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폐수 부정적 영향 현실화되나
반도체방류수 영향 받는 진위천 궁안교 지점 중요 수질 측정 항목에서 안성천 군문교보다 부정적 영향 최소화 위해 지역사회 적극 나서야
고덕삼성전자 반도체 폐수 수질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반도체 방류수의 부정적 영향으로 추정되는 유의미한 수질측정 결과가 공개돼 반도체 방류수 성분공개와 수질 대책에 대한 지역사회의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경국립대 김경섭 환경공학과 교수는 지난 8일 평택에코센터 평택시환경교육센터에서 진행된 ‘반도체 산업 방류수와 시민건강 확보방안’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참석해 2022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물환경정보시스템(WEIS)에 공개된 진위천 궁안교 지점과 안성천 군문교 지점의 PH농도, 전기전도도, 수온 등 3가지 수질 관련 데이터를 공개했다. 진위천6(궁안교)지점은 삼성전자 방류수가 나오는 서정천과 연결돼 방류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지점이고, 안성천3(군문교) 지점은 반도체 방류수가 유입되지 않는 지역이다. 2022년 1월~2023년 6월 1년 6개월 기간에 이 세 가지 항목의 평균값을 측정한 이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폐수 방류수의 영향으로 추정될 수 있는 유의미한 비교 수치가 확인된다.
이 기간 동안 궁안교의 평균 PH 농도는 7.7, 군문교의 농도는 8.0이었고, 평균 전기전도도는 궁안교 1013㎲/cm(마이크로지멘스), 군문교 540㎲/cm로 나타났다. 평균수온은 궁안교 17.3℃, 군문교 15.8℃이다.<표참조>
평균 PH 농도가 궁안교 지점이 군문교 지점보다 0.3 정도 낮게 나타났는데, 이는 반도체 폐수가 방류되는 궁안교 지점이 군문교 지점보다 산도가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0.3이라는 수치가 작은 것처럼 보이지만 추세를 분석하기에 유의미성을 갖는다고 김교수는 설명했다. 2021년 5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서 100일 넘게 최대 76만 3000갤런(288만 8270ℓ) 규모의 산성 폐수가 유출돼 지역 생태계를 파괴한 사고가 발생해 관계 당국에 의해 삼성전자가 고발당한 경우도 있어 다량의 산성 폐수가 반도체 공정에서 생성된다고 유추할 수 있으며, 비록 평택의 경우 하수처리장을 거쳐 방류되더라도 산성 폐수가 누적돼 PH 농도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전기전도도 궁안교 1013㎲/cm,
군문교 540㎲/cm로
궁안교 지점이 오염 가능
이온 농도 2배 높아
반도체 폐수 영향 추정
평균 수온 궁안교 17.3℃,
군문교 15.8℃로 수온 높으면
생태계에 심각한 부작용 우려
평균 전기전도도는 수중에 이온 농도가 높은가 낮은가를 의미하는데, 전도도가 높으면 물에 오염물질이 많이 용해되어 있다는 것으로 공장 폐수 등의 오염수가 유입되면 전기전도도가 높아져 수질오염 정도를 간접적으로 추정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궁안교 지점이 군문교 지점보다 두 배 정도 높게 나타난 것은 그 만큼 무엇인가 오염을 유발하는 물질이 많이 부유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 일대에는 이전과 다른 특별한 변수가 없는 상황이므로 그 원인은 반도체 폐수일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미다. 최근 이천 SK하이닉스 인근 전뜰천 등의 농가가 반도체 폐수 방류로 인해 전기전도도가 농작물 피해 기준 보다 3배 이상 높아져 농업을 포기하는 상황이 발생해 논란이 일었던 적도 있어 장기적으로 평택호 수질과 농작물에 어떤 부정적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특히, 평균 수온이 궁안교 지점이 17.3℃로 15.8℃인 군문교 지점보다 평균 1.5℃가 높다는 것은 평균 온도 30℃의 반도체 방류수가 지속적으로 배출된 영향으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온이 올라가게 되면 생태계 교란과 병원균 활동성 증가, 물속 용존산소 DO 감소로 인한 자정능력 저하, 녹조현상 심화 등으로 수질을 악화시켜 농업과 생태계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게 된다. 궁안교 지점의 수온이 군문교 지점보다 평균 1.5℃가 높다는 것은 이미 상당정도 생태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미다.
김경섭 교수는 “두 지점의 수질 비교는 여러 측정치 가운데 반도체 영향과 연관이 있다고 보는 3가지 항목에 대해 진행한 것으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면서 “이미 반도체 폐수의 영향이 수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지역사회에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평택시민환경연대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환경정의 공동대표인 김진홍 중앙대 명예교수의 해외반도체 유해물질 배출과 관련된 동향, 김사욱 안성천살리기 시민모임 대표의 용인 SK반도체 클러스터 방류수의 예상 문제점과 수질보전 방안, 허우명 강원대 교수의 평택호수질개선방안 등의 주제발표와 김경섭 교수, 김완영 평택시 생태하천팀장 등의 토론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