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 주민들 ‘연기설’에 격한 반응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고덕국제신도시 연기설이 확산되면서 주민들의 혼란과 고통, 분노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3번에 걸쳐 연기되는 속에서 5년여 정도의 시간을 흘려버렸다. 올해 지난한 투쟁 끝에 겨우 ‘연내 보상 착수’라는 성과물이 있어 한시름 돌렸는데 최근 연기설이 증폭되면서 불안과 고통은 심해지고 있다.
고덕주민들은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보상계획이 발표되고 토지감정평가가 이제 끝나 통합공사로 감정평가결과가 올라갔는데 연기설이라니?
‘설마설마 하는 마음’, ‘그럴 리 없다는 생각’,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는 판단’, ‘아무생각이 들지 않고 그저 멍해진다는 자신들’ 등등.
평택은 미군기지로 인한 강제수용으로 정부와 주민들 간의 충돌이 타 지역보다도 심했다. 강제로 수용되는 입장인 상황을 방불하고도 정부정책이라는 것이 이랬다가 저랬다가를 반복하고 있어 주민들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그저 허망할 뿐이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괘씸하다. 참을 만큼 참으며 기다리고 있는데 이렇게 분하고 억울할 수 가 없다.
한 신문에 첫 보도된 사업포기설 기사를 본 70대의 노인은 그 자리에서 쓰러져 현재 모 병원 중환자실에 있단다. 부인이 울면서 주민들에게 전화를 걸어 알려온 사실이다. 나이든 한 노인의 5년여 간의 고통이 얼마만큼 심했으면 하는 짐작이 든다.
9억 원을 빌려 1년에 8천만 원의 이자를 낸다는 한 주민은 이자 갚기가 버거워 재융자를 내 1금융에서 2금융권으로 갈아탄 후 6천만 원의 이자를 낸다. 나중에는 먼저 땅도 뺏길 것 같고 새로 산 땅도 금융부채로 빼앗길 것 같아 불안하다.
기업에서의 불안감도 마찬가지다. 공장이전 부지를 개별적으로 만들어 이전할 생각을 하고 있는 기업주는 연기설에 피해볼 생각을 하니 앞이 캄캄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 중에는 정부와의 전쟁을 선포하겠다는 움직임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 퇴진 운동도 지역적으로 벌일 생각들도 하고 있다. 연기설에 비중이 실리면서 주민들이 한 목소리, 한 덩어리가 되어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각오들이다.
쌍용자동차 사태가 일단락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지역의 대 혼란이 일어날 조짐이다. 평택은 주민들이건, 정치권이권 더 이상 분란이 야기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미군기지를 받아들이기로 한 평택 주민들을 더 궁지로 몰아넣지 않도록 정부는 정책적으로 책임지고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정책에 따른 사업추진으로 주민들에게 더 이상의 혼란, 고통, 분노가 지속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