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 : ptimsi 강 태 선
당진항의 지정·분리를 원하는 당진지역 분들의 심정을 한편으로는 이해하면서 좀 더 큰 관점에서 평택항을 바라보았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을 갖고 글을 올립니다. 우리 모두의 평택항을 다시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분리주장의 대상이 되고 있는 평택항의 성격과 역할을 규명해 봅니다. 평택항은 항만법 제3조(지정항만의 구분 및 지정기준)에 의거하여 같은법 시행령 제2조(지정항만의 명칭 등) [별표 1]에서 "지정항만"으로 지정되었으며, 지정항만중에서도 "무역항"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같은법 제2조(정의)에 의하면「"지정항만"이라 함은 국민경제와 공공의 이해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항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그 명칭·위치 및 구역이 지정된 항만을 말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지정항만"과 대별되는 항만은 "지방항만"입니다. 또한 "지정항만"중 "무역항"이라 함은 같은법시행령 제3조(지정 항만의 지정기준) 제1호 에서 "주로 원양구역을 항행하는 선박이 입·출항하는 항만"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정항만"중 "무역항"과 대별되는 개념의 항만은 "연안항"입니다. 굳이 긴 법조문을 거론하는 이유는 평택항의 존립목적과 개발취지를 먼저 올바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평택항은 "신해양의 시대"로 정의되는 21세기 세계 해운물류 경쟁의 각축장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제무역항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앙정부에서는 동북아 해운물류에서의 입지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평택항을 3대 국책항(평택항, 부산신항, 광양항)에 더하여 5대 국책사업(3대국책항, 영종도 신공항, 경부 고속철도)으로 선정해 놓고 있습니다. 다른 분야에서도 그렇듯이 세계 항만경쟁에서 "우위선점"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한번 선두자리를 빼앗기게 되면 이를 되찾아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막대한 건설비를 투자한다 해도 시기를 놓쳐 후발항만이 된다면 투자비만날린 셈이 되는 상황입니다.
이제 당진에서 하시고 계신 말씀을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전국 28개 무역항중 유일하게 평택항에서만 충남측 부두를 타지역
광역자치단체(경기도) 명의로 부르고 있다.
인천 남외항의 경우 경기도 시흥시와 안산시에 부두를 배치하면서 이들 지역에 대한 명칭을 반영한 바 없으며, 군장항은 전북 군산과 충남 서천을 경계로 하지만 항만명칭 자체가 개발당시부터 군산항과 장항항으로 등록된 항만이었고, 부산신항 (가덕도)도 경남 진해시와 접해 있으나 부산신항으로 항만명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2. 삼국시대부터 이어온 대중국 교역도시 당나루의 역사성을 유지하여 경제적 측면에서 당진항이라는 브랜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해상운송의 중심지는 시대에 따라 변화되며 조선시대 중심항이 수백년이 지난 현재에도 중심지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는 여건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신흥 울산항이나 광양항은 우리나라 28개 무역항중 물동량 처리실적 1,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떠오르는 항만이며, 목포항은 역사는 깊으나 물동량이 평택항의 16.5% 수준에 지나지 않습니다.
항만 브랜드 측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평택에서는 평택항의 개발취지가 시기를 잃지 않도록 과거 몇 년동안 수십 차례에 걸쳐 중앙정부에 건설촉진을 건의해 오는 한편,국제무역항으로서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중국 동부연안 항만도시 등과의 국제교류를 지속 전개하여 대외적으로 "평택항 브랜드" 심기에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러한 평택의 노력으로 국내에서 보다 중국 항만도시에서 평택항을 더 널리 알고 있는 기현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평택에서는 인지도 제고 노력을 곧 동남아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황해권내 중심항이 되는데는 평택항 명칭을 사용하는것이 여러분야에서 당진항 보다 유리한 것으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컨테이너, 일반잡화 부두는 포승지역에 집단화 계획되어 있으며 배후지에 우리나라 물류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시장인 수도권을 두고 있고, 산업철도, 동서고속도, 경부고속도와 연결된 다수의 국·지방도로로 사통팔달의 교통 네트워크 구축하고 있어 접근성이 양호합니다.
또한 배후지에 208만평의 포승국가산업단지와 12개소 289만평의 지방산업단지가 입지해 있고 유통 175만평, 상업57만평 등 총 588만평의 항만지원 배후지를 확보해 놓고 있습니다.
3. 미국 뉴욕·뉴저지항 등 및 일본 동경만의 부두 등은 지방자치단체별로 분리되어 있는데, 평택에서 지방화 시대에 당진항 분리를 반대하는 것은 국가 전체적 경쟁력이라는 가면을 쓴 지역이기주의이다.
이들 지역 항만은 지자체에서 각각 개발된 항만이어서 처음부터 독자적인 명칭을 사용해 왔으므로 국가가 처음부터 단일항으로 개발해온 평택항과는 여건이 다른 항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시아, 특히 동북아 지역은 미국 등 기존 물류 강세지역을 제치고 세계 최대 물류권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시대적 변화를 맞이하고 있으며 과거 아시아 지역에서 물류 중심국의 지위를 누렸던 일본은 물류 후진국으로 밀려나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시설의 과잉투자와 중복투자로 항만 유휴시설의 발생 및 사업비 낭비를 초래한 결과로서 이러한 폐단을 차단하고 물류 강국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이제 이들 국가에서도 중앙 정부가 지방항만에 직접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적인 항만 발전추세가 우위 선점을 위해 대형항만간 제휴·연대 및 공동개발 추진이 보편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고 후진 물류지역으로 밀려나고 있는 국가들의 항만을 모델로 삼아 항만을 분리하자고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따라서, 평택항을 분리해서는 안된다고 드리는 말씀은 진정 국가 경쟁력을 위한 것이지 평택의 지역이기주의에서 나온 것이 아니며 오히려 지역 자존심 회복을 우선시켜 평택항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역이기주의라고 객관적 입장에 있는 다른 지역 분들이 생각할 것입니다.
결론을 정리하여 보고자 합니다.
평택항은 「국토종합개발기본계획」상의 10개 광역개발권역중 경기도 남부와 충청도 일원이 포함된 아산만권의 핵심 기반시설로서 항만 개발의 모든 혜택은 이 지역 전체주민에게 돌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항만은 부두별 기능이 있기 때문에 기능에 따라 충청도 화물이 평택지역 부두에서, 또 경기도 화물이 당진지역 부두를 이용하게 되므로 자치단체간 항만분리의 실질적 의미는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당진에서 하시는 말씀은 "자치주권 차원의 요구" 하나로 귀결됩니다. 옛 이름인 당진(당나루)의 명성을 되찾고 지방자치시대에서 주권을 회복하자는 것입니다. 옛날 명성을 후세에 되살린다고 하는 일은 좋은 일임에 틀림없고
그 자체에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나 만사가 그렇듯이 양면성이 있는 어떤 일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미리 그에 따른 얻음과 잃음을 신중하게 판단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평택항에서 당진항을 분리하였을 경우 당나루의 명성을 되찾은 값어치가 얼마나 될까요.
그러나 그전에 과연 대형화 경쟁이 치열한 국제 해운·항만환경에서 반쪽짜리 불구항이 된 당진항이 독자적인 중심항으로 도약하여 당나루의 옛명성을 찾는다는 것이 가능하기는 할까요? 또한 이 일로 당진지역 주민분들께서 일시적이 아닌 항구적으로 얼마나 많은 지역 자긍심을 찾고 유지할 수 있을까요? 훗날 일이 잘못되어 평택항 전체가 낙후된 원인이 항만분리에 있었다고 후손들에게 항만분리를 주장하신 분들이 원망이나 듣게 되지 않을까요?
반면 항만이 분리되었을 경우 평택항은 항세약화로 인해 국제 경쟁력 상실이라는 치명상을 입게 될 것입니다. 62개 선석에 연간 하역능력 62백만톤의 대형항만을 알리기 위해 평택시와 경기도에서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 그 동안 추진해온 포트 세일즈의 성과가 순식간에 물거품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즉, 냉엄한 현실의 국제 경쟁속에서 항만분리는 당진, 평택 양안 모두 공멸하고 만다는 결론을 가져오게 됩니다.
요즘 평택항과 당진항 분리문제로 평택시 사이트에 이웃이며 항만발전을 위해 동반자 관계에 있어야 할 당진과 평택지역 주민간 서로에게 상처를주는 내용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30년만에 상해시를 방문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상전벽해"라고 경탄했다는 푸동지역 항만 개발계획을 보세요. 우리와 우리 후손의 소중한 자산인 평택항에 대해 일시적이며 소모적인 지역감정을 극복하고, 거대중국을 대면하고 있는 국가적 차원에서 지역과 평택항 발전을 위한 길이 진정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평택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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