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평택의 젖줄 팔당상수원
박환우와 떠나는 생태기행 57
평택시에 공급되는 팔당상수원 광역상수도 수량은 인구수와 함께 더 증가할 것이다. 진위천 송탄상수원보호구역까지 해제한 상황에서 평택시는 한강 팔당상수원에 의존하고 있다. 평택시 수돗물을 취수하는 팔당호를 둘러보고, 상류 하류 상생협력 업무 회의를 위해 드나들던 경기도 수자원본부를 방문한다. 경기도와 서울시, 인천시 주민 2600만명의 상수원인 팔당호를 둘러보기 위해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하남시 검단산 북측 배알미동 마을을 둘러본다. 배알미동 마을 안쪽에는 한국수자원공사 K-water 수도권 광역상수도 팔당취수장이 있다. 미사대로 도로를 건너 팔당댐이 잘 보이는 강변을 걸어가며 댐을 살펴본다.
하남시 검단산과 남양주시 예봉산 사이를 흐르는 한강을 가로막은 팔당댐은 1973년 준공되었다. 수문은 대부분 닫혀있고, 남양주시 조안면 측 수문에서 물을 방류하며 수력발전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도로변에는 경기도 수자원본부가 설치한 ‘여기는 상수원 보호구역입니다. 수질오염행위를 금지합니다’라는 경고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1970년대 수도권 인구증가로 수돗물이 부족해지자, 수도권 광역상수도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평군 양수리에서 하류 7km 지점에 팔당댐을 건설해 수도권 광역상수도 상수원으로 이용한다. 팔당호에 유입되는 주요하천의 유입량은 남한강 55% 북한강 43.4%, 경안천 1.6% 이다. 팔당광역상수원을 서울, 인천, 김포, 고양, 파주 지역을 시작으로 수원, 안양, 과천, 평택, 안성까지 광역상수도 공급망을 확대한다. 팔당상수원은 수도권 인구 집중으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수도권 2600만명의 수돗물뿐만 아니라 반도체산업에 필요한 공업용수도 한강 물을 취수해 원수 상태로 반도체 산업단지에 공급하고 있다.
팔당광역상수도는 1973년
수도권 인구 증가에 따른
물 문제 해결 위해 남한강과
북한강 만나는 양평군 양수리
하류 7km 지점에 건설
1990년부터 광역상수도 3단계
사업으로 평택·오산·화성에도
팔당댐 물 공급 시작.
2025년에는
평택시 하루 총 89만여톤 공급받아
팔당상수원을 이용하는 인구수가 증가하며 수질 문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팔당댐이 한강의 물 흐름을 가로막아 5일 이상 체류하면서 수질오염, 녹조현상 등 수질관리 문제가 발생한다. 정부는 1975년부터 팔당상수원보호구역을 지정하고, 1990년대에는 팔당특별대책지역 수변구역을 추가로 지정하며 상수원 보호를 위해 강력한 규제를 하고 있다. 팔당상수원보호구역 규제로 인해 건축물 신증축, 어로행위, 취사 야영 행락 금지 등 강력한 규제를 하고 있다. 특히 남한강, 북한강, 경안천 양안 1km 이내 강변에는 음식점·숙박업·축사 등을 금지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하남시·남양주시·양평군 등 팔당호 유역 주민들은 중복규제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강력한 규제로 고통받는 팔당상수원 주변지역 주민의 지원사업 시행, 수질개선사업 촉진 목적으로 물이용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평택시민들도 상수도요금과 함께 물이용부담금을 납부하고 있다. 한강수계법에 따라 팔당상수원을 이용하는 하류 지역 주민이 납부하는 물이용부담금을 재원으로 상류 지역 강원도, 충청북도, 경기도 등에 한강수계관리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하남시 배알미동을 출발해 경기도 수자원본부를 향해 이동하며 광주시 구역으로 진입하자 도로가 좁아진다. 도로변에 토마토를 판매하는 원두막이 보여 잠시 주차하고 토마토를 구입한다. 경기도는 팔당호의 수질보전과 물환경 인프라 구축을 통해 모두가 함께 누리는 물 복지 실현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수질 BOD 1.1mg/L ‘좋음’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물의 효율적 분배와 팔당호 수질관리를 위해 ‘경기도수자원본부’ 사무실을 팔당호 옆에 두고 있다. 경기도 수자원본부 주차장에 주차하고 9층 팔당전망대로 올라간다. 팔당전망대에 들어서니 조용한 무인카페에 방문한 느낌이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팔당댐에서 양평두물머리까지 팔당호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안내판에 있는 큐알코드를 핸드폰으로 찍으면, 팔당상수원과 수돗물에 관한 알기쉬운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팔당전망대에서 호수를 바라보니 멀리 서쪽으로 팔당댐이 있고, 강 건너 북쪽에는 남양주시 예봉산 다산 정약용 유적지, 다산생태공원, 동쪽으로는 양평군 양수리 두물머리 일대가 한눈에 보인다. 창가 테이블에 앉아 팔당호 안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습지와 작은 섬들을 바라본다. 태양을 가득 품은 수초들은 연두에서 초록으로 여름을 향해 물들어가고 있다. 물고기를 잡으러 날아다니는 왜가리의 긴 날개가 여유롭다.
경기남부 인구 증가와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평택·안성·용인 물 공급
위해 한강수계 상류에 추가 댐
건설 계획도 추진 중
경기남부 지역에는 수도권 광역상수도 3단계 사업으로 1990년부터 평택·오산·화성에도 팔당댐 물이 공급된다. 경기남부 신도시 개발 인구 증가로 광역상수도 4단계·5단계·6단계까지 확대되며 평택·안성 지역으로 급수구역과 급수량도 계속 증가한다. 2025년 평택시는 하루 생활용수 42만9000톤, 삼성전자가 입주한 고덕산업단지 공업용수(원수) 47만톤 총 89만9000톤의 한강 물을 공급받는다. 특히 평택시 고덕, 용인시 남사·원삼 일대에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가 건설되면서 공업용수 수요 증가 추세로 안성천수계인 경기남부 지역은 대용량의 용수 확보가 어려운 지리적 특성상 한강수계 상류를 수원으로 하는 댐 건설 계획이 추가로 추진되고 있다.
광주시 남종면에서 양평군 강하면으로 연결되는 지방도로는 드라이브에 적당하다. 남한강 강변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해 양평군 양근대교를 통해 남한강 북측으로 건너 양수리 두물머리로 간다. 남한강의 하류에 설치된 여주 이포보 수문을 통과한 물은 양평군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북한강과 합류한다. 조선시대 나룻배를 타고 한양을 오가던 남한강 뱃길을 연결하는 중간 나루터로, 배를 타고 오가는 사람들이 쉬어가는 주막집이 있던 곳이다. 세미원·두물머리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곳으로 서울로 운항하던 뱃길은 팔당댐으로 단절되었다. 잔잔한 팔당호에는 남한강과 북한강의 강물이 충주와 춘천의 이야기를 담아 오고, 남양주시 예봉산의 산그림자는 물위에서 하얀 구름과 어울린다. 집사람과 함께 두물머리가 잘 보이는 카페 ‘만경’에서 커피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두물머리를 산책한다. 한강 유람선을 타며 둘러보던 서울의 강변 풍경과는 다른 자연스러운 풍경이 머리와 가슴을 정화해준다. 아쉽지만 남양주시 능내리 다산 정약용 선생 유적지는 다음에 방문하기로 한다. 팔당호 호반 둘레길 77km를 자동차로 둘러보고 팔당대교를 건너 평택으로 돌아오니 어두워진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박환우 환경전문기자·평택포럼 도시환경분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