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종필 평택시국제교류재단 대표이사
공공외교 전문기관으로서 ‘글로벌도시 평택’ 마중물 될 것
한미 친선 교류에서 시작해
국제교류·협력, 외국인 지원
시민영어교실로 영역 넓혀와
평택국제교류재단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그리고 ‘새로운 10년을 위한 중장기 발전계획’을 내놓았다. 공공외교 전문기관으로서 시민주도 국제교류, 글로벌도시 건설, 한미친화도시, 한미동맹 확대, 영어상용 특화도시 등을 이뤄 시민과 함께 세계로 뻗어가는 ‘글로벌도시 평택’을 구현하겠다는 포부다.
정종필 대표이사를 만나 앞으로의 비전과 구체적인 계획을 들어봤다.
평택시국제교류재단이 2014년 7월 21일 창립한 지 10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미군과의 교류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아는 시민이 많다.
시작은 미군기지 평택 이전에서 비롯됐고 미군기지이전에따른평택지원특별법에 따라 설립됐다. 초기에는 한미 친선 교류에 주력했다가 국제교류·협력, 외국인 지원, 시민영어교실로 점차 영역을 넓혀 왔다.
국제교류·협력의 경우 우호도시와 직접적 교류뿐 아니라 주한 대사관과의 교류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인 지원은 교류·협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도시 이미지 제고를 위해 교류·협력에 공을 들여도 외국인 지원이 미진하면 도시 이미지는 순식간에 하락한다. 평택에 사는 외국인들을 위해 공식 채널, 통번역 등의 문제를 보완해 외국인 지원에 힘쓰고 있다.
시민영어교실은 평택의 큰 장점이다. 국제도시는 시민과 외국인이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도시다. 그런 차원에서 시민의 국제 감각 배양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평택이 글로벌 도시로 성장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우선 국제교류의 구조화가 필요하다. 목표를 설정한 다음 경제 교류, 문화교류, 도시 이미지 제고를 위한 교류 등으로 나누어 목적과 비전을 명확히 해야 한다. 평택시 관련 부서와 국제교류재단 간 업무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
거버넌스 구축도 필요하다. 현재 평택시에는 외국인 전담 부서가 없다. 그러다 보니 한미 친선, 외국인 교류·협력, 외국인 지원 등의 업무가 부서별로 산재해 있다. 전담 부서가 없다면 관련 부서·기관이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국제교류를 제대로 할 수 있다. 여기에 문화단체·시민단체·경제인단체 등이 분야별로 힘을 더하면 더 완전한 형태로 교류가 이뤄질 수 있다.
‘새로운 10년’을 선도하는
공공외교 전문기관 목표
문화·인적 교류에서 시작
경제 분야까지…실리외교
비전으로 ‘새로운 10년’을 선도하는 공공외교 전문기관을 제시했다. 외교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의 외교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궁금하다.
공공외교는 영어로 퍼블릭 디플로머시(Public Diplomacy)라 하는데 해석에 오류가 있다. 제가 볼 때는 국민외교, 대중외교라 해야 한다. 국가외교는 국가 간에 성립되고 공공외교는 국민 간에 이뤄진다. 공공외교 분야에서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많고 다양하다. 문화·인적 교류에서 시작해 경제 분야로 확대할 수 있다.
대상도 자유롭다. 현재 미·중 관계가 경색되어 우리나라가 중국과 교류하는 데 장애가 있을 수 있다. 반면 공공외교 분야에서는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다. 국제적 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으니 실리적인 분야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 가령 평택항~중국 간 카페리 운항과 관련해 통관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 같은 세부적 문제는 국가가 해결 못 한다.
공공외교를 추진하는 데 있어 평택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미군기지가 장점이자 단점이다. 주한미군과 교류하면 바로 한미 교류가 된다. 그들에게 우리 문화도 소개하고 정착을 도와줄 수 있다. 그런데 주한미군에만 천착하다 보니 평택 그리고 우리나라 밖을 보지 않게 됐다. 현재 평택시는 5개국 11개 도시와 우호도시 결연을 맺고 있다. 굉장히 적다. 우리보다 인구가 적은 안산·부천·안성시가 결연한 우호도시가 더 많다.
외국인 지원도 마찬가지다. 미군에만 집중하다 보니 최근 급격히 증가한 외국인들은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을 보면 다문화가족, 외국인근로자, 유학생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다문화가족은 조금 챙겼지만 외국인노동자는 챙기지 않았다. 서부지역에 거주하는 많은 고려인도 거의 챙기지 않고 있다.
세계로 뻗어가는 글로벌도시 평택을 구현하려면 주한미군만이 아니라 그 밖에 있는 국가·외국인으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교류 이어갈 콘텐츠 개발
외국도시와 네트워크 형성
평택의 도시 이미지 제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공공외교를 구현할 계획인가.
공적개발원조(ODA) 방식을 적용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학교 등을 지어주는 방식에서 나아가 교류를 유지할 콘텐츠 개발에 힘쓰겠다. 몽골 토브아이막과의 교류를 통해 공무원이나 경제인을 데려와 농업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토브아이막의 도서관 리모델링을 지원했다면 도서관 운영법, 책 등을 주제로 계속 교류가 이어져야 한다.
평택과 유사한 특성의 외국 도시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해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하겠다. 삼성전자가 있는 반도체 수도 평택으로서 미국·일본·대만의 반도체 도시와 교류하고 협의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
평택의 글로벌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에도 힘을 쏟겠다. 지난해 10월 7일 평택시가 유엔 산하 비정부기구(NGO)인 ‘국제평화도시(ICP)’의 392번째 회원이 됐다. 평택시가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평화 증진에 기여한 평화도시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고 본다. 주한미군, 삼성반도체, 평택항, 수소 등 평택만의 특성을 부각하고 평택의 도시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겠다.
평택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세계화는 공짜가 아니다. 우리끼리 살 수 있다면 굳이 외국과 교류하겠는가. 글로벌도시가 되려면 시민 마인드도 성장해야 한다. 평택에 사는 외국인과 상생하는 세계시민의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
이러한 인식이 확산되고 민간 영역에서 공공외교가 활성화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 필요한 정보도 주고 연결도 해주면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평택교류재단이 할 일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