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가능한 사회: 조속한 선거구 결정이 필요

2023-12-27     평택시민신문

진세혁의로컬프리즘

진세혁 평택대 국제무역행정학과 교수

2024년, 내년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있다. 선거일 120일 전인 12월 12일 예비후보자등록 신청이 시작되었다. 선거일 90일 전인 내년 1월 11일까지는 공무원 등 입후보제한을 받는 사람은 그 직을 사직하여야 한다. 후보자등록 신청은 내년 3월 21-22일 이틀 간 이루어지지만 실질적으로는 선거과정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선거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선거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2014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인구가 가장 많은 선거구와 인구가 가장 적은 선거구의 인구 비율을 2:1 이하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면 각 지역의 인구 변동에 따른 선거구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획정안을 적용할 경우, 평택지역은 현재 2개의 선거구에서 3개의 선거구로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아직 국회의원선거구는 확정되지 않았다. 선거구확정이 안되어 있기 때문에 출마하고자 하는 이들의 혼란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선거구의 조속한 결정은

우리 사회 리더 선출하는

절차를 체계화한다는 의미

 

선거 코앞에 두고 선거구

결정하는 관행은 타파해야

그러나 이는 단순히 선거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혼란이라는 관점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관점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이다. 사회의 예측가능성은 어려운 일이다. 사회가 어떻게 변화할 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예측가능한 사회를 만들려는 노력은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선진사회가 안정적인 사회를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또 그런 사회를 만들고 있다. 사회의 구성원이 그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가에 대한 공감대를 갖는 것은 사회의 안정성을 기본으로 한다.

선거과정은 우리 사회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과정이다. 우리 사회가 특정 정치인들이 좌지우지하는 사회는 더 이상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지도자를 양성하고, 그 지도자가 사회를 효율적으로 이끌어 가는 과정을 만들어 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누가 지도자가 되는가 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도자를 선택하는가 하는 것은 더욱 중요한 일이다. 민주적이며, 예측가능한 지도자의 선발과정을 갖고 있는 사회를 선진사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과연 그러한 예측가능한 사회인가 자문해 볼 일이다.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제정된 현 헌정 체제의 성과는 민주적 과정을 거쳐 지도자를 선출하는 과정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도자를 선출하는 우리 사회의 과정이 과연 예측가능한 것인가 하는 점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선출직 후보의 선택은 유권자의 몫이지만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유권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고 이를 지켜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나라의 경우, 누가 선택되는가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떤 절차에 의해 선택되는가를 중요시하고 이를 제도화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상황은 누가 선출되는가 하는 점에만 관심이 있고 어떤 절차와 과정을 거쳐 후보를 검증하고 선출할 것인가 하는 점이 분명하지 않다.

선거구의 조속한 결정은 우리 사회의 리더를 선출하는 절차를 체계화한다는 의미이다. 그 절차와 과정이 결정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매번 선거를 코앞에 두고 선거구를 결정하는 관행은 타파되어야 한다. 예측 가능한 사회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전제로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이 지도자를 제대로 선출하는 첫 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