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파행 장기화···기어이 민생 발목 잡나?

2024-08-28     김윤영 기자

제2회 추경 522억원 증액
2조5713억 규모로 편성
신속한 집행 필요한 상황

평택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출 과정에서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내홍으로 촉발된 원구성 파행이 장기화되면서 시급한 민생 예산을 포함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월 27일 평택시·평택시의회에 따르면 시는 총 2조5713억원 규모의 2024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고 시의회는 제250회 임시회에서 처리할 계획이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소상공인 지원
예산 등 포함되어 있어

제2회 추가경정안의 세부내역을 보면 삼성전자 실적 부진 등으로 지방세 601억원이 감액됐으며 세외수입 285억4272만원, 지방교부세 38억1600만원, 조정교부금 150억원, 국・도비 보조금 210억5324만원, 보전수입 및 내부거래 337억1579만원 등이 증액됐다. 시 기획예산과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내는 법인지방소득세 수입이 650억원 정도 줄었지만 업무추진비 감축, 경비 조정, 불용액 최소화 등의 방법으로 조정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도비 보조금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석 전통시장·소상공인 지원예산과 같은 신속한 집행이 필요한 예산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통 추가경정예산안은 7월 말까지 편성해 의회로 보내면 8월 중에 심사를 마무리한다. 하지만 시의회가 개원 후 두 달이 되도록 상임위 배정 등 원구성을 못하고 파행을 이어오면서 추경안 심사가 늦어졌고 언제 처리될지 또한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의회 임시회 열었지만 
상임위 배정 못하고 정회
“원구성 합의 어려울 것”

이런 상황에서 시의회는 시민을 내세우면서 양당 간 주장만을 고수하는 상태다. 27일 임시회 본회의도 이기형 민주당 대표의원의 7분 발언을 시작으로 최재영·김혜영·유승영·김승겸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쏟아냈지만 결국 정회했다.

이날 이기형 민주당 대표의원은 “양당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후반기 상임위 구성을 미루고 전반기 상임위 구성으로 업무보고 청취,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조례안 심사 등을 우선적으로 처리하자”며 이런 내용을 담은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했다. 이 동의안은 투표 결과 재적의원 18명 중 반대 9명, 찬성 8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됐다.

전반기 운영위원장인 최재영 의원은 “임시회 본회의 일정을 오늘로 마무리하고 늦어도 9월 18일까지 3주에 걸쳐 후반기 원구성 합의를 매듭 짓자”고 양당 대표의원에게 제안했지만 유승영 의원은 “후반기 상임위 구성 전까지 전반기 상임위로 진행해도 무리가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개회 40분 만에 강정구 의장이 교섭단체 대표의원 간 협의 후 속개하자며 정회를 선언했고 오후 5시에 회의를 속개했지만 역시 양당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결국 정회했다.

강정구 의장이 전반기 상임위를 통한 민생안을 선처리 후 상임위 구성을 논의하자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 “의회사무국이 지난 20일 평택시 입법고문, 변호사, 행정안전부에 질의한 결과 법률 해석이 각각 달라 전반기 상임위로 임시회 안건을 처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추후 위법 소지가 있을 경우 평택시의회와 의원들에게 책임은 있지만 결국 피해는 평택시와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28일 2차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 구성을 다시 추진할 예정이지만 원구성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파행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자리다툼에서 촉발돼 장기화되는 평택시의회의 파행이 민생 예산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공직자는 “집행이 시급하니 내년 예산이 아닌 추경에 편성하는 것 아니냐”면서 “돈은 편성했는데 의회 통과가 안 돼서 집행을 못 하면 사업 자체가 제대로 못 돌아가고, 그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