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윤 정 견 심복사 주지
다. 문화재의 주변 정비
심복사 옛 법당 이름은 능인전이었는데 건물이 너무 조잡하고 낡아서 불가피하게 철거하였습니다. 다만 정우흥거사가 능인전이라 쓴 현판과 주련 4개는 현재 내원당 옆에 걸어 두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1988년 문화재 관리국, 경기도, 평택군의 보조와 심복사의 자부담으로 27평 다포 팔작 한와로 보호각을 신축하여 대적광전이라 현판을 걸고 현재 보물 제565호 비로자나불좌상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이 법당 건물도 매우 중후하고 짜임새 있게 건축되었다는 평을 받고 있음으로 미래에는 반듯이 또 하나의 중요한 문화재로서 이 시대의 건축문화의 일면을 후세에 말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1992년과 1995년에 경기도와 평택시의 예산으로 보물 제565호 문화재 주변정비 사업으로 축대 공사를 완료하였고 2000년에 경기도와 평택시의 보조와 심복사 자부담으로 보물 제565호 주변정비 사업으로 주변 부지도 확보하였습니다.
해마다 비가 오면 흙이 유실되고 경관도 흉하게 되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축대가 완공됨으로 말미암아 문화재의 주변이 아름답게 되어 보는 이로 하여금 경쾌하고 아늑하게 할 뿐 아니라 보물의 가치도 더욱 돋보이고 있습니다.
사람도 예쁘게 보이기 위하여 아름답게 옷을 입고 화장도 하고 운동을 하여 자세를 가꾸어 가듯 문화재의 주변을 잘 가꾸면 문화재 가치가 현저히 높아진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문화재란 그 속에 역사가 숨쉬고 있어야만 합니다.
그 역사 속에는 시간이, 공간이, 분위기, 생명 등 문화와 예술이 복합적으로 간직되어 있어야만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요즈음은 문화재의 소재 공간을 단순한 관광지로 오인하여 먹고 놀고 즐기는 장소로 유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발상은 야만적 행위라 할 것입니다.
라. 문화재에 대한 시각과 앞으로의 관리
문화재는 결코 경제의 논리로 바라보아서는 아니 됩니다.
문화재는 관광자원으로만 생각하면 문화재의 가치를 반감시키는 것입니다. 올바른 문화재에 대한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심복사의 경우 20∼30년 전에는 주변의 국민학생들이 모두 심복사로 소풍을 와서 문화재에 대한 가치와 역사를 설명을 듣곤 하였다고 합니다.
어릴 때 소풍가서 문화재에 대한 설명을 들은 것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런 문화교육이야말로 문화재에 대한 경외심과 중요성을 빨리 불러일으키는 요긴한 일이요 이러한 사상이 기초된다면 우리 문화재는 큰 예산 없이도 영구히 잘 보존되고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활용도 아울러 이룰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이러한 문화교육은 자기 지방에 문화재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20∼30년 전에 국민학생으로서 소풍 왔을때 어릴 때 느꼈던 경외심이 인상깊었다고 이야기하는 어른들이 심복사를 찾는 사람 중에 매우 많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심복사와 보물 제565호 불상에 대한 역사적 기록물이 아주 드물어 역사를 고증하기 어려웠습니다. 10여년 동안 자료를 모아 정리를 하여 심복사 사적비를 세워 놓았으니 후세에 기리 참고가 될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사적비에 기록하지 못한 사실(史實)과 사진은 반드시 책자로 발간되어야만 합니다. 문화재의 역사적 자료와 주변상황은 반드시 사진 기록등 기타 관련자료들을 남겨서 후세에 참고가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은 문화재 관리에 중요한 과제입니다.
전통문화재 중 건물은 거의가 목조인데 목조건물을 보존하려면 특히 지붕관리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지붕에 비가 새면 목조건물은 쉽게 썩게 되어 작은 예산으로도 충분히 관리될 것이 많은 예산이 투입되어도 원형을 잃어버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심복사에서는 이점을 특히 유의하여 해마다 해동 후 봄이 되거나 장마 후 가을이 되면 기와 동파 여부와 기와와 기와사이의 틈새 유무를 확인하여 파손된 기와를 교체, 교정하고 지붕에서 풀이 자라거나 낙엽이 쌓이면 즉시 제거하는 일을 게으르게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주변 잡초를 제거하여 경관을 깨끗이 하고 주변에 큰 나무를 베어 주어 태풍에 나무가 집으로 쓰러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일에 철저를 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문화재를 지키고 그 문화재를 소개해 줄 수 있는 관리자의 위치가 매우 중요합니다. 심복사에서는 보물 제565호의 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설명한 조그마한 책자를 마련하여 놓고 방문객에게 항상 배포하며 홍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인들이 방문하면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설명하고 기도하고 혹은 질문을 받기도 하고 차를 대접하면서 까지 우리 문화에 친근하도록 배려를 하고 있습니다.
2001년에 문화재청, 경기도, 평택시의 보조와 심복사의 자부담으로 심복사 산신각과 노전채를 개축하고 있는데 이 노전채가 개축되면 관광객이나 혹은 견학 오는 학생들에게도 휴식도 하고 전통 문화와 친숙할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하여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가치를 일깨우는데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나 관광지에 문화재를 소개하는 안내 표시판이 매우 필요합니다. 흔히 문화재가 있는 곳은 교통이 불편하여 안내 표지판이 자세하게 표기되어 있지 아니하면 찾기가 힘드는 곳이 많습니다. 심복사에서는 이점도 고려하여 길목 길목마다 자세한 안내 표지판을 세워두었습니다.
마. 맺는말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고 합니다. 문화적 가치를 배제한 경제 발전은 매우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학자가 많을 정도로 현대는 문화재의 중요성이 배가되고 있습니다. 문화재의 경관 관리에도 관심을 기울일 때가 왔습니다. 문화재 주변 관리는 문화재 못지 않게 중요하다 할 것입니다.
문화재 주변에 축사와 쓰레기 매립장, 고층 빌딩 등이 들어와서 소음이나 악취로 오염시킨다면 이러한 행태는 문화재를 파괴하는 행위나 조금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심복사에서는 이러한 문화 환경권을 지키기 위하여 특히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러나 사유권 침해라는 논란 등으로 문화환경권을 지키는데는 한계가 있었고 역부족인 때가 많았습니다.
다행히 문화재 보호법이 개정되어 문화재 보호구역 외곽으로부터 500m 거리까지 문화환경권을 보호받도록 하였으니 때늦은 감이 있지만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문화 환경권을 지키는데 이 법이 확실한 힘이 되어 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문화재가 소재 하는 곳에 공원이나 박물관, 청소년 교육장, 생태공원 등을 조성하여 많은 사람들이 전통문화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문화정책을 펴 나가는 것도 앞으로 문화정책의 중요한 과제라 할 것입니다.
심복사와 그 불상인 보물 제565호는 일천일백여년의 긴 세월의 변화 속에서 우리 민족과 풍상을 같이하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전국이 소음, 대기오염, 수질오염, 생태계 파괴, 폭력, 올바른 가치관의 붕괴 등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정신과 육체가 혼돈 속에서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건전한 휴식공간이 상실 되어 가는 어려운 시대에 지역 주민들이 마음놓고 활동하여 삶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문화공간을 회복하는데 심복사와 보물 제565호가 큰 몫을 하여주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또 후세에 더욱 빛나는 유산으로 가꾸어지기를 기대합니다.
평택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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