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원구성 파행 장기화…“언제까지 시민은 뒷전?”

2024-08-07     김윤영 기자

 

 

시민·시민단체의 반응 싸늘
“시민 없는 ‘그들만의 자리다툼’
시민 위에 군림하는 오만함 확인 
불편함 주고 신뢰 떨어뜨리는 
행태…부끄러운 줄 알아야”

평택시의회가 하반기 원구성 문제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간 대립이 이어지면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를 두고 평택시민은 안중에도 없는 ‘그들만의 자리다툼’이란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7월 30일 이기형 시의회 민주당 대표의원은 평택시의회 앞에서 강정구 의장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했다. 이날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들은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시민에게 다수당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점을 사과하는 의미를 담아 삭발식을 열었다.

이들은 6월 27일 교황 선출방식인 ‘콘클라베’ 방식의 무기명 투표로 의장에 선출된 국민의힘 강정구 의원이 양당 합의와 ‘평택시의회 교섭단체 구성과 운영에 관한 조례’를 위반한 것이 명백하니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신뢰가 회복되지 않으면 원구성 협의에 응할 수 없으며 “‘평택시의회 위원회조례’에 따라 상반기 상임위원회 구성으로 8월 27일로 예정된 임시회를 열어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등을 처리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민주당의 주장에 대응하지 않았던 국민의힘은 8월 5일 시의회 간담회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은 퇴로 없는 정쟁을 중단하고 시의회 정상화를 위한 원구성에 적극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작금의 상황은 민주당 내부 협의 과정에서 촉발된 분열의 결과”라며 “의장 선출 전 사전협의 사항이 지켜지지 않은 것은 민주당 지도부의 리더십 문제이지 의원들의 선출권 자유를 문제 삼을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민주당 대표의원이 의회 사무국에 요청해 받은 법률자문 결과를 보면 강 의장의 선출과정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며 “비민주적 발상의 정쟁을 멈추고 의회 정상화에 나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 달째 이어지는 파행에 시민·시민단체의 반응은 싸늘하다. 팽성읍에 사는 한 시민(48)은 “양당의 주장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질 시기는 지났다”며 “자신들의 주장만 내세우고 시민을 외면하는 시의원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세교동에 사는 또 다른 시민(42)은 “지역에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려고 시의원을 뽑은 것 아니냐”며 “시민이 준 힘을 자신들의 당리당략을 위해서만 사용한다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의 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은우 평택시민재단 이사장은 “시민을 대변하는 대의기구인 시의회가 기본을 망각하고 있다”며 “겸허하게 듣고 문제 해결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시의원의 자세일진대 시민 위에 군림하는 오만함만을 확인하게 된다”고 직격했다.

임윤경 평택평화센터장은 “시의회 문제를 내부에서 해결하지 않고 외부로 끌고 나와 한 달 넘게 양자택일의 판단을 강요하는 모습이 시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듯해 우려스럽다”며 “이러한 행태는 시민에게 불편함을 줘 시의회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연진 배다리생태공원 지킴이 모임 공동대표는 “문제가 있으면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싸워서 해결해야 하는데 당 대결로 끌고 가 시민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갈등을 심화시키는 행태로 뭘 원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