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문화정책 공약이 안 보인다

2024-04-03     평택시민신문

평택읽기

이광섭
팽성역사문화마을 시민모임

이번 4.10 총선거는 여러 가지 면에서 새로운 변화의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선 평택시의 인구가 60만명을 넘는 대도시로 발전하여 선거구가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어나 국회의원 3명 시대가 열렸다. 지역의 현안을 중앙정치 무대에서 풀어나갈 정치적 리더십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갈 여건이 마련된 것이라고 본다.

다만 지역 정서와 유권자들을 무시한 선거구 획정과 전략공천으로 그 시작이 매끄럽지 않다. 이런 진통 속에서 각 정당의 후보 공천은 끝나고 평택 갑을병 대진표가 확정돼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며 지역 정가가 활기를 띠고 있다.

출마자들은 새벽부터 동네 사거리와 전통시장과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저마다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지역 현안부터 해결하겠다면서 한 표를 호소한다. 선거철만 되면 보는 단골 풍경이다.

공약을 보니 유권자의 관심을 끄는 지역발전 공약이 대부분이다. 예산확보 계획이 빠져 있는, 표심만 자극하는 공약은 정당 후보 모두의 공통점이다. 철도 지하화, 반도체 첨단 산업단지, 평택항 발전, 도로 건설과 교통문제 해결 등 늘 들어왔던 장밋빛 공약은 물론이고 청년·노인·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분야의 공약까지 유권자들을 유혹한다.

그런데 이들 공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평택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담아낸 ‘문화정책’ 공약은 눈에 띄지 않는다. 유권자들이 문화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서인지 각 정당과 후보자들이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탓인지 모르겠다.

 

장밋빛 각종 개발 관련 공약들
많지만, 평택의 미래 비전과 
삶의 질 향상 관련 ‘문화정책’
공약 없어, 문화 전문가들의
생생한 현장 목소리 경청해야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 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백범 김구 선생의 말씀이다. 평생을 나라의 독립에 애쓰셨던 분께서 정치적 안정이나 경제 발전보다 문화의 소중함을 강조하시면서 문화의 시대를 예견하였던 것이다.

현재 평택의 모습은 어떠한가? 그동안 개발 위주의 정책으로 부동산값이 상승하여 일부 지주만 좋아하고 그들의 이기적인 욕망과 아파트 단지만 보이는 회색 도시로 변하고 있다. 인구는 늘었어도 평택시민으로서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느끼게 할 만한 장소와 공간도, 즐길 만한 축제도 하나 없는 삭막한 도시로 변화한 것이다.

이제 평택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즉 삶의 질을 높여주는 ‘문화’에 관심을 쏟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우리 삶 속에서 문화가 지닌 의미는 매우 크고 중요하며, 또한 평택의 미래를 책임질 과제로서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다.

많은 사람이 평택은 갈 데도 볼 것도 없고 변변한 대표 축제 하나 없는 곳이라고 한다. 이렇게 평택이 문화의 인프라가 부족하고 낙후한 이유로 그동안 정치인들의 변죽만 울리는 선거공약과 전문성이 부족한 행정의 즉흥적이고 주먹구구식 정책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평택의 문화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시민도 별로 없다. 이러한 현상들이 오래된 관행으로 이어지다 보니 거의 무감각한 상태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지 우려스럽다.

이제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 후보자들에게 ‘평택문화’정책에 대한 공약을 주문하고자 한다. 가장 중요한 문화정책은 평택시민으로서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평택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지금 이 시간 후보자들은 각계각층의 시민들을 만나겠지만, 문화계 전문가들이 내는 생생한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기 바란다.

그런 후보여야 뜻있는 문화계 관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귀중한 한 표 한 표를 모아 승리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