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바닷가에서

2025-09-10     평택시민신문

문화산책

민들레

 

강바람이라도 
불어오면 
날아가 보자
저 멀리 보이는 
강둑 너머로
발길 머무는 그곳으로
땅에 온기라도 있으면 
눌러앉아
보랏빛 하늘
여명을 여는 새벽
연한 꽃 대궐 
짧아도
피워보리라
온 세상 
푸르름 잉태하는
숲으로

지금도
바람과 
같이 하고 싶습니다

 

바닷가에서

 

야~야~야~야~야~야~

거대한 붉은 덩어리
고깃배가 
이른 새벽
그곳으로 들어간다

시퍼런 모습 너머로
흐릿한 수평선 끝에서
여명을 맞이하는
하늘은 붉은 보랏빛으로
새날이 올라온다

폐선의 깃발 위로
길 잃은 갈매기는
바람이 불어오기를 기다린다

솨아~ 솨아~ 솨아~ 솨아
솨아~ 솨아~

거침없는 물결 너머로
풍력기는 
끊임없이
돌아간다

 

하재현 시인
월간 [문예사조]등단
[무천문학] 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