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값 4년 만에 최고치, 서민경제 ‘빨간불’

특란 30개 기준 7000원대 돌파 자영업자 “불경기에 이중고” 정부, 공정위 통해 담합 조사

2025-06-18     한아리 기자
6월 16일 비전동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달걀을 고르고 있다. 

달걀 가격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오는 8월까지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소비자, 자영업자의 부담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6월 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관측 6월호’ 보고서를 통해 이달 달걀 산지 가격이 특란 10개 기준 1850~195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2.4~18.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평년 가격(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 대비 9.9%~15.8% 높은 수준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대량 살처분 이후 산지 가격이 폭등해 2000원을 웃돌던 2021년 6~7월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걀 산지 가격 상승으로 소매 가격도 크게 올랐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달걀의 평균 소비자 가격은 6월 15일 기준 특란 30개 7033원으로 전년도 6388원 대비 10% 가량 비싸다.

달걀을 주로 사용하는 자영업자들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비전동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A 씨는 “일주일에 80~100판 정도 사용하는데 한 달로 치면 10만 원 정도 더 든다”며 “그렇다고 가격을 올릴 수도 없고 버티는 수밖에 없는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달걀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베이커리 업계의 피해는 더욱 막심하다. 현덕면에서 베이커리카페를 운영하는 B 씨는 “경기도 좋지 않은데 달걀값이 많이 올라 요리법을 바꾸는 등 고심하고 있다”며 “그나마 우리는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주변 호두과자나 카스텔라 전문점 사장님들은 무척 힘들어 한다”고 토로했다.

농경연은 가격 상승에 대해 지난 3월 중순 충청권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로 인해 지역 간 물량 불균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티푸스 등 질병 발생으로 인해 생산성이 저하돼 달걀값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정부는 6월 16일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달걀의 과도한 산지 가격 인상에 대해 공정위차원에서 담합 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1차 현장 조사를 마쳤으며 출하 물량과 유통비용 구조 등을 중심으로 전면적인 점검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