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민세상 수상자 사회통합 부문 이미경, 학술연구 부문 정진석

2024-12-04     김윤영 기자

제15회 민세상 수상자로 사회통합 부문에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가, 학술연구 부문에 정진석 한국외대 명예교수가 각각 선정됐다. 사회통합 부문 수상자인 이미경 이사는 30년 넘게 성폭력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응하며 피해여성들의 일상 회복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학술연구 부문 수상자인 정진석 교수는 민세를 비롯한 배설·양기탁·남궁억 등 근현대 언론인에 관해 심층연구를 해 온 한국 언론사 연구의 권위자다.

민세안재홍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평택시가 후원하는 민세상은 평택 출신의 민족 지도자이자 독립운동가인 민세 안재홍 선생(1891~1965)의 민족통합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0년 제정됐다.

 

 

사회통합 부문 수상자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

여성 인권 보호와 양성평등에 
다 함께 노력해야

 

원광대 행정학과 졸업 / 이화여대 대학원 여성학박사 / 한국성폭력상담소 총무와 소장, 이화여대 아시아여성학센터 연구위원과 리더십개발원 특임교수, 전국성폭력상담보호시설협의회 상임대표 역임 / 현재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성폭력수사재판 시민감시단장,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

수상 소감은

독립운동가이신 민세 안재홍 선생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을 받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 올해가 15회인데 제가 첫 여성 수상자라고 하니 어깨가 더욱 무겁다. 여성 권익 보호에 더욱 노력하라는 뜻으로 알겠다. 앞으로도 여성 수상자들이 계속 나오기를 기대한다.

 

반성폭력 운동에 참여한 계기는

처음 성폭력 문제를 학문적으로 접근한 것은 1985년 이화여대 대학원 여성학과에 들어가서다. 그 당시만 해도 성폭력이라는 개념이 낯설었다. 여성은 몸을 알아서 잘 간수해야 한다는 생각이 팽배했던 시기였다. 그러나 공부하다 보니 성폭력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다. 대학원 졸업 후 대학에서 여성학을 공부하다가 1990년 8월에 여성계 선배들의 제안으로 한국성폭력상담소 창립 회원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주요 활동을 소개하면?

성폭력이란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성적 권리를 침해하는 폭력이다. 상담소는 1991년 개소해서 한국 사회의 왜곡된 성인식과 성문화를 바꾸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성폭력 피해 생존자의 상담·심리·의료·법률 지원에 힘써 왔다. 또 성폭력을 조장하는 사회 문화를 바꿔나가는 데 노력하며 여성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성폭력 예방과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입법 활동의 성과는

그동안 성폭력 방지와 피해자 보호 관련 법, 가정폭력 방지와 피해자 보호 관련법, 성매매 방지와 피해자 보호 관련법, 아동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성희롱 방지 관련 조례 제정 등에 힘썼다.

 

한국사회 변화를 위한 여성 인권운동의 중요성과 과제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는 여성 인권 보호와 양성 평등을 위한 제도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성폭력 피해 생존자의 권리 보장이 절실하다. 피해자에 대한 배려 차원의 접근이 아니라 이분들이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성폭력에 대한 인식 전환이다. 특히 피해자에 대한 비난과 의심의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피해자 유발론에서 벗어나야 한다. 셋째, 성폭력의 두려움을 떨쳐낸 여성의 몸과 마음 가꾸기이다.

 

민세 안재홍 선생의 고향 평택시민에게 전하는 말씀은

안재홍 선생은 일제강점기 언론을 통한 독립운동에 힘쓰신 분으로 알고 있다. 여성 교육에도 관심이 많아 문맹퇴치운동에 앞장선 분이었다. 해방 후에는 미군정 민정장관 재직 때 공창제 폐지에도 앞장을 섰다. 1950년 한국전쟁 때 납북되셔서 그 귀한 뜻을 마무리하지는 못했다. 다행히 1989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되어 평택에서 활발한 기념사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평택이 배출한 큰 인물이니만큼 고향인 평택의 시민들은 자부심을 가지고 이분의 삶과 정신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택에 조성되는 안재홍 역사공원, 기념관도 잘 마무리되어 많은 사람이 찾는 문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학술연구 부문 수상자

정진석 한국외대 명예교수

일제강점기 가장 많이 투옥된 
언론인이 바로 안재홍 선생

 

중앙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영국 런던대학 언론학박사 / 한국기자협회 편집실장, 관훈클럽 사무국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방송위원회 위원 역임 / 현재 한국외국어대 언론정보학부 명예교수, 서재필기념회 이사 / 저서 <한국언론사 연구> <언론유사> <극비조선총독부의 언론 검열과 탄압> <한국언론사> 외 다수

수상 소감은.

민세 안재홍 선생은 한국 언론사 연구의 대선배 되는 분이다. 그런 분의 호를 따서 지은 상을 받게 되니 후학으로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한국 언론사 연구에 매진한 소중한 결과라고 생각하고 남은 시간도 언론사 정리에 힘쓰겠다.

 

한국 언론사 연구를 시작한 동기는.

중앙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문공부 산하 기관에서 일하며 원로 언론인을 인터뷰하다가 언론사 연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한국 기자협회 편집실장으로 일하며 <신문유사>를 썼다. 후에 서울대 대학원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하며 본격적인 언론사학자의 길을 걸었다.

 

민세 안재홍 선생도 한국 언론사 연구에 기여했다고 하던데.

민세 선생은 한국의 언론사를 선구적으로 연구한 저의 선학(先學)이라 할 수 있다. 조선일보 재직 시절에 조선신문소사라는 글을 연재했다. 한국 최초의 언론사학자라는 평가도 이때 받았고 속필의 대기자로 시평과 사설을 통해 민중 계몽에 앞장섰다.

 

그동안의 한국 언론사 연구 활동은

한국 첫 근대 신문인 1883년의 한성순보와 한성주보, 독립신문, 대한제국 시기의 대한매일신보, 총독부 자료와 해방 공간의 신문까지 귀중한 자료을 정리되고 영인본으로 출간했다. 이 자료는 언론사뿐 아니라 근현대사 연구에도 큰 도움을 준 자료들이다. 제게는 정말 소중한 신문 자료들이다.

<일제하 한국언론 투쟁사> <한국언론사연구> <일제시대 민족지 압수 기사 모음> 같은 연구서도 출간했다. 그간 출간 책들이 공저를 포함해서 100여 권을 넘겼다.

 

언론사 연구와 신문의 중요성은?

언론사 연구는 언론 분야 공부의 기초가 되는 학문이다. 과거 언론 활을 정리해야 미래 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 아쉬운 것은 최근 들어 매체 변화에 따라 학 대학에서 언론사 연구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의 언론 환경은 예전에 비해 대단히 다변화됐다. 하지만 결국 기록으로서 남는 것은 종이 신문이다. 이 종이 신문은 시대의 기록이다. 신문은 이 귀중한 역사를 기록하는 매체다. 그만큼 책임감과 자부심도 크다고 할 수 있다.

 

민세 안재홍 선생의 고향 평택시민에게 전하는 말씀은.

민세 선생은 일제강점기 언론인으로는 가장 많은 9번을 투옥당한 분이다. 언론을 무기로 일제에 저항했던 대표적인 분이다. 장강대하와 같은 명문장으로 당대 일본 식민통치를 비판하고 우리 민족의 정신을 일깨운 분이다. 평택시민들은 민세 선생과 같은 분이 평택 출신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으면 좋겠다. 청소년들에게도 민세 선생의 삶과 정신을 널리 알려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