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혀 있던 평택향교의 문을 다시 활짝 열다
박만복
성균관유도회 평택지부 회장
향교는 제향 공간인 대성전과 강학 공간인 명륜당이 전학 후묘로 배치되어 있고 공자를 비롯한 중국과 우리나라 유현들의 위패를 모시고 제향을 받들고 있으며 유학을 전파하고 인재를 양성하며 지방의 민풍(民風)과 예속을 순화하던 곳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지방 교육을 담당하던 관학 기관으로서 예절과 경전을 읽고 낭독하며 궁금한 것은 질문하고 답변하는 형식으로 교육을 진행하였으며 아이나 부녀자를 대상으로 강습을 열거나 고을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행사를 열기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양반들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지방 유림들의 의견을 모아 상소하는 장소가 되여 여론 형성의 기능을 하던 곳이기도 하였습니다.
최근 평택향교는 일부 유림의 탐욕에 의한 갈등과 비리로 향교 기능을 저버리고 올바른 교육은 물론 공론의 장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폐쇄적인 운영으로 이웃주민은 물론 시민과의 소통 부족으로 그 존재가치를 잊어버린 상태였습니다.
다행히 깊어진 갈등을 딛고 새롭게 구성된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문화재 자료 보존을 위한 폐가옥 철거 등 주변 정리, 테니스장 부지를 공원화하여 시민 휴식 공간으로 활용, 야외전통혼례와 평택향교 백일장 등 열린 문화체험과 교육의 장 조성의 계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닫혀 있던 문을 활짝 열어 시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다하도록 최선의 노력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10대 청소년 마약사범 증가와 심각한 학교폭력, 흉악한 사건사고의 증가 등으로 인간성과 윤리 의식이 점점 사라져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가정 문화가 파괴되고 선현들이 이룩한 대동사회가 무너져버리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이에 우리의 문화유산을 잘 가꾸고 보존함은 물론 인성함양에 근간이 되는 유교의 인의예지(仁義禮智)를 현대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계승 발전시킬 수 있을지를 깊이 숙고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평택향교, 문화유산 보존과
인성함양 프로그램 활성화로
문화 거버넌스와 현대 교육의
산실로 새롭게 만들어 나가야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향교가 중심 되는 문화 거버넌스를 조직하고 둘째, 향교프로그램의 자생력과 상설 운영체계를 마련하며 셋째, 향교를 현대교육의 산실로 만들어 시민들 곁으로 다가가야 할 것입니다.
얼마 전 평택향교 관계자들과 이천 설봉서원을 다녀오면서 그곳 관계자들의 친절함과 전국 향교와 서원 등에서 많은 탐방객들이 찾아온다는 이야기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설봉서원은 1564년(명종19) 이천부사 정현이 창건하였으며 1871년(고종8년) 흥선 대원군에 의하여 철폐되었다가 이천시와 문중의 노력으로 수백억을 들여 2007년에 복원되었습니다. 복원 후 짧은 기간에 설봉서원이 전국에서 모범적인 서원으로 자리매김한 데는 지역 유림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이천시 역할이 두드러집니다.
이천시는 향교·서원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각종 교육사업비, 직원 급여 등 많은 재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다양한 문화콘텐츠 사업에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설봉서원은 이천시 지원으로 설봉대학을 운영하고 있으며 금년에는 100억을 들여 설봉교육관을 건립한다고 합니다.
평택에는 해외 주둔 기지 중 가장 큰 미군 기지와 삼성전자 등 세계적 기업이 있어 재원 마련이 용이하다고 생각합니다. 팽성지역 등에는 많은 문화재와 문화유산이 있어 전통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관광사업을 추진하기에 그 어느 도시보다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문화콘텐츠 사업이 활발하지 못함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평택시도 유림대학을 설립하여 젊은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의 장을 만들어 인의예지(仁義禮智)의 가치를 전 세계에 전파하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라봅니다.
평택유림은 평택향교 활성화 사업으로 주변 환경을 개선해 지역 경제·문화 활성화에 기여하는 데 최선을 다해나갈 것입니다.