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시
2025-08-13 평택시민신문
문화산책
추모시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와 9일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 섭씨 4천 도가 넘는
열선과 방사선
도시는 눈 깜짝하는 사이에 먼지가 되었다.
일제의 겁박에 강제로 끌려간
약 10만 명의 조선인이 피폭당했고
그중 약 4만 명은 죽임을 당했다.
세월이 흐르면 기억의 지우개가
작동할 수 있을까
강제로 끌려와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고 왔더니
배고픔에 쓰린 상처 나을 줄을 모르더라
고향에 남겨진 부모 형제 그리움에 현해탄을 건너는
꿈을 꾸고 일어나 하염없이 눈물만 흘린 세월
벌써 80년이 되었지만
몸에 남겨진 피폭의 문신마냥 기억은 여전하다.
마음의 상처는 영구하고 지워지지 않는 아픔은 그대로다
긴 세월 지나도 치료되지 않는
육체의 고통보다 더 아픈 것은
여전히 전쟁의 소문이 들리는 것이다.
전쟁의 소용돌이 원폭의 절망 속에
눈물의 이별도 없이 헤어져 버린 가족의 얼굴은
아직도 생생한데
몸속에 남긴 원폭의 흔적이
후손에게 남겨진 철망의 열매에도
굳센 마음으로 살아간 임들이여
하늘에서는 부디 평안하소서.
* 해당 추모시는 8월 7일 수원시 팔달문화센터 예당마루홀에서 열린 경기도 원폭피해 80주년 추모제에서 강영오 (사)경기도원폭피해자협의회 회원이 낭독한 시입니다.
한국농어촌여성문학회 1대 회장과(사)경기도여성농업인 1대 회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