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원용 경기경제자유구역청장
현덕지구 정상화는
제게 주어진 공직생활 마지막 임무
경기경제자유구역은 환황해권 경제 중심을 표방하는 경제특구다.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생산 클러스터로 조성되는 평택 포승지구, 바이오‧의료 혁신클러스터로 조성되는 시흥 배곧지구 그리고 평택항 배후단지로 유통·상업 복합개발이 계획된 현덕지구 등 3개 지구가 있다. 이 중 포승지구·현덕지구가 평택 서부권에 위치하고 있어 지역발전을 원하는 평택시민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고, 2008년 지구 지정 이후 개발에 차질을 빚어온 현덕지구가 어떻게 될지에 관해서도 많은 시민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고향인 평택 포승에서
근무하게 돼 영광
민원인 어려움 해결하고
도움줄 때 행복과 보람 느껴
이런 가운데 평택시 부시장을 지낸 최원용 경기경제자유구역청장이 지난 1월 2일 취임하면서 오랫동안 표류 중인 현덕지구 개발사업 정상화를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이어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었던 현덕지구 소송이 종결되고 경기경제자유구역 발전계획 변경 용역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취임 이후 숨가쁘게 달려온 최원용 청장을 만나 경기경제청의 주요 현안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어느새 취임 4개월을 맞이했는데.
취임하고 비교적 빠르게 업무 파악을 마쳤다. 경기도에서 근무할 때 고덕국제화계획지구를 비롯한 각종 개발사업을 해본 경험 덕분이다. 평택 포승·현덕지구, 시흥 배곧지구 등 경기경제자유구역의 3개 사업지구를 면밀하게 살폈고 안산·고양 등 추가지정 대상지의 상황을 검토했다. 기업 하기 좋은 여건 조성, 경제자유구역의 정주 여건 개선, 유수의 글로벌기업 유치, 혁신생태계 조성 등 해야 할 과제가 많다.
먼저 경기경제자유구역 현황과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지 알려달라.
경기경제청은 제조업 중심의 한계를 극복하고 동북아 국가 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 우리나라를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 국가로 육성하고자 2008년 평택‧당진항 일대에 설립됐다. 당시에는 충청남도와 함께 지정되어 ‘황해’라는 공동 브랜드를 채택해 황해경제자유구역청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이후 2020년 6월 시흥배곧지구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추가 지정되면서 경기도 유일의 경제자유구역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해 같은 해 10월 ‘경기경제자유구역청’으로 기관 명칭을 변경했다.
현재 경기경제청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생산 클러스터로 조성되는 2.04㎢ 규모 평택 포승지구, 수소 경제도시 및 친환경 정주 환경으로 조성되는 2.32㎢ 규모 평택 현덕지구, 육‧해‧공 무인 이동체와 바이오‧의료 혁신클러스터로 조성되는 0.88㎢ 규모 시흥 배곧지구 등 3개 지구를 개발·지원하고 있다.
4월 12일 취임 100일을 맞아 투자유치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경제 여건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어떤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지.
실투자자 발굴, 유관기관 네트워크 강화, 수요자 중심의 국가별 맞춤형 투자IR(Investor Relations) 등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외투기업을 대상으로 박람회, 대표 면담 등으로 IR 활동에 집중하고 외국기업을 대상으로는 포승지구·배곧지구 맞춤형 투자 IR도 계획하고 있다. 포승지구의 경우 미래자동차·화학·기계·전자 등 소부장 관련 산업을, 배곧지구는 의료·바이오와 육해공 무인이동체 연구 클러스터를 유치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평택시 부시장 지내고 올 1월
취임하며 현덕지구 개발사업
정상화를 핵심 과제로 내세워
취임 당시 ‘현덕지구 정상화’를 핵심 과제로 내세웠는데.
평택시 포승읍에서 태어났고 평택시 부시장을 지낸 제게 현덕지구 정상화는 마지막 임무가 아닐까 한다. 얼마 남지 않은 공직생활 동안 현덕지구의 위상에 맞는 개발 방향을 마련해 밑그림을 그리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현덕지구는 2008년 지정 이후
16년 경과하며 여건 많이 변해,
글로벌 비지니스 거점 조성 목표로
내년 1월까지 발전계획 변경 수립 용역 진행
현덕지구의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알고 싶다.
현덕지구는 2008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으며 현덕면 장수리·권관리 일대에 2.32㎢ 규모로 조성되는 개발사업 지구다. 2014년 중국 회사인 ㈜중국성개발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했지만 사업이 지연되면서 시행자 지정을 취소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공모 절차를 밟아 대구은행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사업 주요 조건을 두고 발생한 이견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취소를 통보했다. 이에 대구은행컨소시엄 중 일부업체에서 선정 취소처분을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사업시행자 지정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3월 15일 원고측에서 행정소송을 취하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 들었다.
그동안 경기경제청은 현덕지구 개발사업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 경제부지사를 중심으로 한 협의체를 구성했고 관계기관 실무 TF 회의, 주민간담회 등을 수차례 진행하며 실수요기업 유치, 주민 대책 마련에 힘써왔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새로운 현덕지구 개발 방향을 구상하는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고, 경기경제청은 지난 4월 5일 ‘경기경제자유구역 발전계획 변경 용역’에 착수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제3차 경제자유구역기본계획 비전에 맞춰 ‘지역발전과 함께하는 글로벌 첨단비즈니스 거점’ 조성을 목표로 하며 용역기간은 내년 1월 초까지다.
지구 지정 이후 16년이 지나면서 현덕지구을 둘러싼 환경은 크게 바뀌었다. 2만388세대 5만3277명의 입주가 계획된 화양지구가 있는데 기존 주거단지 조성 계획이 유효한지 살펴야 한다. 올해로 예정된 서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교통·물류 여건도 변화할 것이다. 이제 발전계획 변경 수립을 통해 새로운 물꼬를 터야 한다. 핵심사업 발굴, 투자유치 활성화 방안, 지역별 산업 특성과 투자유치 전략에 맞는 신규사업 개발, 혁신생태계 조성 방안 등을 담은 새로운 판이 필요하다. 경기도, 평택시, 유관기관, 기업과 적극적으로 논의해 현덕지구가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현덕지구 외에 올해 추진해야 할 주요 현안은 무엇이 있는지.
경기도 위상에 걸맞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경제자유구역 면적은 5.24㎢로 전국 경제자유구역 면적 271㎢의 1.9%에 불과해 경기도 경제 규모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177만㎡ 규모의 고양 JDS지구, 166만㎡ 규모의 안산 사이언스밸리에 대한 경제자유구역 지정 신청을 하고 내년 상반기 중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승지구 투자기업 입주 지원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국도 연결 진입도로를 개통해 교통 편의를 증진시키고, 투자유치 활성화와 원활한 지구관리를 위한 지구단위계획 정비에 만전을 기하겠다.
특히 경기경제청 위상 제고를 위해 평택 경제단체들과 유대 관계를 강화하고 지역 홍보를 활성화하겠다. 포승지구에 평택 청년 기업인들을 지원하는 센터를 조성해 그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겠다.
평택시 부시장을 지내면서 보람을 느낀 순간이 있다면.
안전한 통학로 만들기에 힘을 쏟았다. 소사벌초등학교 사거리에 대각선 횡단보도를 신설해 초등학생들이 안전하게 등하교하도록 했다. 6개월 동안 매주 1~2회 아침마다 교통봉사에 나섰는데 보람이 컸다.
소사벌 카페거리 환경 개선을 위해 시행한 ‘쓰레기 문전 수거제’, 통복시장 거리 개선을 위해 추진한 ‘쓰레기 배출 수거 시간제’도 있다. 주민을 만나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한 과정이 기억에 남는다.
살아가면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인생철학으로는 ‘있을 때 잘하자’라는 명언을 든다. 가장 중요한 말이지만 실천하기 가장 어려운 행동이다. 민원인들을 챙기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애로사항을 생각한다면 내가 민원인의 입장도 되어봐야 하고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 민원인들한테도 있을 때 잘하는 공직자가 진정한 공직자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공직자로서 최원용 청장의 장점은.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해주고 도와줄 때 행복을 느낀다. 이러한 점이 공직자로서 저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민원인 만나기를 어려워하지 않고 그들의 문제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진심으로 응대해왔다. 공직자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다. 매 순간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데 노력하겠다.
평택시민에게 한 말씀.
고향인 평택 포승에서 근무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경기도 기획조정실장, 평택시 부시장을 거쳐 경기경제자유구역청장으로 부임하면서 평택 사람으로서 지역에 대한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조성이라는 기본 역할에서 그치지 않고 주거와 일자리, 근린생활 시설 등이 어우러지는 경제자유구역을 조성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평택시민과 입주기업 근로자들이 가족과 함께 경제자유구역에서 만족감을 느끼며 생활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