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천 유역 소권역 물환경관리계획 수립해야

2023-09-13     김기수 기자

9월 8일 평택시민환경연대 주최로 평택에코센터 평택시환경교육센터에서 ‘반도체 산업 방류수와 시민건강 확보방안’ 토론회가 진행됐다.

최근 반도체 방류수와 관련된 토론회가 여러 차례 진행되면서 이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토론회는 해외 반도체 사업장 동향과 용인 원삼면 SK하이닉스 신설 관련 안성지역 움직임 등 새로운 내용들도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다. 토론회는 조종건 시민사회재단 상임대표가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환경정의 공동대표인 김진홍 중앙대 명예교수의 ‘반도체산업 방류수와 시민건강 확보방안 : 해외반도체산업 유해물질 배출을 중심으로’와 김사욱 안성천살리기 시민모임 대표의 ‘용인 SK반도체 클러스터 방류수의 예상 문제점과 수질보전 방안’, 한국수생태복원협회장인 허우명 강원대 교수의 ‘반도체산업 방류수와 평택호수질개선방안’ 등 3개의 주제발표와 김완영 평택시 생태하천팀장, 김경섭 한경국립대 환경공학교수, 김훈 평택환경행동 공동대표, 차화열 평택명품도시위원회 대표 등의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회 주요 주제발표 내용과 토론 내용을 요약해 싣는다.

 

좌장 : 조종건 시민사회재단 상임대표

 

주제발표

 김진홍 중앙대 명예교수

 

대만 세계최대 파운드리

생산업체 TSMC 유해화학물질

178개 중 30%만 환경평가 받아

일본 구마모토에 생산 공장에

건설하자 지역 주민들 반발

 

반도체 세정과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초순수 및 배출수

재이용 기술 자립화 시급

김진홍 교수는 타이완 세계최대 파운드리 생산업체인 TSMC 등이 만성적 물 부족에 시달리는 대만 국내 사정으로 공업용수 조달에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최근 대만 중부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려 했지만 용수와 전력 부족을 염려하는 주민들의 반발로 공장 첫삽도 뜨지 못하는 상황을 전했다. 이에 따라 산업폐수를 용수로 재활용하는 것이 과제로 대두한 가운데 TSMC가 폐수를 용수로 처리하는 산업폐수 재활용 설비에 착공해 반도체 생산에 소요되는 하루 15만6천톤의 물 가운데 2024년까지 하루 6만7천톤의 폐수를 용수로 처리할 계획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한편, TSMC는 일본 정부의 협조와 지원으로 일본 쿠마모토현 기쿠요정에 총 1조2000억엔(약 11조6400억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2022년 4월 착공해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는데, 구마모토현 당국이 환경평가나 건강 리스크 평가 없이 공사를 강행하고 있어 지역주민들의 우려와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TSMC에서 체크해야 할 발암성 혹은 비발암성 화학물질은 178개 항목이나 실제로 환경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은 30%에도 못미치고 있어 대만에서도 건강 및 환경위험 평가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TSMC가 유해물질 공개와 환경평가를 요구하는 구마모토 주민들의 요구에도 일본정부의 지원 아래 대만에서와 같은 기준으로 사업을 진행할지 앞으로 한국에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배출수 처리 기술의 자립화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꼭 필요한 것이 초순수(UPW, Ultra- Pure Water)로 6인치 웨이퍼를 깍아내는데 1톤 이상의 초순수가 필요하고 식각(etching)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 희석을 위해서도 초순수가 필요한데, 초순수의 국내 기술은 걸음마 단계로 기술과 생산설비, 장비, 부품의 일본 의존도가 절대적이라며 초순수 생산 및 배출수 재이용 기술의 자립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사욱 안성천살리기 시민모임 대표

 

2025년부터 2043년까지

고삼저수지 수질 악화로

농업용수 사용조건 충족

못해 친환경 농업 포기해야

 

김사욱 대표는 용인 원삼면에 들어서게 되는 SK하이닉스가 3단계에 걸쳐 2043년까지 하루 33만6천톤의 오폐수를 방류하게 되는데, 안성 고삼 저수지 예상 오폐수 방류수질과 현재의 수질을 비교해 볼 때 현재의 수질을 회복하려면 18년이 걸리고, 2025년부터 2043년 기간동안은 농업용수 사용조건을 만족하지 못해 친환경농업을 포기해야 한다며 방류 오폐수가 안성지역에 미칠 피해에 대해 말했다.

SK이천 하이닉스 사업장에서 사용중인 화학물질은 총 677종인데 현재에도 농작물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면서 향후 용인 반도체 공장이 가동되면 최근 반도체 배선 재료가 알루미늄에서 구리로 바뀌고 있어 생태독성이 매우 강한 구리와 고농도 불산 폐수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방류수 증가로 홍수위에 대한 영향을 재검토해야 하며, 고온의 오폐수가 생태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 등을 고려해 오폐수 수질설계 기준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우명 강원대 교수

 

친환경 생태복원 수처리제

루미라이트 평택호 적용할 만

 

허우명 교수는 천연 광물 제올라이트 기반의 친환경 생태복원 수처리제인 루미라이트(Lumilite) 기술에 대해 설명한 후 이 천연 수처리제를 사용해 고덕 삼성전자 반도체 다기능 저류조 기능을 확대한다면 유해화합물질도 제거할 수 있고, 생태복원 기술을 적용하면 평택호 수질도 2~3급으로 개선할 수 있다며 세부 통계 내용과 비용 추계 등을 밝혔다.

이 교수는 평택호의 경우 총저수량 1억톤을 기준으로 할 때 목표수질을 2030년 기준 2~3등급일 경우 수처리재료비로 설치비 약3800억원, 연간 유지관리비 1160억원이 소요된다면서 이 비용은 수질개선을 위해 천문학적 비용을 들이고도 개선되지 않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많은 비용이 아니라고 밝혔다.

허교수의 주장은 추후 많은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반도체 용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타 수계의 물을 활용할 경우 과다비용이 발생하고, 평택호 수질을 개선해서 반도체 산업에 활용하자는 주장은 지역사회에서 호응을 얻을 수 있어 다양한 평택호 수질개선 방안의 하나로 검토해 볼 필요는 있을 것을 보인다.

 

 

토론

 

김완영 평택시 생태하천과 수질개선팀장

 

평택호를 환경부 중점관리저수지로

지정받고, 국가수질측정센터

유치해 수질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

김완영 팀장은 평택호 수질개선을 위한 평택시의 4가지 정책 목표를 밝혔다.

첫째, 평택호 농업용수 공급 목적에서 수변휴양형 목적을 전환해 평택호를 환경부의 중점관리저수지로 지정 받자는 것. 이 경우 목표 수질등급이 4등급에서 3등급으로 한 등급 낮아지며 대규모 국고투입의 법적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둘째, 환경부가 운영하는 국가수질측정센터를 평택호유역에 추가 설치하게 하는 것. 이 경우 약 200종의 미량화학물질을 먹는 물 기준으로 분석할 수 있어 수질개선에 획기적 계기가 될 것이다. 셋째, 평택호 수조와 녹조 방지를 위해 하절기 한시적 수문개방으로 관리수위 낮춰 녹조 예방 및 수질개선을 이루는 ‘기후변화에 강한 과학적 수문관리’모델 구축. 넷째 대규모 쓰레기 문제 처리 위해 상류지역 지자체에 처리비용 분담제도 신설해 상하류 공동책임시스템을 구축한다.

 

김경섭 한경국립대 한경공학 교수

 

수질오염총량제

안성천 유역으로 확대해야

 

현재 수질오염총량관리제가 진위천 유역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를 안성천 유역으로 확대해야 한다. 안성천에는 18개 수권역이 있는데 안성천 본류에는 오염총량제가 적용 안되고 있다.

2020년 안성천 중권역 물환경관리계획이 처음으로 수립되었는데, 이는 반도체 방류수 등과는 무관하게 진행된 것이다. 그러나 진위천 궁안교와 안성천 본류 궁안교 수질을 비교해 보면 PH 농도, 전기전도도, 수온 등에서 반도체 폐수의 영향으로 봐야하는 데이터들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안성천 중권역 물환경관리계획을 보완해 18개 소권역 반도체 산업단지 하류 소권역 물환경관리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오산천, 황구지천 하류, 동연교 수위표, 진위천 등에는 꼭 필요하다. 평택시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수질측정센터는 지역사회가 협심으로 노력해 꼭 유치해야 한다.

 

김훈 평택환경행동공동대표

 

평택시는 반도체방류수

수질개선 용역 실시해야

 

2040년 안성천 수계 반도체 방류수는 하루 150만톤에 이를 것이다. 머지 않아 환경재앙이 올지 모른다.

평택시는 시민환경단체들과 적극 협력해 물고기와 수달에 대한 중금속 영향조사를 포함한 반도체산업 방류수로부터 수질개선과 시민건강 확보 방안 마련을 위한 용역들을 즉각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환경재앙을 미리 예측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민과 미래세대를 위한 행정당국의 책무이다.

 

차화열 평택명품도시위원회 대표

 

수질측정 모니터링단 제도화

민관산학 협력 공동체 필요

수질측정 모니터링단을 제도화하고 수질측정센터를 설치해야 한다. 평택시 공무원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민관산학 협력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평택시에서 시민들이 요구할 때 언제든지 제시할 수 있는 다양한 데이터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건강위험 요인 평가를 미리 해 향후 있을 수 있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놓아야 한다.

 

전명수 평택시민환경연대 공동대표

 

삼성전자와의 소통창구

시민단체가 중심 돼야

 

평택시청이 중심이 되는 상생협의체가 있지만, 삼성전자와의 관계에서 볼 때 문제가 있다. 삼성전자가 지역사회를 관리하는 창구로 협의체를 이용한다는 느낌이다. 삼성전자와의 관계에서 시민사회의 중심을 명확히 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

 

김기수 기자 / 사진 최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