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읍 맛집 노랑등대

가을 길목에서 만난 국수 맛집

2024-10-02     평택시민신문

안중읍 맛집 노랑등대

 

오성강변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길음리라는 동네 안쪽으로 강폭이 넓어지는 지역이 있다. 고요히 흐르는 넓은 강 옆으로 자전거 길이 잘 나 있다. 평택에서 오성강을 따라 달려와 평택호 방향으로 계속 페달을 밟을 때 잠시 쉬어가고 싶은 지점이 나온다. 그 지점에서 우리는 오성강변 자전거 도로의 마지막 휴게소라고 할 수 있는 노란 등대를 만날 수 있다. 음식점 입구에 인상적인 등대 조형물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모두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다.

복합적인 성격의 휴게음식점이라고 할 수 있는 노란등대는 오성강변을 사랑하는 자전거 라이더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곳이다. 평택호까지 자전거길이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노란등대가 자리잡은 곳은 위치상으로 절묘하다. 이곳에서 평택 초입인 군문교까지 13킬로미터이고 다시 여기서 오성강변 자전거 길의 끝 지점인 평택호까지 13km다. 쉬어가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자전거 라이더들이 즐겨 찾아

이곳에 노란등대를 내고 운영하는 사람은 마술사 알라딘 오인근씨와 통기타 가수 나비씨다. 부부인 이들은 20년 전 안양에서 내려와 이곳에 터전을 잡았다. 처음에는 막연히 시골 생활이 좋아 강변에 땅을 조금 사두고 집을 짓고 살았는데, 사람들이 이야기했다고 한다. 음식을 좀 만들어 팔면 안되겠냐고.

“예전에 강변에서 낚시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우리집이 안동네에서도 떨어진 강하류 쪽에 있다 보니 하루 종일 낚시를 하고 마땅히 요기할 데가 마땅치 않은 분들이 음식을 만들어 팔면 안되겠냐고 하더군요.” 이곳의 주메뉴는 국수다. 국물 맛이 깊은 잔치국수 형태의 등대국수, 어묵국수, 비빔국수, 열무국수 등이 인기가 있다. 여기에 두부김치, 도토리묵, 돼지껍데기, 어묵탕, 들깨순두부도 있어 친구·지인과 어울려 강변을 바라보면서 즐길 수 있다. 소떡소떡·핫바·등대라면·어묵라면 등 간식류와 커피·핫초코·레몬차·유자차·생강차 등 음료도 팔고 있다.

모든 메뉴에서 나비씨의 남다른 손맛과 감각을 느낄 수 있다. 국수 하나에도 방금 뜰에서 따온 생화를 장식해맛으로 먹기 전 이미 눈으로 즐기게 한다.

“주메뉴가 국수라는 소박한 음식이지만 제가 농사지은 채소와 양념으로 정성껏 만들어 대접합니다. 지역 분들뿐 아니라 오성강변을 사랑하는 많은 분이 이곳에 오시기 때문에 한번 들리시더라도 기억에 남는 음식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통기타와 마술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마술과 라이브 음악이다. 알라딘이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는 오인근씨는 이미 15년 전부터 평택농업기술센터에서 마술공연을 해왔고 많은 지역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다. 부인인 나비씨의 경우 이미 많은 팬을 보유한 통기타 가수로 알려져 있다. 음식을 만드는 중간중간 음식점 안에 꾸민 작은 무대에서 직접 기타를 들고 연주하며 노래를 부른다. 음식이나 차를 마시면서 천연 사이다 같은 음색이 나는 노래를 즐기다 보면 부쩍 가을이 다가온 것을 느끼게 된다. 특히 주말에는 많은 지역 통기타 동호회원들이 찾아와서 자연스럽게 합동공연과 버스킹을 하는데 이때는 음식점인지 공연장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한다.

맛있게 비빔국수를 먹고 덤으로 나비씨가 부르는 가을 서정 물씬 느껴지는 노래도 한 곡 듣고 문을 나서노라니 식당 한 편에 붙은 문구가 눈에 띈다. 노란등대 편의 제공. 긴급의약품, 자전거 수리물품, 평택호수길 약도, 개방화장실. 왜 식당 이름에 굳이 등대를 붙였는지 알겠다.

■메뉴: 각종 국수류 8000원, 두부김치·도토리묵 18000원, 음료 3000~5000원
■주소: 평택시 안중읍 삼정길 134-345
■전화: 010-2316-1234

 

이인재 시민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