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장 필요성 꾸준히 홍보하고…시설과 규모는 더 키워야

<기획기사 싣는 순서>
1. 유교적 관습 벗고 변해가는 장례문화
2. 화장장 찾아 원정 떠나는 평택시민들
3. 화장장, 과연 반대해야할 혐오시설인가
4. 선진지역 화장장 시설 어디까지 왔나
5. 화장장 건립에 따른 각계의 의견(좌담회)

▲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조정묵, 박준서, 양용동, 김준배, 손정호, 이용헌 토론자.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지자체가 화장장과 납골당 건립을 둘러싸고 해당지역 주민들과 갈등하고 있다. 심지어는 화장장과 납골당 건립 위치를 놓고 지방자치단체 간 분쟁관계에 있는 곳도 있다. 화장장 시설이 없는 평택시는 현재 신도시로 조성되는 고덕국제신도시에 화장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향후 인구 100만명 규모의 도시를 계획하면서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시민들은 지역에 화장장이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으나, 자신들의 거주지 인근지역에 건립되는 것은 여전히 꺼려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평택시민신문은 지금까지 네 차례에 걸쳐 변해가는 장사문화와 선진지역의 화장장시설 등을 소개했다. 본지는 연재를 마무리 하면서 평택시가 준비하고 있는 복합 화장시설을 어떻게 추진되어야 하고 또 어떤 방향으로 시설이 설계되어야 하는 등에 관해 5명의 지역인사를 초대해 좌담회를 가졌다.

좌담회에는 지난 5일 본사 사무실에서 평택시청 손정호 프로잭트 담당관과 이용헌 복지행정과 노인복지계장, 김준배 시의원, 조정묵 평택의제21 운영위원장, 박준서 평택유도회 교육위원을 초청해 대화를 나눴으며, 기획기사를 마무리 하면서 좌담회에서 나눈 대화를 정리해 싣는다. 이들과의 대화는 꼭 관련부서나 기관의 입장에서 말했다 라기 보다는 일반시민의 입장에서 이야기 했다는 점을 밝힌다. <편집자>

=양용동 기자(이하 양): 우선 평택시가 계획하고 있는 장사시설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듣고 대화를 시작했으면 한다.

=손정호 프로잭트담당관(이하 손): 고덕국제신도시 안에 에코센터 예정부지가 포함돼 있는데, 이곳에 장사시설을 넣을 예정이다. 장사시설 면적은 2만4천평방미터(공원면적 제외)이고 화장장과 봉안당은 지하화 할 예정이다.

크게 구분하면 화장장과 장례식장, 봉안당, 주차장, 공원으로 되어 있으며, 화장로는 6기정도로 계획하고 있다. 현재 어느 정도 진행 중이다. 현재 토지공사와 토지문제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고 있으며, 연초에 민간제안을 받아서 진행할 예정이다.

=박준서 유도회 교육위원(이하 박):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하는 시설인가?

=이용헌 노인복지계장(이하 이): 장사 등에 관한법률이 개정되었는데, 300만평이상을 개발할 경우에는 이러한 시설을 할 수 있다고 되어있는 권장사항이지 의무사항은 아니다.

=박: 관내에 화장장이 없어 4일장도 한다고 하던데 실제로 그런가?

=이: 그렇다. 화장비용도 차이가 많다. 요즈음엔 대부분 시민들이 홍성이나 청주 등지로 가고 있다. 수원과 성남에서 화장이용료를 올리는 바람에 비용이 저렴한 곳으로 가는 추세다.

=박: 봉안당의 규모는 어느 정도로 예상 하는가

=손: 1만위를 수용할 수 있을 정도 예상하고 있다.

=이: 청북에도 시에서 운영하는 봉안당이 있는데 1년에 평균 5백위 정도 들어간다.

=손: 사실 1만위는 많은 것은 아니다. 지금의 추세로 본다면 20년이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20년도 채 못돼 채워질 것으로 예상한다. 분명 한계는 있다. 그래서 자연장과 점목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애로가 많다.

=박: 맞는 말이다. 점차 자연장이나 수목장으로 가는 것이 추세인 것 같은데, 과연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이에 동참할지 예상하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사실 외부에서는 우리 유림을 꽉 막힌 집단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겠으나 우리도 심각성을 알고 이를 고민하고 있다.

=양: 봉안당을 지하화 한다고 했는데, 굳이 지하화 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일본이나 선진지역의 경우 오히려 봉안당을 대형조형물로 만들어 또 다른 명물로 만들어 놨던데.

=조정묵 의제21 운영위원장(이하 조): 기피시설을 한곳에 모아서 조성하겠다는 발상은 좋은 것 같다. 시민들은 ‘기피시설, 혐오시설’하는데 그것은 그릇된 생각이다. 이왕에 고민한다면 화장장에서 발생되는 에너지도 병합해서하는 것은 어떤가? 또 봉안당도 지하화 보다는 지상으로 해서 멋있게 만드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손: 에너지를 활용하는 문제 등 운영방법에 대한 것은 별도로 더 고민해야 한다.

=양: 얼마전 고덕주민대책위 임원 대화를 나눴는데, 대책위에서는 화장장 시설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다. 문제는 고덕신도로 편입되지 않은 인근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되는데.

=이: 맞다. 용인과 부천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데, 용인의 경우 안성시민들이 날마다 반대집회를 하고 있고, 부천도 서울 시민이 민원을 제기하는 바람에 난항을 겪고 있다.

=조: 이런 문제는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출 필요 없이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

=박: 홍보가 중요하다. 시에서 각종 초청강연회나 토론회 등을 할 때 캠페인 식으로라도 해서서 시민들의 정서를 변화시켜야 하고, 노인대학 같은 곳에서도 강연을 할 필요가 있다. 아무튼 시가 교육하고 계도를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다. 또 화장장을 건립하기 위해서는 인근 주민들에게 당분간은 어느 정도 인센티브를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손: 하지만 반발이라는 현실자체는 무시할 수 없다.

=조: 시민들에게 사전교육도하고 해서 중지를 모을 수 있는 여론체를 만들어 줘야 한다.

=김준배 시의원(이하 김): 초기에 나는 중앙공원에다가 화장시설을 건립하자고 주장했었다. 지금 시에서 계획한 부지로는 안 된다. 지역의 문화와 동떨어지면 안 된다고 말하지만 획기적으로 해야 지역이 산다.

미래를 내다보는 시설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수도권에는 화장로가 전체 62개가 있는데 이것으로는 수용을 다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부분까지 감안이 된 시설이 있어야 하고,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공동묘지도 정리계획을 세워 점차 화장을 시켜 한곳에 모아야 할 것이다. ‘기회비용의 손실은 국가 경쟁력을 하락 시킨다’라는 말이있다. 현재 시에서는 화장로 설치 계획을 6기로 하겠다고 하는데 미래를 내다 볼 때 이거 가지고는 안 된다. 최소 8기, 많게는 10기 정도는 돼야한다.

=김: 나도 매장을 주장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과거 부모님의 묘지 터도 구입하는 등 고민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생각을 잘못 했구나 깨달았다. 어머님이 아직 생존해 계시는데 돌아가시면 화장을 생각하고 있다.

=양: 취재차 일본을 방문했을 때에 한국의 화장문화를 연구했다는 한 화장장 시설 관계자에게 한국의 화장문화에 대해 조언을 구했더니 ‘한국은 화장을 하는데 관을 너무 두꺼운 것을 사용해 1시간30분이면 화장할 수 있는 것을 2시간을 넘게 화장을 해야하는 문제점이 있었다’고 말하더라. 참고로 일본은 화장을 할 경우 합판을 사용하고 있었다.

=박: 사실 몇 시간 후면 없어질 것 100만원이 넘는 두꺼운 관을 사용하기도 한다. 유족의 심정을 이해할 수도 있겠으나 장례식장에서도 비싼 것으로 유도도 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양: 좌담회를 마무리하기 전에 마지막 정리 발언을 한마디씩 해 달라.

=조: 근본적으로 화장장은 필요하고, 인구 100만명을 내다보는 우리시에는 화장장 건립은 절실하다. 필요한 것은 공감은 하면서도 주민들의 반발을 염두해 소극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물론 그 전에 왜 화장장이 필요한지, 필요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논의과정이 있어야하고, 주민들의 의사로 반대를 이겨나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한다. 또 이왕에 짓는 다면 우리시에 걸맞는 것을 연구해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으면 좋겠다. 자연경관과 어울릴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역설적인 것 같지만 화장장을 브랜드화 할 생각도 해 봐야 한다. 삶과 죽음에 대한 문화적 프로그램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김: 장례문화도 시대변화와 같이가는 식으로 되어야 하고, 미래지향적인 규모와 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설도 원스톱서비스가 되도록 해야 하고 규모도 4~5만평은 되어야 한다. 평택은 볼거리도 없는데, 화장장만큼은 전국에서 최고수준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박: 시민들의 인식의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 삶과 죽음은 하나다. 관과 종교계가 앞장서야 할 것으로 생각되며, 제도적인 부분도 강화되어야 한다. 그래야 가깝게 다가갈 것이다. 덧붙여 홍보와 계몽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손: 시의 계획을 장례문화 개선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지역의 어른들과 문화적으로 접근하는 방안을 모색해 보겠다.

=이: 화장장 건립하면 ‘갈등’이라는 단어부터 연상되는데, 실제 사업비용보다도 갈등해소비용이 더 많이 든다고 한다. 앞으로 시민들에게 홍보를 해가면서 명품시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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