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탄약고 시민운동 20년

2025-06-18     평택시민신문

평택읽기

김범수
평택대 명예교수
본지 사회공헌이사

2025년 전반기를 보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 중 하나. 바로 그것은 올해가 ‘알파탄약고 발굴 시민운동 20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이다. 지난 3월 28일 평택문화원 대동관에서는 <알파탄약고 공간문화재생연구>(황우갑 지음, 평택문화원) 출판기념 북토크가 열렸다. ‘알파탄약고 공간문화재생연구’라는 북토크가 진행되는 동안 나의 가슴은 더욱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놀라웠던 사실. 바로 그것은 평택시 고덕의 알파탄약고에 관한 시민운동은 20년 전에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알파탄약고 공간문화재생연구는 20년 전인 2005년 11월에 이수연 대표(당시 경기도사진작가협회 회장)를 통해서 시작되었다.

당시 이수연 대표는 한국사진작가협회 관계자로부터 베이징 외곽에 다산즈798 예술특구에 탄약고를 개조한 예술공간이 있다는 정보를 들었다. 그러던 중 교류가 있던 이상권 교수를 만나 베이징 다산즈798 방문 건에 대해 의견을 나누게 되었다. 그때 이상권 교수를 통해 고덕에 2008년에 반환 예정인 알파탄약고가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되었다. 이수연 대표는 ‘알파탄약고’ 라는 명칭을 처음 듣는 순간 100년 묵은 산삼을 발견한 것과 같이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차례 모임을 갖다가 2006년 1월3일 진위에 있는 이딸리아노 레스토랑에서 ‘알파탄약고를 반환 이후 어떻게 보존, 존치할 것인가’에 대한 목적을 가지고 알파탄약고 연구회(회장 이수연)는 창립되었다.

지난 20년간 알파탄약고 연구회가 펼쳐온 주요활동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2005년 12월 10일 알파탄약고 연구회에서 이수연 대표의 제안으로 경기문화재단에 ‘반환 미군기지 문화적 활용을 위한 연구조사 사업’이라는 주제로 공모를 신청한 것이 2006년도 문화예술 지원 최우수 사업으로 선정되었다. 당시 연구비로 받은 1천만원 지원금으로 2006년 3월에는 중국 베이징 다산즈 798 예술특구와 일본의 재생공간사례 지역을 다녀왔다.

그리고 같은해 11월에는 독일의 쇠퇴한 탄광지역과 폐제철소 지역의 탐방이 이루어졌다. 이렇게 해외지역 답사를 시작으로 알파탄약고에 대한 애착과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둘째는 알파탄약고 연구회에서는 당시 송명호 시장을 만났다. 그리고 알파탄약고 부지에 대해 권한이 있는 경기도와 LH공사에 평택시 차원에서 거버넌스 정책 차원의 과정에서 보존과 존치의 필요성을 건의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점이다.

올해로 
알파탄약고 보존과 활용 위해 
활동한 시민운동 20년
그동안 노력으로
일부 보존 큰 성과 얻어내

 

시급히 미군탄약고 이전해
평택시민 품에 돌아오도록 해야

셋째는 2021년 9월 평택시에서는 그동안 알파탄약고연구회가 활동해 온 내용 등이 계기가 되어 주한미군 반환 공여구역 등 종합발전계획 수립에 관한 운영조례가 제정되었다. 전문 15조로 이루어진 이 조례는 반환 공여구역에 해당하는 지역의 발전 및 문화예술 진흥향상을 위한 사업 등에 관한 예산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례는 사문화되어 있다는 여론이 높다. 왜냐하면 조례가 통과한 지 3년여가 지나도록 종합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자문위원회도 구성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넷째는 지난 20년간 알파탄약고 연구회에서는 다양한 세미나와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는 점이다. <보이지 않아도 바람은, 기록 사진집>, <알파탄약고 –문화예술추진아카이브>, <알파탄약고 공간문화재생연구>라는 의미있고 가치있는 귀중한 연구책자가 연구회를 통해서 발간되었다. 평택시 고덕면 율포리 28만여 ㎡(그중 14만8156㎡가 존치돼 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에 자리 잡은 주한 미공군시설 10여 개에 이르는 창고형 탄약고와 부속 건물로 이뤄져 있는 알파탄약고. 지난 20년간 알파탄약고 공간재생연구에 참여해온 이수연대표와 황우갑 사무국장, 김용래·이상권·김기수·박성복 위원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한다. 앞으로 10년 후엔 현재의 알파탄약고 장소가 평택시민 품으로 반환이 되어 공간재생이 잘 되기를 기대한다.

이미 평택시에서는 고덕 알파탄약고에 저장되어 있는 탄약을 이전할 수 있는 장소까지 다 만들어 놓은 상태이다. 때문에 미군측은 바로 이전만 하면 되는 것이다. LH에서는 평택시에서 이미 알파탄약고를 이전할 수 있는 탄약고를 조성해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왜 이전이 부진한지 답답하기만 하다. 1950년 6·25 전쟁이 일어난지 75주년 평택시에 살고 있는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한 소망 한 가지. 평택시 행정관계자, 평택시 정관계자는 바로 미군을 움직일 수 있는 조치를 적극 취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