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창용(평택시정신보건가족협회장)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입니다.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는 것은 육체적 고통의 아픔과는 또 다른 차원의 아픔입니다.
평생을 정신질환을 갖고 사는 사람들의 고통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고통입니다.
정신질환자들과 평생을 함께 생활하는 가족들의 고통 또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연속입니다.

평택시 정신질환자 가족들도 가족협회라는 단체를 창립하여 10여 년 동안 스스로의 권리를 주장하고, 서로를 지지하며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회적 편견 및 인식개선을 위하여 발버둥을 쳤지만 저희 가족협회 또한 사회적 약자로 정신질환 장애인들에게 큰 힘도 되지도 못하고 무능력했으며 이렇게나마 사회의 관심과 사랑의 협조가 필요함을 감히 말씀드립니다.
왜냐하면 가족협회마저 활동하지 못한다면 정신질환자를 위한 최소한의 인권 및 권리주장으로서의 방패막이마저 사라져 버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체장애인과 달리 스스로 인권이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고 보호받지 못하는 정신장애의 특성 때문에 정신장애가족협회를 보건복지부는 2007년부터 장애단체로 인정하여 그들을 대신하여 활동할 수 있도록 배려했지만 실제 장애단체로서의 사회인식 및 혜택은 전무한 실정입니다.

시청 사회복지과의 장애인담담부서는 정신장애는 보건소 담당이라는 이유로 담당부서가 아니라고 하고 보건소는 치료적 관점으로 접근하니 복지적 서비스는 담당하는 부서가 없고 현실적으로 대부분 장애로 인한 어려운 생활을 하는 가족의 입장에서는 정신장애인을 위한 복지 서비스는 엄두도 못내는 현실입니다.
이런 정신장애의 특성상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으로 사회는 복지적 서비스를 책임질 의무가 있습니다.

분명 장애인 단체이고 당연히 복지적 서비스의 요구 주장을 할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디 한 군데 도움의 손길도 없으며 장애인을 위한 사회복지 기금은 다 어디에 쓰이는지 빛 좋은 개살구라는 표현을 저희 협회는 실감하고 있습니다.

정신장애의 치료 및 서비스의 접근은 일반장애의 치료와는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정신장애의 특성상 정신질환자 한명의 문제만이 아닌 가족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정신장애의 특성상 치료에 있어 가족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의사가 좋은 진료와 처방, 상담이 있을지라도 가정에서 가족의 말 한마디에 마음의 상처를 받고 소위 돌아버리는 정신장애의 증상은 이제는 가족과 병원과 환자가 삼위일체가 되어 접근을 하여야 합니다.

이제는 가족의 중요성을 인지하시고 가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우려 주셔야 합니다.
먼저 지친 가족들을 위한 프로그램 도입의 필요성을 인식해야 합니다.
가족들의 스트레스를 스스로 해결하라는 것은 정신장애가족의 어려움을 몰라서 하는 소리입니다. 치료 및 복지적 관점에서는 가족들도 복지적 서비스 대상으로 클라이언트라는 사실입니다.

가족들도 사람인지라 잘 대해주고 싶다가도 언어가 거칠어지고 포기하게 되고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러면 안 되지 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울고 또 울고... 마음 상하고...
다시 한 번 가족을 위한 사회적 관심과 사랑, 서비스의 지원이 정신장애 치료의 일차적 통합의 첫 걸음이며 첩경임을 말씀드립니다.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 그들과 함께 고통의 나날을 보내는 가족들.
치료적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복지적 관점에서도 사랑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그들도 사회적 편견에서 벗어나 마음 놓고 뛰어놀고 자기의 가진 능력을 발휘하며 재능을 선보일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고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당당히 자기 몫을 하며 이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 하고 싶은 욕망이 있습니다.

평택시 사회복지계획안에도 정신장애분야는 빠져 있습니다.
정신장애로 살아가기도 버거운데 사회적 약자로서 힘이 없다고 복지 계획안에서도 제외되었다면 얼마나 슬픈 일이겠습니까?

학창시절에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라는 안톤시나크의 글이 생각이 납니다.
시적, 낭만적 슬픔이라면 풍요로운 가을에 슬픔에 빠져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마는 삶 속에서의 마음의 병으로 겪는 슬픔을 어찌 낭만적 슬픔과 비교 할 수 있겠습니까?
또 하나의 소외로 우리가 슬픔에 잠겨 있을 때 소망으로 인도하는 한 줄기 희망의 별이 가을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아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했으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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