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 춘 본지객원논설위원
지금부터 2천년여전 중국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진나라의 압박이 거세게 밀려오자, 조나라에서는 평원군(平原君)을 초나라에 보내어 구원을 청하고 합종하려고 하였다. 외교 교섭의 어명을 받은 평원군은 자신이 식객으로 거닐던 문하 중에서 문무를 겸비한 20명을 선발했으나, 나머지 한명을 고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모수(毛遂)라는 사람이 찾아와 평원군에게 자신을 수행원으로 함께 가게 해달라고 자청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모수가 평소에도 특별히 두드러진 인물이 아님을 알고 있던지라 평원군은 "무릇 현명한 선비가 세상에 있으면 비유컨대 주머니 속에 든 송곳처럼 그 끝이 즉시 나타나는 법이오. 지금 그대는 나의 문하에 있은 지 3년이 되었지만 내 좌우의 근신이 아직도 그대를 칭찬한 적이 없으며, 나도 그대에 관해서 들은 바가 없소. 이것은 그대가 재능이 없는 까닭이오. 그대는 수행할 만한 능력이 없으니 머물러 있기 바라오"라고 말했다.
그러자 모수가 이 말을 받아 "저는 오늘 비로소 주머니 속에 넣어 주기를 청원했을 뿐입니다. 저를 좀더 빨리 주머니 속에 넣을 수 있었더라면 자루까지 송곳이 뚫고 나왔을 것"이라고 설득하여 결국에는 평원군을 수행하게 된다.
마침내 모수는 초왕을 설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지대한 공을 세움으로써 평원군으로 부터 상객으로 접대받으며, 오늘날에는 사람의 됨됨이를 함부로 평가하면 안된다는 교훈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역량있는 사람은 어디에 있든지 그 역량이 쉽게 드러난다는 말로 표현되기도 한다.
며칠전 두가지의 낭보가 우리 지역에 전해졌다.
그 하나는 민주당 평택을지구당 위원장인 정장선국회의원이 경실련이 선정한 최우수 국회의원 10%에 선정되고, 더불어 민주당내 제4정책조정위원장에도 위촉됐다는 소식이다. 또 하나는 그동안 시흥시 부시장으로 재임중이던 한석규씨가 경기도청 문화관광국장에 위촉됐다고 하는 소식이다.
두사람 모두 우리지역이 배출한 지도자로서 유감없이 그 능력과 역할을 충분히 해냄으로써 우리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두사람 모두 '58년 개띠 출생이어서 '개들의 시대가 오는 것인가' 하는 우스개 농담도 술자리에서 안주 삼아 오고 가는 모양이다.
아무튼 50세의 김선기시장을 필두로 40세의 민주당 갑지구당 원유철국회의원 등 우리지역을 이끌어 가는 정치 지도자들의 연령이 타지역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젊고 패기에 차있다. 그만큼 이들이 갖고 있는 능력과 역량이 십분 발휘되기를 바라는 주민들의 기대 또한 크다. 우리가 직접 선출한 지도자들이 모수와 같이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외교사절로서 중앙무대에 두드러진 활약을 하는 것을 우리는 보고싶다. 그것이 지역경쟁력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두팔 걷고 힘있게 뛰어줄 때 우리 지역에 생기가 돌 수 있다. 송곳이 주머니를 뚫고 나올 수 있는 것 처럼 우리 지역의 침체된 경제 활로도 힘있게 열어 줄 수 있기를 지도자들에게 기대해 본다.
평택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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