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산호수공원 녹조로 악취·벌레 등 주민 피해 심각
주민 “일회성 방제 작업 아닌
정확한 원인 파악과 대책 필요”
평택의 대표 친수 여가공간인 고덕동 함박산호수공원 호수가 녹조에 뒤덮여 주민들이 악취·벌레 등으로 불편을 겪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5월 27일 평택시와 LH평택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함박산호수공원의 호수 표면 3분의 2 이상이 녹조로 뒤덮였으며 4월 5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음악분수는 녹조 제거 작업으로 인해 5월 16일부터 18일까지 가동을 멈췄다.
함박산공원 호수는 면적 5만1609㎡, 담수량 6만2695톤 규모로 고덕하수처리장에서 생활하수를 처리한 재이용수를 하루 2200톤 끌어와 유지되는 저류지다. 그러다 보니 자연적으로 형성된 호수와 달리 녹조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녹조가 창궐한 이유로는 급격한 일조량 증가와 기온 상승으로 호수 내 물이끼‧해캄 등 녹조류가 대량 증식했기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제는 녹조뿐 아니라 악취가 심하고 모기·파리 떼가 들끓어 주민 피해가 심각하다는 점이다.
호수 인근 아파트에 사는 한 시민은 “녹조로 뒤덮인 호수를 보면 골프장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미관도 문제지만 밤마다 악취가 진동하고 날파리 떼가 날아들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조현명 고덕리슈빌레이크파크아파트 동대표는 “주민 불만이 극에 달해 평택시와 LH 측에 호녹조 정비와 대책 마련을 요청하는 공문을 수 차례 보냈다”며 “일회성 방제가 아닌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시와 LH는 대책 마련을 위한 협의를 진행해왔다. 시 공원과 관계자는 “함박산호수공원은 아직 시로 이관되지 않아 현재 관리와 대책 마련은 LH측에서 맡고 있다”며 “신속히 문제를 해결하여 주민이 더 이상 피해받지 않도록 적극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평택시
“호수가 아직 시로 이관되지 않아…
주민피해 없도록 LH와 적극 협의”
LH
“인력‧장비 투입해 녹조 제거
9월에 물 흐름 개선 장치 도입”
환경단체
“홍수 예방 저류지…
음악분수 설치 등 재검토 필요”
LH는 5월 중 인력을 투입해 녹조 제거 작업에 나섰지만 녹조 발생 속도가 제거 속도보다 훨씬 빨라 효과가 없자 추가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호수 내에 물 정체 구간을 축소하고 인공섬 위치를 조정하여 녹조 발생을 방지하고, 녹조 발생 원인 중 하나인 물이끼 발생을 줄이기 위해 우렁이와 토종 민물새우인 생이새우를 방생했다.이와 함께 호수 내 물 흐름을 개선하고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다기능 수류발생장치'를 9월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LH에 따르면 다기능 수류발생장치는 물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호수 밑바닥까지 산소를 공급해줌으로써 녹조 발생 원인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2022년 원주기업도시에 소재한 거울못공원 저수지에 설치되어 실증테스트를 거쳐 녹조 예방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LH 관계자는 “인력과 이동식 선착장을 투입해 호수 표면의 녹조를 제거한 상태”라며 “9월 다기능 수류발생장치를 설치해 녹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박환우 평택환경행동 공동대표는 “함박산호수공원의 호수는 빗물을 저장해 홍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저류지”라며 “애초에 음악분수 같은 시설이 조성될 게 아니라 억새나 갈대 등이 자라나야 할 곳”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저류지에 왜 호수를 만들었고 거기에 분수까지 설치했는지 원점에서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