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정묵
평택연탄나눔은행 운영위원장
해가 바뀌었습니다. 2009년입니다.
2008년은 재미없는 한해였습니다. 연초에 남대문(숭례문)이 불 타 없어지더니 미국산 쇠고기(광우병) 수입문제로 촛불 소녀들이 나타나고, 끝내는 미국발 금융태풍이 매섭게 온 나라를 강타했습니다. 2008년의 어두운 연장선상에 2009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외부적인 요인에 의하여, 경제위기를 맞이하였다고 하는데 저로서는 내부적인 요인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인도의 사상가이자 경세가인 사카르(Sarkar)에 따르면 인간 심리의 근저에는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무한한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망이 상존한다고 합니다.

인간은 동물적이며 본능적인 욕구를 추구하는 마음이외에도 진화된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이 진화된 마음은 무한한 행복을 얻고자 하는 것이며, 이처럼 마음이란 무한한 욕구를 총족시킬 경우에만 만족하며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끝없이 무엇인가를 추구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물질만능의 흐름이 사회의식을 주도하기 때문에 개개인의 마음에도 물질의 축적이 행복으로 인도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믿는 정서가 자리하게 됩니다.

본질적으로 무한한 것을 추구하는 개인들은 자본주의가 더욱 진전되어 감에 따라 그 추구의 대상을 물질 또는 부로 인식하고 부의 축적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됩니다.

이처럼 마음이 돈과 부에 대한 갈구로 일념이 되면 마음은 더욱 거칠어지고, 근시안적이 되어서 일확천금을 노리고, 돈 버는 방법에 심혈을 기울이고, 시간이 걸리고 점진적으로 과실을 얻는 방법을 기피하게 된다고 합니다.

 작금에 미국의 금융대란 근본원인을 정신적으로 분석했는데 우리의 삶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저부터 그렇게 살아 왔음을 자인하며 깊은 반성을 합니다. 10년 전 IMF 구제금융을 헤쳐 나가면서 경제적 논리에만 매달렸지, 근본적인 철학적인 성찰이 전무했던 것 같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의 근본원인을 철학적 성찰에서 찾았습니다. 경제적 동물이라고 전 세계에서 온갖 핀잔을 들으면서 경제에만 몰두했습니다. 국민들의 정신적인 소양에는 등한시 했던 결과가 거꾸로 경제적 후퇴를 가져왔습니다. 그들은 근본원인을 찾아서 해결책을 갖고 미국발 금융대란에도 끄떡없이 건재하고 있습니다.

신영복 교수는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卽變 變卽通 通卽久). 즉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고 했습니다. 세상이 궁하다고 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입니다. 어려울수록 더 큰 변화를 요구합니다.

변화의 흐름 속에 한 갈래 2008년 평택시민은 위대했습니다.
평택연탄나눔은행의 후원금이 5천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2007년 4500만 원의 후원금이 답지했는데, 2008년 더 어렵고 더 힘들고 재미없는 해에 평택시민은 더 많이 나누는 즐거움을 만들었습니다. 나눔의 즐거움, 기부의 즐거움을 만들었습니다.
어렵고 힘들수록 우리 민족은 이웃을 생각했습니다. ‘측은지심’은 우리의 순수한 민족성입니다. 연탄 한 장의 따끈한 마음, 조금 덜 먹고, 조금 덜 쓰고, 조금 더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 그것이 변화의 시작입니다.
 2008년 평택시민은 위대했습니다.
 2009년 평택시민은 위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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