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을 감동케 한 사회성 짙은 ‘오브제 연극’

▲ 배진순 시민기자

배 진 순


가을이 슬며시 온 듯하다. 풀벌레 소리가 유난히 잘 들리고 산들바람에 나뭇잎이 살랑거린다. 하늘은 맑고 높아 보이고…. 지난 21일 저녁,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였다. 7시 조금 지나 기쁜도서관(관장 최해숙)을 찾으니 이미 공연은 시작되었다.

가을이 슬며시 온 듯하다. 풀벌레 소리가 유난히 잘 들리고 산들바람에 나뭇잎이 살랑거린다. 하늘은 맑고 높아 보이고…. 지난 21일 저녁,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였다. 7시 조금 지나 기쁜도서관(관장 최해숙)을 찾으니 이미 공연은 시작되었다.

송인현(민들레극단대표)씨가 분무기를 이용해 멋지게 만든 닭을 들고 닭 흉내를 내고 있었다. 젖소는 자전거손잡이에 장바구니를 달아 그 앞에 눈 모양 장식을 다니 금방이라도 소가 눈을 꿈벅꿈벅하는 것 같았다. “내 고향으로 날 보내줘~~”하며 캘리포니아 드림이 배경음악으로 나온다. 얼룩소로 꾸민 자전거를 들어 “고향의 노래를 들으니 정말 좋다”할 때는 형언할 수 없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쳐왔다. 배우 얼굴에 구슬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다. “네 소리를 들으니 가슴이 울렁거려”하면서 자전거 앞을 들었다 내렸다 하며 울부짖는다. 풀벌레 소리…. 호도도도도도, 맴~맴 다 같이 매미의 짝을 찾아 주려하고 매미가 짝을 찾았을 때 작고 얕은 박수소리가 관객 속에서 나온다.

고향을 떠나 타국에서 살며 울렁병이 들 수밖에 없는 수많은 동물들, 발정이 나도 교미를 할 수 없는 오늘날의 젖소들….
노란병아리 가운데 나온 까만병아리가 병아리들내에서도 치이고 따돌림을 받고, 장닭조차 내치는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가 가진 획일성을 드러내고 다문화사회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닭은 발가락양말과 장갑을 활용하여 닭 벼슬을 만들고 늙은 개는 버려진 등산화나 떨어진 장화로 만들었다.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물건을 사용하여, 가짜라는 것을 드러내놓아 관객들의 연극적 상상력을 자극시킨다고 한다. 연극을 본 기쁜도서관 한 회원은 집에서도 완성된 장난감을 사주지 않자 아이들이 만들어 놀곤 하던데 오브제연극을 보고나면 만들기를 더 즐길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한다.

유럽에는 부부극단 형제극단 등 작은 규모의 극단들이 많으며 큰 극들은 친구네극단들과 함께 합쳐 만든다고 한다. 40분 동안 그림만 그리는 극도 있는데 이 극의 하이라이트는 그린 그림을 스프레이로 다 뿌려 망쳐놓는 마지막 장면에 있다고 한다. 그 때 가슴속에서 뭔가 터져 나오는 그 무엇이 있었다고.
“돈 내고 오라고 하면 안 오잖아! 그래서 내가 타고 가자”해서 자전거로 찾아가는 공연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늘 공연은 송탄동화읽는어른모임이 주축이 되어 이루어졌다. 아이들 어른 합쳐 300여 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나무계단에 빼곡하게 앉아 공연에 열중했다. 울부짖는 얼룩소가 특히 인상에 남았다는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이, 공연이 끝나고 장구를 치면서 책을 읽어주자  눈망울을 초롱초롱 빛내며 듣고 있는 아이들! 까만닭을 판화로 찍어내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다.
화성에 있는 민들레 연극마을 연락처 031)358-7587, 010-9034-6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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