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30주년 의미와 상징성 없는 축제…문제 심각

10월 24~26일 개최 예정 예산 12억5000만원 투입 성화봉송·드론라이트쇼 등 조직과 인력 구성의 부실 팀장 1명 전담하는 구조 관심을 끌만한 공연 없고 홍보 부족에 인지도 낮아 시 “계획 보완 또는 개선 9월 말 계획 확정할 것”

2025-08-20     김윤영 기자
7월 31일 평택시청 종합상황실에서 통합30주년 ‘평택 EVERYONE 축제’ 착수보고회가 열렸다.

송탄시·평택시·평택군 3개 시군 통합 30주년을 기념하는 ‘평택 EVERYONE 축제’가 준비과정에서부터 여러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8월 14일 평택시에 따르면 통합 30주년 기념 ‘평택 EVERYONE 축제’는 ‘평택시민 모두 하나 되어 즐긴다’ ‘하나의 평택, 함께하는 축제’라는 의미를 담아 10월 24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25~26일 소사벌레포츠타운 일원에서 개최된다. 시민 대화합을 핵심 콘셉트로 하며 예산 12억5000만원을 투입해 25개 읍·면·동 성화봉송, 대규모 플래시몹, 드론라이트쇼, 축하공연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사회와 공유할 ‘통합30주년’의 의미와 상징성이 부재하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3개 시군이 통합된 1995년 이후 외부에서 유입된 시민이 더 많아진 현재 통합30주년축제는 과거의 의미를 되새기고 미래를 위해 비전을 다짐하며 평택시민의 하나 되어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는 자리일진대 두루뭉술한 ‘시민 대화합’을 콘셉트로 공감을 얻겠냐는 것이다. 김해규 평택인문연구소장은 “통합30주년의 의미와 상징성에 대한 통찰 없이 오로지 행사로만 접근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준비 부족은 지난 7월 31일 열린 착수보고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축제를 2개월여 앞두고 축제계획이 처음 공개된 것은 차치하더라도 발표한 계획조차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는 행사 준비를 위한 전문 조직과 인력 구성의 부실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지난해 11월 시는 3개 시군이 통합한 5월 15일에 맞춰 통합 30주년 축제를 개최하기로 하고 준비에 나섰다. 전문가가 참여하는 조직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한다. 평택시의원, 문화예술단체 관계자, 교수 등 13명으로 구성한 자문위원회는 지금까지 3차례 회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무진 구성은 더 심각하다. TF팀을 꾸리지 않고 팀장 1명이 전담하는 구조여서 대규모 축제의 기획과 운영을 담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 결과 조기 대선으로 축제가 5개월 늦춰졌음에도 축제 준비가 기대에 못 미친 여론의 뭇매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평택시민이 하나 되어 즐기는 축제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라는 평가다. 실제 착수보고회에서 평택시를 대표하거나 평택시민의 관심을 끌 만한 공연이나 프로그램이 없다는 의견이 빗발쳤다.

통합30주년 축제는 평택시의 역사에 기록될 만한 행사이기에 이런 문제를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통합30주년의 상징성 부재, 전문성·인력 부실, 아직도 확정되지 않은 세부계획, 매력적 콘텐츠와 홍보 부족 등은 개별적으로도 문제지만 이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상태에서 축제를 개최한다면 통합3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크게 퇴색시킬 수밖에 없다.

한편 시는 착수보고회 이후 지속적인 의견 수렴으로 축제 계획을 보완 또는 개선 중이다. 착수보고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반영해 프로그램을 보완하고, 세부계획을 구체화해 9월 말에 축제 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여러 차례 진행된 의사결정으로 일정이 지연됐으며 이제부터 본격 홍보에 나설 계획”이라며 “평택시민이 통합 3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축제의 주인공이 되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