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폐기물 처리장에 국화향기 그득

팽성읍 계양에 위치한 서림환경 팽성사업장, 이곳은 팽성읍에서 배출, 김포 수도권 매립지로 가는 가정용 일반쓰레기를 취급하는 장소다. 음식물 쓰레기와 대형 폐기물 쓰레기까지 포함해 1일 처리량이 12톤 정도 되는 청소시설업체다.
지난 26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 동안 서림환경 팽성사업장에는 난리(?)가 났다. 서림환경은 그동안 간간이 5월이나 국화가 필 때면 사업장을 지역 주민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제공해 왔다.
올해는 처음으로 ‘제1회 국화전시회’를 열었는데 생각지도 않게 1천여명 이상의 방문객이 다녀가면서 감탄의 감탄이 꼬리를 물었다. 방문한 방문객들에게는 삼겹살 파티를 열어 식사도 대접했다.
홍보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들 알고 방문했는지 서림환경 창업자 이석환(71)씨와 대표이사인 창업주의 아들 이종복씨는 당황해 했다. 토요일 저녁 국화전시회가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안 기자도 일요일 서림환경에 들어섰을 때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들어서자마자 쓰레기를 처리하는 장소가 보였는데 그 주위로 3600여 평에 큼지막하게 눈 안에 들어온 것은 가을의 상징인 국화가 흐드러지게 조경을 이룬 것이었다. 금방울, 광주, 금관, 대황하, 부수, 방국, 일본 황실에서 키운다는 천황귀선 등 60여종의 국화종류가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조화를 잘 이루웠다. 국화뿐만이 아니다.
조롱박·수세미 통로, 죽은 나무에 국화를 이식한 삶과 죽음의 공존을 느끼게 하는 분재, 호박에 말뚝 박기가 아니라 국화 심은 화분, 삿갓처럼 생긴 고추나무, 모과나무, 문익점이 갖고 들어왔다는 목화, 천사의 나팔꽃인 엔젤 트럼펫 등 다양한 꽃과 나무는 이름도 수도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키위, 감, 대추, 밤, 포도, 사과, 복숭아, 대추, 바나나, 한라봉 등도 자리를 잡고 있다.
거기에 염소, 당나귀, 거위, 청둥오리, 기러기 등 동물의 종류도 여러 가지다. 연못 속에는 잉어, 장어, 붕어, 미꾸라지가 그득히 들어있고 그 옛날 어머니가 해주신 가마솥 보리밥을 연상케 하는 가마솥이 비치된 식당과 옛날 그릇의 상징인 항아리 등이 나보란 듯이 진열되어 있다.
서림환경을 찾은 관람객들은 인근 주민과 아이들만이 아니다. 어떻게들 알았는지 대전, 아산, 화성, 영인면 등에서도 동료와 가족들이 함께 방문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팽성에 이런 환경사업장이 있다는 것에 놀라면서 오래도록 보존해 주기를 희망했고 쓰레기장을 친환경 공간으로 변화시킨 것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대학교수들은 어디에 내 놔도 부족함도 손색도 없다면서 잘 보존하면서 해마다 국화전시회를 개최해 줄 것도 권유했다.
서림환경을 찾은 사람들 중에는 다시 올 날짜를 자기네들끼리 것을 정하고 간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그만큼 방문한 감동과 소감, 기쁨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서림환경은 국화전시회를 하려고 그림을 그려놓고 계획한 것은 아니다. 창업자 이석환씨는 청소환경시설이 닫힌 상태에서 운영하면 안 되고 친환경 적이면서도 주민과 함께 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문도 열고 담도 헐었다. 2001년부터 하나씩 하나씩 갖다 심었다. 국화화분 4000여개와 꽃과 나무를 어느 정도 산 것을 제외하고는 버려진 것을 거의 주워다 살리고 길러 재활용 했다. 이석환씨가 손수 심고 가꾸고 길렀으며 서림환경 직원들이 조성 사업을 거들었다. 이석환씨는 손가락에 골절이 생기고 엉덩이에 물집이 잡히는 정도로 열성이었다.
친환경적인 서림환경은 6~7년 동안 이석환씨를 중심으로 직원들의 노력과 정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석환씨는 “늘 생각했어요. 환경사업을 하면서는 자연과 가까워지는 사업이 되어야 한다고. 그래서 내 집안부터 깨끗하고 친환경적인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러한 공간을 나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 팽성을 방문하는 외지인들에게도 개방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하나씩하나씩 준비하다 보니 이만큼 되었지요”라고 전하면서 서림환경을 열린 친환경 공간이 되도록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림환경 국화전시회는 공식적으로 28일에 끝이 났지만 비공식적으로 항상 열린 공간으로 개방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공간을 이용하고 싶을 때는 업무시간을 제외하고 누구든지에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