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자(안데르센 마주이야기 어린이집 원장/시인)

낮은 음성으로 물어보는 내 질문에 새처럼 재잘대던 아이들이 귓바퀴에 손을 대고 소리를 모은다. 화사한 봄볕이 창가로 나비l처럼 날아들었다.
“무슨 소리가 들리니?”
요즘 듣기가 아주 부족한 아이들이다. 상대방의 말을 듣기보다 우선 자신의 말만 크게 하고 본다. 그러다보니 듣는 사람보다 자기 목소리만 높이다 보니 금세 시끄러워 지기 일쑤다.
그런 우리 꼬마 친구들이 작은 소리들을 모으느라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럽다. 새싹처럼 파릇하고 예쁜 소리들을 모아왔다.
뽀로롱, 드르륵, 사삭사삭, 돌돌돌...
“얘들아, 우리 놀이터로 나가서 봄을 찾아보자.”
“와, 신난다.~”
아이들은 늘 부산스럽다. 바쁘다. 폴짝폴짝 잘도 뛴다. 움직임이 가볍다.
발자국 소리가 힘차다. 깔깔거리는 웃음 그 자체가 꽃이다.
표정들이 햇님처럼 반짝거린다. 맑고 깨끗한 눈망울들은 한 시간 분량만큼의 여유도 허락지 않는다. 그들은 행복을 전이시키고 있다.
그들 생활의 절반 이상을 몸담고 있는 이곳이 행복 충전소 역할이 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하루의 시작을 열 때마다 마음속으로 되새김하는 일이 있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아이들 말에 귀 기울이고 그들 말을 ‘들어주자’는 다짐인 것이다.
새 학기다. 봄과 함께 올 한해 농사(?)가 또 다시 시작되었다.
성공적인 삶이라는 맥락과 같이 하는 대목이다.
내 아이와 다름없는 자식농사를 잘 지어야 하는 것이다.
튼실한 열매를 거두기 위해서는 올 여름에도 많은 땀을 흘려야할 것이고, 꿈틀거리는 씨앗과 새싹들이 얼마나 무성한 초록의 힘으로 발 돋음 할 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수학의 기쁨을 위해 우리 꼬마 친구들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아이들의 모델링이 되는 성실한 농부가 되어 우리 지역에 인재를 잘 길러내야 한다. 꼭 그래야하는 임무와 책임이 있다. 대풍이 예고된다.
봄의 축제는 이미 시작되었다.
“친구들~. 오늘 너희들 가방 안에는 봄 향기가 가득 들어 있을 거예요.”
킁킁거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일, 결국 내 세상이고 나의 전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