육(소) : 12000원
전화번호 : 031) 666-3871 / 첫째 셋째주 수요일은 휴무
최재원 시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