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 유령 도시
2025-11-12 평택시민신문
문화산책
미련
겨우내
그리움 하나
나뭇가지 끝에 매달려
떨고 있네
지금도
외로움 하나
벼랑 끝 바닥에 나뒹굴며
목 놓아 울고 있네
인생은 이토록
그리움과 외로움을 부둥켜안고
서럽도록 몸부림을 쳐야 하나요
올 사람은 오고 갈 사람은 가지만
서로 그렇게 만나고 헤어지곤 합니다
언젠가
먼 곳에서
아주 먼 곳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을
노래하며 그리워할 겁니다
유령 도시
깨진 유리 조각 너머로
바람도 잠들어 고요한
소리도 없고 낭만도 사라진
그저 덩그러니 허공에 떠 있는 달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어제도 오늘도 방문자는 없었다
아무도 없다는 것이
이토록 슬픔과 두려움의 원천일 줄이야
지난 세월 더듬어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그날
어느 후미진 골방에서
떠나간 그대를 그리워했다
주인이 떠나버린 자리
지하의 주차장은 비어 있었다
수입과 지출이 마주친 적자로
무의미가 즐비한 빈 상가
유리창에 붙어있는 퇴색한 광고
-세 놓습니다
대화가 끊어진 골목마다
유령들의 웃음소리가 섬뜩하게 들려온다
스산한 풍문이 난무한 어제와 오늘
여기엔 아무도 없다
백석대 대학원 졸업
'크리스천 문학' 등단
평택문인협회 회원
시집 '사연이 있는 나무'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