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가지 나물 반찬과 탕을 끓여 놓고 하얀 쌀밥위에 놋 숟가락을 꽂아 두고선 촛불켜고 식구 수대로 세로로 자른 문종이에 불을 붙여 공중으로 날려 보내시며 삼신 할머니께 "일년 내내 건강하게만 해주이소, 그저 아무탈 없도록만 해주이소"
생년월일과 태어난 띠를 함께 얘기하면서 마치 주문을 외우듯이 두터운 손을 싹싹 비비며 고개숙여 몇 번씩이나 절을 했다. 불붙은 문종이가 시원하게 하늘을 오르지 못하면 잘 될때까지 몇 번이고 문종이에 불을 붙여 다시 난리였다.
그 많은 아들, 딸들의 건강과 행운을 그 한장의 문종이를 태우면서 소망을 빌어 보시곤 했다.
어머니의 애끓는 정성이 가득했던 음력 2월도 만발한 꽃들과 함께 저물어만 갔다. 2월이 다가도 어머니가 해마다 올려 주시는 소지는 내 가슴에 두고두고 남아있다.
평택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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