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신문보다는 읽기 쉬운 신문에 좋은 점수
상상력 끈 놓지 말고 꼭 하고 싶은 일 하세요

가족·학교 신문만들기 대회에 참가한 어린이와 가족 여러분 고맙습니다. 올해 여러분이 만들어 보내준 신문을 보고 한편 놀랍기도 하고 한편 즐겁기도 했습니다. 놀랍고 즐거운 까닭은 어린이들의 발랄한 상상력 때문입니다.
어른들이 만드는 신문을 보고 그대로 따라하지 않고, 어린이들의 눈에 비친 가족과 학교 그리고 세상의 모습을 신문에 그려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상력의 끈을 놓지 말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열심히 공부하면 뒷날 좋은 책을 쓰고 좋은 영화나 만화도 만들고 신나는 뮤지컬을 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른들이 만드는 신문이든 어린이가 만드는 학급신문이나 가족신문이든 꼭 들어가야 할 것들이 빠진 신문도 어쩌다가 눈에 띄었습니다. 신문 이름을 빠뜨린 것은 없었지만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만든 날짜가 언제인지 알 수 없는 신문이 있었습니다. 본선에 진출한 신문들은 최소한 신문 만든 이와 만든 날짜는 씌어 있는 것들입니다.
가족 소개만 한 신문은 아무리 예쁘게 만들어졌어도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습니다. 대신에 가족이나 또래들이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했는지, 이런 일을 하고 무엇을 느꼈는지에 대해 기사를 써서 만든 신문은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신문 페이지마다 무슨 내용이 담겨 있는지 굵은 글씨로 알기 쉽게 표현한 신문에도 추가 점수를 주었습니다.

어린이 여러분이 참가한 행사가 신문만들기 대회인 만큼 한 번 만들어서 액자에 넣어 보관하기 좋은 신문보다는 여러 사람들이 돌려보기 쉽도록 간편하게 만들어진 신문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꼭 이번 대회 뿐 아니라 다음에라도 일 년에 한 두 차례씩 신문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도 평가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심사위원 선생님들이 “참으로 잘 만들었다”고 칭찬한 신문들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신문의 주제가 무엇인지 한눈에 척 알아볼 수 있었다는 것이지요. 여러 가지 이야기를 특별한 차이 없이 늘어놓기 보다는 한 가지 주제를 돋보이게 만드는 것이 비결입니다.

어른들은 이런 비결을 ‘선택과 집중’이라고 합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들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골라 이것을 강조하고 다른 것은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하면 내가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한 것들도 함께 보인다고 합니다.
본선에 진출한 어린이들은 이런 점을 머리에 새겨 상상력 넘치면서도, 무엇을 말하는지 뚜렷한 신문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어린이들은 조금도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부모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힘으로 만든 신문이 아깝게 본선진출 문턱에서 걸렸을 수도 있습니다. 내년에도 기회가 있고, 굳이 신문만들기 대회에서 상을 받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좋은 기자나 예술가가 될 수 있는 기회는 널려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혼자 힘으로 해 냈느냐 하는 것이지요.
예선 대회에 참가했던 모든 어린이들, 아자^^.
대표집필 차성진 평택시민신문 편집주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