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센터 전망대, 15년간 식당 에어컨에 ‘무임승차’
폭염주의보에도 냉방 작동 안 해 “식당 직원 출근해야 틀 수 있어” 개관 취지 무색…운영 방식 논란
마린센터 전망대가 개관 후 10년 넘게 별도의 냉방시설 없이 같은 층 식당의 에어컨에 의존해 운영돼 온 사실이 확인됐다. 식당 영업시간이 아니면 방문객들은 무더위에도 냉방을 전혀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7월 9일 오전 9시30분 평택항 홍보아카데미가 진행된 전망대에서는 냉방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35도의 무더위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됐지만 아카데미 참가자들은 연신 흐르는 땀을 부채질로 식힐 수밖에 없었다. 이유를 확인해 보니 오전 9시 30분에는 같은 층에 있는 몬테비안코 레스토랑의 조리실 냉방시설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전 11시에 조리실 냉방시설이 가동하면 그 찬 바람이 유입돼 전망대가 냉방되는 방식이다. 문을 연 2009년 이후 15년간 전망대는 이런 방식으로 운영해 왔다는 것이다.
17일 경기평택항만공사 관계자는 “각 입주 기업마다 전기료를 부담하게 하는데, 에어컨은 기본 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전망대에는 설치돼 있지 않다”며 “입주 기업이 별도로 설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망대는 식당이 설치한 에어컨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가 안 좋아서 레스토랑에서 에어컨 비용 부담을 힘들어한다”며 “에너지 절약 때문에 평소에는 가동하지 않고 단체 방문객이 미리 연락을 주면 틀어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보아카데미 참가자들이 방문했을 때는 단체 방문에도 에어컨은 작동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항만공사는 “15층 레스토랑이 11시에 영업을 시작하기 때문에 홍보 아카데미가 방문한 시간에는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아 에어컨을 틀 수 없었다”고 답변했다. 결국 개별 방문객은 무더위에도 냉방없는 전망대를 이용해야하며 레스토랑 운영시간이 아니면 에어컨을 이용할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191㎡ 규모의 마린센터 전망대는 경기도 소유로 경기평택항만공사가 관리·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홍보시설이 민간 업체에 전기료 부담을 전가하고, 제대로 된 냉방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어 운영방식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평택항을 홍보하기 위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시설이지만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최성일 평택당진항발전협의회 명예회장은 “에너지 절감도 좋지만 전망대는 최초에 만든 목적과 취지가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또 “식당 직원들이 출근을 안 하면 에어컨을 못 틀어준다는 식으로 답변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이런 식으로 운영하면 방문한 시민들이 어떻게 전망대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항만공사 측은 “현재 전망대에 별도의 냉방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