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과학고가 필요한 까닭···
평택읽기
2030년에 이르러 평택시는 인구 100만명이 넘는 대도시로서 규모와 위상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때맞춰 평택시가 정성을 기울인 일들이 하나둘 결실을 볼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선 171조원이 투입되는 첨단 삼성반도체 평택캠퍼스가 6공장까지 완공돼 일자리 21만 개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들어서는 카이스트 평택캠퍼스는 첨단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하는 지식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란 기대를 낳고 있다.
2026년 선보이는 청정수소 시험평가 및 성능평가센터를 발판으로 한 수소기술원 설립과 RE100 달성을 위한 천연 수소 발전소 건립이 가시화할 것이다.
2027년 미래차 전장부품 성능평가센터 준공에 힘입어 세계 3대 자동차 무역항인 평택항을 중심으로 화성 기아차, 평택 KG모빌리티, 아산 현대차 등이 함께 하는 미래차 개발이 속도를 더할 것이다.
특히 현대모비스 전기차 전용부품공장을 비롯한 미래차 기반시설 확충에다, 평택 LG디지털파크의 첨단 전기차충전 연구개발까지 더해지면 세계 최고의 미래차 클러스터가 현실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되면 평택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반도체 산단과 미래차 클러스터, 여기에 천연수소 도입과 발전을 통한 신재생에너지 자급자족까지 미래를 선도하는 산업도시로 경쟁력을 더할 것이다. 첨단산업의 성장은 연관산업 확충과 더불어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다.
첨단 산업도시 평택에 꼭
필요한 것은 다양하고 질
높은 교육 기회, 과학고
평택 유치는 과학도시, 교육
도시로 발전하는 첫 단추 될 것
그러나 일자리 확대가 정주 인구의 증가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도시의 지속가능성은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산업규모 확대가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과 궤를 같이하려면 지역 산업의 발전에 버금가는 삶의 질 개선이 시급하다. 산업 성장에 걸맞는 교육·쇼핑·문화·교통·환경과 같은 서비스가 동반 성장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교육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지역에서 살면서 쇼핑이나 문화시설이 뒤처지는 것은 참을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청소년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때에 할 수 없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최근 인구가 불어나면서 평택시 신도시에선 자녀 교육을 위해 대치동, 분당, 수원 등지로 원정교육에 나서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지역에는 필요한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곳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과학 체험·연구 같은 다양한 교육과정을 수강하려면 멀리 떠나야 한다.
수원에 있는 경기도교육청 미래과학교육원에는 경기도 각지에서 많은 학생이 몰리다 보니 추첨에서 떨어지기 일쑤이다. 그나마 대학에서 운영하는 영재원을 이용하려면 아주대나 가천대를 가야 한다. 먼 길을 다녀야 하는 부모나 아이들은 그만큼 힘들다.
초등학교 고학년에 접어들면 교육에 대한 고민은 더 깊어간다. 자녀에게 적합한 학교를 찾다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기도 한다.
평택에 있는 기업에 종사하는 아빠들이 자녀 교육문제로 인해 먼거리 출퇴근을 감수하는 사례가 많다. 일터는 평택이지만 삶을 위한 공간은 서울인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평택은 국가 선도기술을 이끌어가는 첨단 산업도시로 나날이 그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그렇지만 그것이 사람들의 삶과 동떨어져 있다면 지속가능성을 기대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교육이 없는 명품도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미래도시로 나아가려면 다양하고 질 높은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학생들이 자질과 역량에 맞춰 다양한 학교와 교육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과학교육은 첨단산업과 청년을 연결하는 매개체이다. 산업과 사람을 연결하는 지식생태계를 갖춘 도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이런 도시야말로 청년 친화도시라고 할 것이다.
지역 산업현장과 연계한 체계적인 과학인재 양성시스템은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과 인력 조달, 그리고 지속가능한 지역발전과 국제 산업경쟁력 강화를 도모할 수 있다.
지금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평택시가 제품을 만드는 산업도시에서 사람을 키우는 과학도시, 교육도시로 진화할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이다.
과학고 평택 유치는 오랫동안 풀지 못한 숙제를 해결하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