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연한산산단 내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재추진되나
A사, 하루 96톤 처리 계획 환경영향평가 설명회 개최 2020년 사업계획 제출했다 한강유역청이 반려하기도 고덕동·청북읍 주민들 분노 부지매입 등 근본대책 요구
청북읍 어연한산산단 내에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이 추진된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청북어연한산의료산업폐기물소각장반대대책위원회는 6월 10일 폐기물처리시설(소각) 설치사업 기후변화영향평가 주민설명회가 열린 평택환경교육센터 앞에서 “A사는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계획을 철회하고 해당부지를 매각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A사가 공고한 ‘폐기물 처리시설(소각) 설치사업 환경영향 평가서’ 초안을 보면 이미 설치된 소각로에서 하루 80톤 규모로 산업폐기물을 처리하고, 신규 시설을 설치해 하루 96톤 규모의 의료폐기물도 처리한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대책위는 “업체 이익을 위해 산단 내 부지에 전국에서 의료·산업 폐기물을 반입해 소각하겠다는 것은 주민의 건강권·환경권·재산권·행복추구권을 크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결사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어 “산업단지와 무관한 의료폐기물 소각장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은 산단 조성 취지에 맞지 않고 입주한 첨단기업의 생산활동과 노동자들의 삶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주민들은 “하루 80톤 규모의 산업폐기물 소각시설과 하루 96톤 규모의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은 어연·한산산업단지 관리 기본계획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라며 “소각시설이 절대 들어설 수 없는 곳에 이를 짓기 위해 개최하는 환경영향평가 설명회는 불필요하다”고 직격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해당부지에서 직선으로 3km 거리에 위치한 고덕국제신도시 주민들도 동참했다. 고덕국제신도시연합회 민성진 부회장은 “폐기물 매립만 가능한 산업단지 내에 불법으로 추진되는 의료폐기물 소각장은 우리의 삶과 생명을 위협하는 재앙”이라며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태어나고 자라는 평택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같은 시간 주민들의 거부로 설명회는 10명 남짓한 주민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A사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도와 진행한 환경영향평가 변경협의에 따라 설명회를 열게 됐다”며 “환경영향평가는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을 건립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런 시설을 운영 가능한지를 조사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을 추진할 것인지를 묻는 질의가 이어지자 A사 임원은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가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확답할 수 없다”고 말을 바꿨다.
이에 주민들은 평택시가 주민 의견을 적극 수렴해 해당부지 매입과 같은 보다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사가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을 추진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A사는 2016년 경기도시공사로부터 어연한산산단 내 폐기물처리시설 용지 2만5010㎡를 매입했다. 2020년 하루 96톤 처리 용량의 의료폐기물 소각장을 운영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2차례 한강청에 제출했고 한강청이 이를 반려했다. 그 과정에서 평택시가 의료폐기물 처리시설 계획이 포함된 건축허가를 내줬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정장선 시장은 언론브리핑을 열고 “해당 민간업체로부터 의료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아님을 증명하는 문서를 제출받아 이를 확인했다”며 “사업주가 폐기물처리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주민건강과 생활환경을 최우선에 놓고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철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